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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사실상 폐지에 배달 플랫폼 "나 떨고있니"

지난해 매출 100% 가까이 증가…뒷걸음질 칠까 프로모션 고민 중
배달대행업체는 코로나19 이후 유입 라이더 이탈막기 노력 중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22-04-15 16:55 송고 | 2022-04-15 17:46 최종수정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모인 배달 라이더들 2021.12.23/뉴스1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모인 배달 라이더들 2021.12.23/뉴스1

"배달수요가 당장 급감하진 않을겁니다. 다만 일방적인 배달비 인상에 대한 소비자와 점주들 불만이 큰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까지 이뤄지면 그동안의 특수가 계속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 분식집 점주는 배달비가 올라도 서로가 남는 게 없다고 토로하지만 수혜를 본 대상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배달수요가 늘어났고 배달비가 인상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겐 분명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라이더 확보를 위해 배달비 인상에 앞장섰던 배달 플랫폼을 정조준한 말이다.

해당 점주는 주문 상태에 따라 단건 배달서비스 탈퇴를 고민해볼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그 정도로 현재의 배달 수수료 체계에 반감을 드러냈다.

독점적 지위에 있는 배달앱들도 할 말은 있다. 15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292억원이다. 전년 대비 90%가량 확대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배달수요가 폭발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2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었다. 라이더에게 주는 돈이 늘면서 배달비를 인상해도 수익성은 악화됐다. 부족한 라이더와 복잡해진 산업구조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그래서 배달비 인상에도 남는 게 없다고 항변한다.

나름 이유가 있는 설명이지만 소비자와 자영업자 생각은 또 다르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플랫폼간 과열 경쟁이 배달료 인상을 부추겼고 이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불만에서다. 플랫폼들은 더 신속한 배송을 무기로 경쟁업체 점유율을 뺏는 전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더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니 배달료가 올랐다.

더욱이 매출이 2배 가까이 확대된 시점에 맞춰 배달료 인상에 나섰다. 결국 수혜가 플랫폼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1000원 정액제로 고정했던 단건 배달의 중개수수료를 음식값에 비례해 올렸는데 어느 정도 매출을 늘렸으니 요금 증액으로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출혈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독과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들이 흔히 택하는 전략이다. 소비자든 점주든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를 앞두고 일부 점주들이 주문 상황에 따라 배달 플랫폼 탈퇴를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 후 오를 대로 오른 배달비에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배달주문 대신 포장이나 매장 이용을 늘리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요금제 개편을 통해 마진 확보에 나서려했던 플랫폼들 입장에서는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기대 몸집을 키웠는데 상황이 반전되면 매출 및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가 있다.

당장 주문수요가 급감하진 않겠지만 오른 배달비에 워낙 불만이 크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배달 플랫폼들은 거리두기 해제로 매출이 뒷걸음질 치지 않도록 연말까지 마케팅이나 사업 확장 계획 등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종료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당장 큰 틀이 바뀌지 않겠지만 고객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대행업체도 재정비를 계획하고 있다. 5만4000명가량의 라이더를 보유 중인 바로고는 지사별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에 라이더로 유입된 이들의 이탈을 막으려는 조치다. 바로고 관계자는 "배달료는 현재 크게 변동이 없기 때문에 다회 배달한 라이더에게 추가금을 주는 등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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