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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출사표" 쏘카, 비교기업군 10개 제시…고심흔적 '역력'

차량공유·소형모빌리티·자율주행 등…사업국가도 미국·인니·중국 광범위
최대 기업가치 1조5000억원 책정…3월 롯데렌탈 평가와 유사한 수준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22-06-27 16:38 송고 | 2022-06-27 17:16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하반기 첫 대어급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차량공유 플랫폼 기업 쏘카가 비교기업군으로 10개 기업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통상 3~4개에 그친 전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기업가치는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3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었지만 증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상장에 나서는 만큼 적정 공모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결과로 해석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24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8월 1~2일 수요예측을 거쳐 4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8~9일 일반청약을 실시하는 일정이다.

쏘카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3만4000원~4만5000원)와 발행된 전환사채 물량 등을 고려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최대 3조원의 몸값이 거론됐지만, 올해 초 투자유치 당시 1조5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롯데렌탈은 쏘카 지분 13.29%를 1746억원에 인수하며 3대주주에 올라섰다. 산술적으로 1주당 4만5172원의 가치를 책정한 셈으로, 기업가치를 1조5100억원대로 추산한 것이다. 쏘카의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시가총액과 유사한 규모다.
비교기업군을 기초로 주당 6만8074원의 가치를 산정하면서도 이러한 공모가를 맞추기 위해 이례적으로 높은 할인율(33.9%~50%)을 적용했다. 30% 안팎인 예비상장사의 할인율을 마지노선으로 잡은 것이다. 최근 5년간 하단을 50%대로 맞춘 기업은 1곳(카카오페이)에 불과하다.

비교기업군 선정에도 쏘카의 고심이 엿보인다. 당초 국내 차량렌탈 사업자 등 14개사를 1차 표본으로 선정한 뒤 이 가운데 중고차 거래 매출 비중이 높거나(롯데렌탈·SK렌터카), 차량시스템 의존도가 높은 곳(발레오)은 제외했다.

최종 선정한 10곳(우버·리프트·그랩·고투·버드 글로벌 ·헬비즈·우한 코테이 인포매틱스·삼사라·오비고·오로라 이노베이션)은 금융플랫폼을 표방한 카카오페이(3곳)나 카카오뱅크(4곳), 콘텐츠 플랫폼을 내세운 원스토어(4곳)보다 표본이 두 배 이상 많다.

비교기업의 사업 국가도 미국(우버 등)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그랩, 고투), 중국(우한) 등으로 광범위하고, 사업영역도 차량공유에 더해 마이크로모빌리티(소형 이동수단), 앱 솔루션, 사물인터넷 등으로 다양하다.

쏘카 관계자는 "카셰어링과 마이크로모빌리티 등 현재 영위 중인 사업과 차량관제시스템(FMS)과 자율수행 사업 등 앞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분야의 기업들의 가치를 모두 반영하고자 다양한 비교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앞서 플랫폼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비교기업군으로 선정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성장주의 장기 지속성에 의문이 켜진 데다, 무리하게 초대형 플랫폼 기업들을 제시하며 비교기업 적정성 논란을 겪은 전례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원스토어는 비교기업 3곳 중 2곳을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을 넣었다가 네이버 등으로 교체했고, SK쉴더스도 최초 제시한 2곳을 변경했다. 지난해에는 크래프톤, 카카오페이도 이러한 절차를 거쳤다. 

미국 증시 부진으로 인도네시아, 중국 기업까지 적용대상을 확대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차량공유기업 리프트 주가는 지난 5월18일 주당 18.15달러에서 6월17일 14.89달러까지 하락했다. 우버, 그랩 등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증시에 상장된 고투는 같은기간 248루피아에서 339루피아로 급등했다. 중국 장시의 우한도 48.54위안에서 50.88위안으로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은 각각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증시가 선방한 곳이다. 

증권신고서 적정 여부를 검토하는 금감원은 제시된 비교기업군의 적정성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별도의 정정 제출이 없다면 증권신고서 효력을 내달 16일부터 발생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교할 대상이 많은 업종이라면 다양한 기업군을 제시할 수 있다"며 "세부 내역을 살펴보고 적정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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