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쇼핑목록' 박지빈 "실제 트랜스젠더 만나 준비…불편하지 않도록 조심" [N인터뷰]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5-27 09:20 송고 | 2022-05-27 09:24 최종수정
배우 박지빈 / 커즈나인 제공 © 뉴스1
배우 박지빈 / 커즈나인 제공 © 뉴스1


배우 박지빈 / 커즈나인 제공 © 뉴스1
배우 박지빈 / 커즈나인 제공 © 뉴스1
최근 종영한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에서 박지빈은 '생선'을 연기했다. 이 드라마는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 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이다. 마트의 각 코너를 담당한 직원들의 이름은 코너명이다. 박지빈은 '생선 코너'의 생선. 공산품을 파는 '공산' '야채' '정육' '알바' 그리고 비상한 기억력을 가진 마트 아들 이광수와 힘을 모아 살인범 추적에 나선다.

말도 없고 전과까지 가진 생선은 초반에는 편견과 의심의 대상이었다.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눈초리를 받던 그의 정체는 바로 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다른 성전환증을 가진 캐릭터.

박지빈은 남다른 비밀을 가진 트랜스젠더 생선을 맡아, 그간 미디어에서 그려진 파격적이기만한 트랜스젠더가 아니라 현실에 존재할 법한 인물로 그리려고 애를 썼다. 보는 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길 바라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임했다는 박지빈은 이 캐릭터를 통해 도전을 하는 동시에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을 잘 마무리했는데. 이번 작품은 많은 도전을 한 것 같다.
▶너무 짧았다. 8부작 드라마를 처음 해봐서 찍어놓고 본방사수하다 보니까 다음주가 막방이더라. 다들 허탈해 한 것 같다. 다들 아쉬워 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잘 전달이 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너무 다행이었다. 좋게 봐주신 것 같았다. 젠더라는 부분이 어찌 됐든 미디어에 노출된 부분은 파격적이거나 정말 성소수자가 느끼기에 불쾌한 부분이 있었을 수도 있다. 감독님하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 캐릭터가 굳이 젠더여야 하는 이유, 그들이 납득이 되어야 했다. 보여주기용으로 여장을 하는 건 캐릭터적으로 의미가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니까 그것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있는 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감독님도 그걸 존중하면서 애초에 글을 쓰셨다.

-대본의 어떤 점이 재미있었나.

▶소재가 신선했다. 살인자들이 구매한 쇼핑목록, 영수증을 보고 용의자를 추리하는 것이지 않나. 그게 추려지고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이 그들만의 이유가 있어서 제외가 되고 그런 부분들이 재미 포인트였다.

-생선 역에 왜 박지빈씨를 캐스팅했을까.

▶그걸 아직도 모르겠다. 나는 처음에 이 캐릭터에 나를 캐스팅하시려나 하고 생각하고, 감독님은 (생선을) 하려고 온다고 생각하셨더라. (웃음) 초반에 드라마를 끄는 용의선상에 있는 인물이다보니 그 점에 맞춰서 연기하려고 했다. 너무 인위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잘 어울리더라.

▶감사하더라. 댓글도 '예쁘다' '언니라고 부르겠다'가 많았다. (웃음) 내 모습? 만족했다. 처음 화장을 했는데 둘 다 해놓고 생각한 것보다 괜찮은데 너무 인위적이지 않고 괜찮은데? 그런 생각이었다. 남자와 여자의 선 자체가 다르지 않나. 힐을 신을 기회가 없어서 걸음걸이도 연습하고 노력해봤다. 아무리 해도 내가 보기에는 티가 나더라. 실제 그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도 나눴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지인들에게 여장하고 '얘 어때?'라고 했더니 '예쁘다'라고 하더라. 다시 보고 놀라는 친구도 있고 못 알아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제가 누나가 있는데 (어머니가)  '딸이 둘이 있는 것 같네'라고 하셨다.
배우 박지빈 /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틸컷 © 뉴스1
배우 박지빈 /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틸컷 © 뉴스1


배우 박지빈 /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틸컷 © 뉴스1
배우 박지빈 /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틸컷 © 뉴스1


배우 박지빈 /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틸컷 © 뉴스1
배우 박지빈 /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틸컷 © 뉴스1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나.

▶딱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작품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 이 캐릭터는 극에 필요한 인물이었고 내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었다.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둔 것은 아니었다.

-트랜스젠더여야만 하는 배경을 어떻게 이해했나.

▶그 친구가 왜 (트랜스젠더가) 돼야 하는지, 어쩌다가 전과 3범이 됐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는 신들이 있었다. 그래야 인물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것 같다.

-참고한 작품이 있나.

▶많은 작품들을 봤는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미디어에 노출된 (트랜스젠더) 캐릭터는 많았지만, 그것보다 (생선이)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길 바랐다. 보이는 것보다 내용을 더 많이 신경을 썼다.

-본인도 직접 만나봤다고.

▶조심스러웠다. 나는 연기하는 사람이고 그분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 아닌가.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더라. 그냥 우리가 이 드라마를 통해서 (이 인물이) 왜 필요한가를 따졌을 때 감독님은 '코믹스릴러를 넘어 개개인의 삶들,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닌 이들의 삶에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납득이 됐다.

-범인을 누구라고 생각했나.

▶대본 그대로 처음에는 나라고 생각했다. 내 에피소드가 나오고 후반부에 또 다른 에피소드가 나오나? 했는데 그 뒤로 서로 조력자가 되면서 마트 내의 모든 사람들이 엮이지 않나. 진짜 범인이 누군지는 나중에 알았다.

-팀워크가 좋아야 했을텐데.

▶케미가 좋아야 해서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진희경 선배, 광수형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셨다. 마트 사람들끼리 융합이 잘 됐다. 광수형은 사석에서 만난 적은 있는데 이렇게 연기를 한 것은 처음이다.

-범인인 류연석과는 어떤가. 또래인데.

▶나중에 나이를 들었다. 장난인 줄 알았다. 광수형이 '나도 선배님인 줄 알고 인사했다'고 하더라. (웃음) 그러면서 장난도 치고 가까워졌다. 처음에는 친하지 않은 사이여서 알기 어려웠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ichi@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