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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잡을 'L-SAM의 눈' 다기능 레이더 개발 막바지

탄도탄 및 항공기 동시 추적 가능… 피아식별능력도 향상
"韓 레이더기술 이미 세계적 수준… 2030년엔 6위권 기대"

(용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2-04-10 12:00 송고 | 2022-04-10 20:46 최종수정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레이더.(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레이더.(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무기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의 눈이 될 다기능레이더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L-SAM 레이더는 고도 40~70㎞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 또는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 L-SAM 운용을 뒷받침한다. 2024년 L-SAM 개발이 완료되면 추후 고도 15~40㎞를 담당하는 패트리엇(PAC3)과 '천궁-Ⅱ', 40~150㎞를 담당하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결합해 KAMD가 사실상 완성된다.
L-SAM 레이더는 수백㎞ 거리 밖에서 날아오는 탄도탄과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다. 한화 측에 따르면 L-SAM 레이더는 항공기 탐색모드와 탄도탄 탐색모드, 항공기·탄도탄 동시탐색모드 등 상황에 따라 달리 운용할 수 있으며 피아식별 능력도 기존 레이더보다 대폭 향상됐다.

L-SAM 레이더는 X밴드(8~12㎓) 주파수를 사용하는 사드와 달리 S밴드(2~4㎓)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S밴드는 저출력으로도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항공기를 탐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밀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L-SAM 레이더는 수천개의 소자를 독립적으로 작동시키고 이를 통합 운용하는 기술을 통해 단점을 극복했다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L-SAM 체계.(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L-SAM 체계.(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방산업계 관계자도 "미사일을 고고도에 올리는 기술은 아직 좀 차이가 나지만 레이더 자체만 놓고 본다면 L-SAM이 사드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며 "레이더 분야 최강국인 미국이 약 10년간 10조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수준을 우리는 더 짧은 기간에 10분의1 가격으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L-SAM 레이더는 트레일러 차량으로 옮길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를 운용하기 위한 냉각장치·전원장치세트도 개발해 시험 중이다. 미사일 발사시스템, 교전통제소 등도 개발 마무리 수순이며 올 2월엔 첫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 체계통합시험에 이은 최종 완성은 오는 2024년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레이더 개발 역사는 약 30년으로 방산 선진국들에 비해 짧다. 그러나 그 성과만큼은 '전 세계 방산 역사상 손에 꼽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레이더 개발을 시작한 1990년대엔 표적의 거리·방향만 탐지하는 2차원 단거리 레이더에 집중했다. 저고도 탐지레이더 TPS-830K과 대함레이더 SPS-95K, 해안감시레이더 SPS-98K 등이 이 시기에 개발됐다.

2000년대는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레이더 개발에 진입한 시기로서 고도까지 탐지하는 3차원 레이더 역사가 이때 시작됐다. 이 시기 중고도 유도무기('천궁')의 다기능 레이더, 고속함용 탐색레이더, 차기호위함 탐색·추적 레이더를 만들었고, 항공기용 능동위상배열(AESA)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차기 호위함 배치-Ⅲ급(FFX-Ⅲ) 탑재용 다기능 레이더.(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차기 호위함 배치-Ⅲ급(FFX-Ⅲ) 탑재용 다기능 레이더.(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이어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레이더 개발 국가에 본격 진입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대포병 탐지 레이더와 국지방공레이더를 개발했고, 현재 '천궁-Ⅱ' 다기능 레이더와 차기 해군 호위함 배치(Batch)-Ⅲ급(FFX-Ⅲ) 탑재용 다기능 레이더, 한국형 전투기 KF-21용 AESA 레이더를 개발 중이다.

관계자들은 2020년대엔 우리나라가 분야별 최고 수준의 레이더를 전력화한 나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기준 세계 12위였던 우리나라의 레이더 기술 수준이 2024년엔 '천궁-Ⅱ' 다기능레이더와 호위함 배치-Ⅲ급 다기능 레이더 기술을 전력화해 9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2030년엔 KF-21 전투기의 AESA와 장거리 공중감시체계, 레이더 우주감시체계를 개발하고 초장거리 레이더 및 양자·광자 레이더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이스라엘에 이어 6위권 국가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상뿐 아니라 우주 공간에서 표적을 관측하기 위한 인공위성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정찰위성 개발을 천명했으나 인공위성 운용 기술이 사실상 전무한 북한과 달리 우린 발사체를 제외한 인공위성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 대표적이다. SAR는 지상·해양에 레이더파를 쏜 뒤 레이더파가 굴곡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간차를 합성해 지상 지형도로 만드는 것으로서 기상 여건에 관계없이 영상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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