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8년 만에 입 연 세월호 조타수 "배 날개에 충격 있었다"

"날개를 무언가가 당기는 느낌"…'스태빌라이저' 충격 주장
청해진해운 "용역조사 결과 솔레노이드 밸브 이상 없어"

(목포=뉴스1) 이수민 기자 | 2022-04-15 15:06 송고 | 2022-06-13 18:15 최종수정
세월호 8주기를 엿새 앞둔 지난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에서 유가족들이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둘러보고 있다. 2022.4.10/뉴스1 ©
세월호 8주기를 엿새 앞둔 지난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에서 유가족들이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둘러보고 있다. 2022.4.10/뉴스1 ©

4·16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사고 당시 급변침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조타수가 8년만에 언론 앞에 섰다.

15일 목포MBC는 '세월호 8주기' 기획보도로 조타수 조모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세월호 조타실에서 실제 타(배의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를 잡았던 선원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27년6개월 경력의 조타수 조씨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사고난 직후 바다에 뛰어들어 해경 해난 구조사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그는 유기치사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살고 출소했다. 출소한 뒤에는 트라우마와 사고 기록으로 다시 배를 타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물이 트라우마가 됐다. 큰물을 보면 그때 장면이 막 떠오른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언뜻 봐도 눈을 질끈 감아야 할 정도"라며 "나 자신이 두렵고 사고선에 탔던 선원이라 배를 태워달라고 가면 선사에서도 좀 꺼려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참사 당시 조타실 상황을 전하며 "뱃머리가 급격히 오른쪽으로 회전하던 순간 왼쪽으로 조타기를 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씨에 따르면 보편적으로 협수로 등 좁은 공간에서 배의 방향을 틀 때는 타를 5도씩 끊어서 옮긴다. 섬세한 항해사들은 3도씩 끊기도 한다.

조씨도 맹골수도를 지날 무렵 좌현으로 5도씩 끊어서 조금씩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좌현으로 살짝만 더 꺾어지면 자동 운항으로 설정할 참이었다. 그때 타를 좌현으로 돌리는 데 배가 오른쪽으로 돌았다고 했다.  

그는 "계속 배가 그쪽(오른쪽)으로 가길래 좌현 쪽으로 돌려가지고 계속 잡고 있었는데도 계속 그쪽(오른쪽)으로 돌아갔다"며 "한쪽으로 배가 돌아가면 배가 기울게 되는데 계속 돌아가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확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타를 왼쪽으로 돌렸지만 세월호는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회전하면서 침몰한 상황. 이 때문에 선체 결함이 하나의 침몰 원인으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조타 장치 중 일부인 '솔레노이드 밸브' 결함으로 침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원도 세월호 사고 규명 과정에서 '기관 고장'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A씨의 조타 실수(업무상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세월호 조타기를 잡았던 조씨는 '밸브 고장'에 따른 급변침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의 좌우 균형을 조절하는 날개인 '스태빌라이저'에 충격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장치가 고착됐다면) 아예 처음부터 확 돌아가지 처음에는 천천히 돌다가 갑자기 계속 탄력받아서 확 돌아가진 않는다"며 "배를 안정시키는 그 날개 부분에 한쪽이 걸려서 배가 돌아갔다. 나는 계속 이쪽(왼쪽)으로 돌리고 있는데도 이쪽(오른쪽 날개)에 계속 뭔가 잡아당기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해진해운 측도 인양된 세월호에서 솔레노이드 밸브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해진해운은 "솔레노이드 밸브와 관련해 용역을 수행한 가와사키 중공업에서도 고착 현상이 발생했다고 표현한 사실이 없다"며 "사회적참사위원회에서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B솔레노이드 측에서 눌린 상태(스풀이 중립이 아닌 상태)였음이 발견됐지만 그것이 유압기기에 작동 불량이 발생하도록 하는 손상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조타기 유압기기의 고장보다는 세월호가 우현 급선회한 후 선체가 기우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 사고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씨는 일관되게 '스태빌라이저'에 충격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 후 조사에서는 날개 부분에 상처나 긁힌 자국도 없었다.

그는 "긁힌 자국이나 날개에 로프가 걸린 것도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거다"며 "위에 계시는 분들이 뭔가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발표를 안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구조 당시 해경의 대응도 지적했다. 가장 먼저 구조한 선원들에게 승객 구조에 필요한 정보를 묻는 대신 내보내기 바빴던 '해경'이 정작 처벌에서 제외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사고가 난 뒤 해경은 너희들은(선원들) 무조건 다 나가라고 했다. 해경이 왔으니까 해결을 한다고 해 구조선 경비정에 탔다"며 "그래놓고선 재판에서는 다 너희들 책임이지 해경은 책임이 없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길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책임이 없고 잘못된 게 없으면 왜 그때 해경을 해체했겠느냐"며 "국가기관의 잘못을 덜기 위해 해경은 해체하고 선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운항해선 안 되는 선박을 허가해준 정부와 이익에만 급급했던 선사도 비판했다. 정부와 선사의 책임을 선원들에게까지 떠넘기고 재산권 압류 등 과한 벌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가족분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많고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그분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어린 생명이 많이 죽어 많이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청해진해운은 선사의 책임을 선원들에게 떠넘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해진해운 측은 "사참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선원과 선사임직원에 대한 판결만을 이유로 정부가 선원, 선사 임직원, 유병언 회장 일가를 대상으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며 "선사 임직원과 유병언 회장 일가의 명의로 된 재산 등이 가압류 또는 추징보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breath@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