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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휴대폰 이어 TV' 또 칼빼든 LG전자, 中 TCL에 '특허소송'

美텍사스 법원에 TV 6개 특허 침해금지 소송
中 경쟁사로부터 TV 기술 지키기 '정면대응'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2022-04-25 11:41 송고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모습./ © 뉴스1 성동훈 기자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모습./ © 뉴스1 성동훈 기자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 TCL을 상대로 TV 관련 특허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주요 내용은 TCL이 LG전자의 표준특허 6가지를 침해했다는 것으로 LG전자의 라이선스 갱신 요구에도 TCL이 3년 넘게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LG전자는 2019년 TCL에 스마트폰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내 지난해 3월 승소한 바 있다. 승소 1년 만에 다른 사업 부문에서 특허침해 사례가 또 발생한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21일(현지시간) TCL을 상대로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TV 기술 관련 특허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TCL TV 제품 대부분이 LG전자의 표준특허를 침해해 제조·판매·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표준특허란 관련 제품에서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필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말한다. LG전자는 소송 대상자에 홍콩에 있는 TCL홀딩스를 비롯해 중국·베트남·미국 TCL 법인 등을 모두 포함했다.

소송 대상 기술은 TV UI 및 영상·음향처리 및 와이파이 관련 기술 등 총 6가지다. LG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적시된 특허 목록에 따르면 해당 6개 특허는 모두 TV 주요 제품군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나노셀 TV·8K TV·4K 울트라 HD TV를 구성하는 기술에 포함됐다.
◇“계약갱신 회신없고 시간끌기”…LG전자 ‘못 참아’

중국의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TCL CSOT(사진=TCL CSOT 홈페이지) © 뉴스1
중국의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TCL CSOT(사진=TCL CSOT 홈페이지) © 뉴스1

소장에 적시된 사건일지에 따르면 LG전자는 2018년 11월 TCL에 특허 라이선스 계약 갱신을 요구한 이후 2년에 걸쳐 10번 넘게 협상을 제안했으나 TCL은 이를 외면했다. 애초 LG전자가 제안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 갱신 기한은 2018년 말이었지만 TCL 첫 회신 시점은 이로부터 1년이 훨씬 넘게 지난 2020년 2월이었다.

계약 갱신과 관련한 양측의 첫 회의는 이보다 1년 5개월 넘게 지난 2021년 7월에야 열렸다. 그러나 이때도 TCL 측은 LG전자의 특허에 대한 가치측정 시간을 추가로 요청하며 협상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LG전자는 이러한 일지를 근거로 TCL이 최소한 일부 특허에 대해선 2019년~2020년 사이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2018년 말부터 TCL과 특허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TCL이 이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허 양보없는 LG…특허 수익화 작업에도 속도 

LG전자가 중국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TCL만 한정해서 보더라도 특허침해 소송은 알려진 것만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LG전자는 2007년 TCL에 TV 관련 기술 특허침해 소송을 걸었고 당시 소송은 합의로 종결됐다. 이후 12년이 지난 2019년 11월엔 스마트폰 롱텀에볼루션(LTE) 표준특허 관련 침해금지 소송을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에 제기했고 지난해 3월 승소했다.

다른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에도 2019년 11월 TV 관련 4개 기술을 침해했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해당 소송은 지난해 3월 양사 합의로 마무리됐다. 

업계에선 중국 업체들의 무분별한 특허 침해가 아직 횡행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LG전자가 특허 방어를 위해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며 이를 지렛대로 중국 TV 업체의 추격을 늦추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TV 패널 출하량을 살펴보면 LG전자(2733만대)와 TCL(2457만대)의 차이는 근소한 수준으로 좁혀졌다. 다만 매출 기준으로 살펴보면 LG전자(매출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8.5%)가 TCL(8%)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있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승산이 있는 기술 위주로 기업이 특허소송을 제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력 우위를 그만큼 자신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LG전자는 특허 수익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 내 사업 목적에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라이선스업’을 추가했다. 이달 초 발표된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시장 예상치보다 5000억원 가량 웃돌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도 일회성 특허료 수익이 한몫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는 관련 특허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치러야 하는 만큼 보유 중인 특허 자산을 통한 수익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는 연구개발의 결실인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한편, 경쟁사들의 부당한 특허 사용에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we122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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