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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F2022] 최근 몇년간 가장 많이 쓰인 혐오단어는 '한남'

[지수로 본 한국사회갈등]⑥뉴스1ㅡ타파크로스 한국사회갈등지수 100
2020년 3분기 젠더갈등 폭발…여가부 폐지 정치권도 불쏘시개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2022-05-25 07:0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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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인 혐오 내지 비하단어는 한국남자를 싸잡아 비하하는 의미인 '한남'으로 조사됐다.

뉴스1이 빅데이터 전문업체 타파크로스에 의뢰해 2019년 부터 올 4월말까지 연도별로 쓰인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뉴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 문서에 나타난 한남 언급량은 2019년 약 494만, 2020년 약 490만, 2021년 216만 올 1~4월 약60만건으로 압도적 1위를 나타냈다. 시기별 2위 3위 혹은 그 이하 단어도 어린이를 비하하는 '잼민이' 등이나 페미,허버허버, 꼰대 등 주로 젠더와 세대갈등에서 쓰이는 비하단어가 주류를 이뤘다.
이는 젠더갈등이 세대갈등과 더불어 한국사회 주요갈등으로 부각됐음을 뜻한다.젠더갈등은 성폭력이나 페미니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다.

시기적으로 2019년 4분기 텔레그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온라인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이 공론화하면서 남녀 간의 입장 차는 '갈등' 일변도였다. 2030 청년들을 중심으로 '이대남'과 '이대녀' 갈등, '여혐·남혐' 이슈도 계속해서 불거졌다.

뉴스1이 타파크로스와 함께 우리사회 갈등을 진영·젠더·세대·불평등·일터 등 5개 유형으로 나누고 지난 2018년 1월 1일부터 올해 4월30일까지 뉴스기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 언급량(버즈양)을 분석했다. 2022년 1분기 젠더갈등 누적지수는 100으로, 기준 시점인 미투운동이 활발했던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수는 직전 4개분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해당분기 유형별 갈등 관련 총언급량 증감과 긍정언급량 대비 부정언급량 초과유입치 증감을 토대로 각 갈등별 분기별 증감지수를 산출한 다음, 이를 시기별로 합산해 누적지수를 작성했다.종합갈등지수는 다시 이들 5개 유형별 갈등지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 (아래 개요 및 산식표 참조)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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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이후 갈등 소강상태 보이다 2020년3분기 '폭발'

한국사회에서 젠더 갈등의 언급량 비중은 전체의 14.5%로, 진영 갈등(64%)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2018년 성폭력 범죄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를 시작으로 혜화역의 페미니스트 시위, 2019년 n번방 사건 등을 겪으면서 젠더 갈등은 우리 사회에서 사실상 '상수'로 자리잡았다.

추이면에서 미투가 많았던 2018년 이후 2019년 3분기까지 이슈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갈등도 잠잠했지만 n번방 사건이 터지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투 이후 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n번방 같은 범죄사건이 나오며 남성에 대한 여성의 공격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당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성착취' 'N번방' '처벌', '텔레그램' 등이었다.

이외에도 리얼돌 허용 논란,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둘러싼 논박, n번방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 등을 거치며 젠더갈등은 계속 증가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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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중 눈에 띄는 기간은 2020년 3분기다. 이간 추가된 젠더갈등은 14.0으로 당시 5개 갈등 유형 중 일터갈등 다음으로 갈등유입이 많았다. 그 결과 누적기준 젠더갈등지수는 2020년 3분기 107.0로 정점을 찍었다.

2020년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사망 사건, 여성가족부 폐지 국회청원, 2020년 8월 웹툰 복학왕 여혐 논란까지 겹치면서 젠더 관련 부정적 언급은 더욱 늘었다.

또 n번방 사건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이 되면서 이들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며 부정적 언급이 크게 늘었다. n번방 범죄자 신상공개 요구와 관련된 언급은 1000만 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2~3분기에도 젠더 갈등 관련해 '집게손가락' 모양이 남혐인지 여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박이 크게 있었다. 또 '허버허버', '오조오억' 등의 단어가 남성혐오 표현인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허버허버', '오조오억' 단어는 여성 아나운서와 2020년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대표 안산 선수가 사용했다하여 댓글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또 실존 아이돌 남자가수를 모델로 한 창작 음란소설 등을 일컫는 알페스(Real Person Slash·RPS)를 두고 '성범죄' 논란도 갈등을 키웠다.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박사방 2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박사방 2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회에 갈등 잠재…정치권의 부채질 막아야

젠더 갈등 누적지수가 2020년 3분기 이후 소폭 하락한 뒤 크게 늘지 않았으나, 여전히 누적지수가 100 안팎을 유지하는 상황은 위기다. 이전에 쌓인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채 쌓여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20대 남성을 일컫는 '이대남'의 불만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여 젠더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대표적이다.2021년 7월 하태경, 유승민 후보가 내놓았던 공약을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이어받으며 젠더갈등에 불이 붙었다. 이에 20대 여성들이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 

실제로 2022년 1분기에는 소셜미디어에서 '남성혐오', '1번녀·2번남', 여성커뮤니티인 '여성시대' 등의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젠더갈등은 소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나왔었는데 정치권에서 이를 이용해 갈등을 부추겼다"며 "정치권이 한쪽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말고 젠더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페미니즘 등 젠더 관련 담론이 진영 논리와 결합하면서 찬성·반대의 이분법적 갈등으로 더 크게 번졌다"며 "새 정부에서는 젠더 관련 정책, 제도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 학계 등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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