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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방역' 주창 새 정부, 공기청정기로 코로나19 잡을 수 있을까

새 정부 "방역 위해 각급 학교 공청기·항바이러스 필터 지원"
헤파필터면 바이러스 99% 사멸…잘못 관리하면 도리어 위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05-18 16:17 송고
대한항공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기내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항공기 기내 공기순환 시스템 및 헤파필터에 대한 특별 점검을 27일 실시했다. 사진은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헤파 필터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2020.7.27/뉴스1
대한항공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기내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항공기 기내 공기순환 시스템 및 헤파필터에 대한 특별 점검을 27일 실시했다. 사진은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헤파 필터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2020.7.27/뉴스1

출범 전부터 '과학 방역'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가 코로나19와 싸울 새 정책으로 공기청정기와 이에 장착할 헤파필터같은 항바이러스 필터 지원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미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전국 대부분의 유·초·중·고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 '항바이러스 필터' 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협의체도 만든다. 이 협의체가 헤파필터와 공기청정기 등의 바이러스 여과 성능 시험 등을 주도하고 이에 바탕해 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새 정부 방역 전문가들은 이전 정부가 공기정화 능력이 제각각인 업소들을 무조건 업종별로 구분해 거리두기를 실시한 것이 비과학적이라고 말해왔다. 예를 들어 헤파필터를 장착한 공기정화 시설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99% 사멸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운영 시간을 제한해 국민에게 고통을 안겼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침방울 뿐 아니라 에어로졸 상태에서 공기로 전파된다는 것은 그간 많은 실제 사례로 존재했으며 국내외 방역당국도 이를 인정했다. 서로 접촉이 없는데 한 아파트 내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공기가 건물 내에서 순환하면서 감염을 일으킨 대표적 사례다.

접촉을 통한 전파를 막기 위해 업소들은 부지런히 소독약으로 비품들을 소독했지만 이런 방법들은 바이러스가 물건에 떨어져 내려앉은 경우라야 해 한계가 있었다. 
방역 당국이 공기정화에 주목한 것은 여객기 안이 감염위험이 적다는 연구 결과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여객기 내 공기 흐름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본 실험 결과, 바이러스에 오염된 공기는 필터에 걸러져 깨끗해진 후 다시 객실로 들어왔다. 승객의 입이나 코에서 비말이 튀어나와도 공기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향해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키지 않았다.

또 2021년 11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애든브룩 병원의 공동 연구 결과 헤파필터와 자외선 살균기가 내장된 공기청정기가 병원의 외과 병동 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부분 제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 사용한 헤파필터는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성능이 좋은 의료등급이었다.

전문가들은 현실에서는 기내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있었고 필터의 상태도 제각각이며, 특히 여객기가 아닌 가정이나 학교, 업소 등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해도 거리가 멀고, 반면 바이러스를 방출한 사람에 가까이 있다면 위험은 여전할 것이라고 본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여객기는 위에서 아래로 기류가 생기고, 공기가 포집되어 섭씨 2000~3000도의 고온으로 멸균된 후 다시 돌아온다"며 "이런 수준의 공기정화 장치를 일반 건물에서 만들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우리나라 국내 건물은 한번도 감염병 방지를 염두에 두고 만든 적이 없다. 도리어 공기조절시설이 잘못 관리되거나 이용되면 건물 전체 모든 이들이 감염되는 일이 생긴다"면서 너무 헤파필터나 공기정화시설을 맹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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