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광주시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 전야제’에서 풍물패가 깃발을 펄럭이며 행진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980년 5월 그날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42년 전 그때처럼 금남로를 뒤덮었다. 

17일 오후 7시10분쯤  광주 동구 금남로 5·18 전야제 무대 앞에 제42주년 5·18민중항쟁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 행렬이 도착했다. 민주평화대행진은 80년 당시 시민결집과 결의의 장인 민주대행진(가두행진)을 재현하는 행사다.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학생과 시민단체, 일반 시민 1000여명이 수창초등학교에서 출발해 금남4가를 거쳐 항쟁의 현장인 금남로까지 행진했다. 

선두에는 망월묘역과 광주역, 전남대정문, 금남로, 민주광장 일대 등 주요 사적지에서 출발한 오월풍물단이 섰다.

풍물패 태극기 뒤로 오월단체 회원과 5·18기념재단,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자리잡았다. 전국여성단체연합과 장애인차별연대, 세월호상주모임, 리멤버 0416 등 시민사회단체가 뒤따르고 광주시교육청과 정치권이 후발대를 맡았다. 

오월풍물패 대형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행진 무리를 이끈 여현수씨(41)는 "5·18을 겪지 않은 세대인데 그날을 재현하는 행진에 참여하며 당시 광주시민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너무 뭉클해 5~6㎞를 걸어오는 내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국가폭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 당하는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며 "역사를 많이 잊고 사는데, 젊은 사람들도 공연 등을 통해 광주의 5월을 계속해서 되새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치고 전야제에 참석했다는 박시원양(18·광주지혜학교 3학년)은 "행사가 마냥 우울하고 슬픈 것이 아니라 풍물놀이가 가미돼 흥겹고 즐겁다"며 "매년 배워온 5·18이지만 현장에서 그날을 재현하니 그 의미가 더 와닿는다. 앞으로도 그들을 계속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5·18기념행사의 꽃인 전야제는 민주평화대행진이 도착하면서 본행사 막을 올렸다. 행사는 △1부 다시, 오월 △2부 진실의 힘으로 △3부 시대의 빛으로 등 3개 주제로 진행된다.

1980년 도청사수 최후의 밤, 90년대 오월투쟁 광장집회를 재현해 광주의 오월을 지켜온 문예일꾼들과 동시대의 신진 아티스트들이 민주, 평화, 인권, 희망과 나눔, 연대와 통일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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