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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제2의 마리우폴' 두고 격전 예상…전쟁 장기화 가능성↑

러군, 돈바스 내 세베로도네츠크 포위 눈 앞
"양측 모두 전력 손실 커…일방적 승자 없을 것"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2022-05-26 16:59 송고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세베로도네츠크 위치 (구글지도 갈무리) 2022.05.15 © 뉴스1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세베로도네츠크 위치 (구글지도 갈무리) 2022.05.15 © 뉴스1

'제2의 마리우폴'이 될 것으로 보이는 돈바스 내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에 공격을 집중하는 '특수군사작전 2단계'를 시작했다. 많은 서방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로 군 전력에 큰 손실을 입으며 자신들의 목표를 축소했다고 평가했다.
돈바스 지역에 병력을 집중시켰던 러시아는 특히 세베로토네츠크 지역에 대한 포격을 이어갔고 현재 이 곳을 완전히 포위하기 위해 장악해야 할 지역을 25km 정도밖에 남겨두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전했다.

FT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포위하는데 성공하면 마리우폴에 이어 그들의 두번째 성공적인 군사 포위전이 될 것이며 이는 곧 러시아 승리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장악하면 결국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전역까지 쉽게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FT의 설명이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쉽게 장악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에서의 전투 승패 향방은 양측 부대의 규모와 전력이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 양측의 전력은 모두 큰 피해를 입고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으로 한쪽의 우세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세베로도네츠크를 연결하는 리시칸스크의 다리가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잘라진 모습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세베로도네츠크를 연결하는 리시칸스크의 다리가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잘라진 모습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 압도적인 전력차를 극복하며 비교적 러시아군의 공세를 잘 막아왔다. 그 결과 막대한 손실을 입은 러시아는 초기 목표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매일 50명에서 100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하고 있고 전사자의 3배에 달하는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지원도 현재로서는 전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90문의 M-777 견인포를 우크라이나에 보냈지만 현재 전장에 도착한 것은 12문 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전히 러시아의 무기가 자신들의 것보다 20배 더 많다고 했다.

한 서방관리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전력차를 이겨내며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힘겹게 맞서고 있다"며 "그들은 서방이 지원해주는 무기가 전장에 도달하기까지 안간힘을 써서라도 버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사정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러시아군 사망자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는 첫달 2만3000명에 달했지만 이달들어 6000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 초기 압도적인 전력차를 활용해 목표 지점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던 방식의 한계를 느끼고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한 예로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거세자 이 지역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주변 포프사나 마을 인근 구릉지대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된 러시아군 T-72 전차가 불타고 있다. © 뉴스1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된 러시아군 T-72 전차가 불타고 있다. © 뉴스1

러시아는 또한 3달간의 전쟁으로 병력과 장비에서 큰 손실을 입었지만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일부 파괸된 전차를 보완하기위해 구형의 T-62 전차를 전장에 투입시키기도 했다.

폴란드의 군사 컨설턴트인 로찬 컨설팅은 "러시아군의 현재 전력 손실 상황은 전쟁에 필요한 대형을 갖출 수 없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점령한다 하더라도 전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군사분석가 파벨 루진은 "러시아군 포병의 사거리는 대부분 25km 미만"이라며 "현재 격전지인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가 점령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우크라이나의 모든 도시를 파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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