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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집에 독가스 들어와"…딸 18개월 감금한 아빠와 고모들

창문 틈 실리콘 발라 막고 식자재는 택배로 주문
친모 찾아와도 "정말 친모인지 어떻게 알아" 차단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2022-07-01 07:02 송고 | 2022-08-17 15:37 최종수정
© News1 DB

7살짜리 여자아이를 집 안에 가둔 친부와 고모들이 '아동학대죄'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과대망상에 빠진 A씨(56)는 '누군가의 공격을 받을 것 같다'며 2018년 11월부터 무려 1년 6개월 동안 현관문을 걸어잠그고 딸 B양(당시 7세)과 함께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B양의 고모인 C씨(62)와 D씨(59)도 '누군가 집 안에다 독가스를 뿌린다'며 집에 있는 모든 창문 틈을 실리콘으로 발라놨다.

이들은 식자재와 생필품 등을 택배로 주문해 집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1년 반 동안 한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A씨는 학교에 '홈스쿨링을 하겠다'고 했지만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초등학교 예비소집에도 딸을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됐지만 이마저도 참석시키지 않았다.

B양의 친모 E씨가 딸을 만나기 위해 A씨 집 앞을 찾아가자 고모들은 "진짜 엄마인지 어떻게 아느냐"며 문을 열어주지 않고 돌려보냈다.

입학 후 단 한번도 학교에 가지 않은 B양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관계자가 가정방문을 했지만 A씨 등이 일체 불응하자 결국 행정당국에 신고했다.

행정당국과 경찰이 A씨 집을 찾아가 B양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A씨 등은 "집 안에 들어오면 불을 질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A씨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B양을 데리고 나왔다.

B양은 "집 밖으로 못 나가 답답했지만 고모들이 재밌게 놀아줘 괜찮았다"고 했다. "1년 6개월 동안 집에 갇혀 지냈지만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구지법 제3형사단독 김지나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월을, 고모인 C씨와 D씨에게는 각각 징역 4월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김 판사는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죄책이 무겁다"고 나무랐다.

이들은 선고일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형이 확정되는 대로 검찰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해 교도소로 보낼 예정이다.

한편 B양은 친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지난 5월 전학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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