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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서울체크인'에 공감·연대 깔려…'나만 외로운게 아냐' 위로되길"(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2-04-06 12:27 송고 | 2022-04-06 14:15 최종수정
티빙 '서울체크인' © 뉴스1
티빙 '서울체크인' © 뉴스1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다'라는, 공감 연대가 깔려있어요. 서울에서 살아가면서 누구나 하는 고민, 누구나 느끼는 감정에 공통성이 있다 느꼈는데 '서울체크인'을 통해 작게나마 위로와 힐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수 이효리의 리얼리티 '서울체크인'이 정규로 돌아왔다. '서울체크인'을 통해 이효리와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던 김태호 PD는 지난 20년간 몸담았던 MBC를 퇴사한 후 취재진과 처음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호 PD는 '서울체크인'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효리와의 협업, 그리고 MBC 퇴사 이후 경험 등에 대해 털어놨다. 
6일 온라인을 통해 김태호 PD가 참석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서울체크인'은 '서울에서 스케줄을 마친 이효리가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리얼리티 콘텐츠로, 지난 1월29일 파일럿으로 한 차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또한 MBC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가 이효리와 재회했다는 점에서도 더욱 화제가 됐다.

김태호 PD/티빙 © 뉴스1
김태호 PD/티빙 © 뉴스1

김태호 PD는 '서울체크인'의 파일럿 성공 소감부터 이야기했다. 그는 "(파일럿을 선보였을 당시) 짧은 홍보 기간이긴 했는데 많은 유료가입자 증가가 나와서 다행이었다"며 "한편 앞으로 나와야 할 성과가 미리 나와서 레귤러(정규) 론칭을 앞두고 걱정이긴 하지만 마음 편하게 해보자고 이효리님과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체크인'의 탄생 과정도 들어볼 수 있었다. '서울체크인' 파일럿은 이효리의 '2021 MAMA' 무대를 중심으로 리얼리티를 보여줬다. 그는 "'서울체크인'은 작년부터 얘기했던 아이템"이라며 "(촬영 등) 시기를 언제 잡을까 하다가 '2021 MAMA' 때 찍어보자 했다, 이효리님이 스케줄을 하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효리님도 마음 편하게 접근했었고 저희를 배제하고 이효리님이 온전히 담길 수 있도록 현장 세팅을 하며 촬영을 했다"며 "편집을 하면서 콘텐츠가 레귤러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이 필요했고, '2021 MAMA' 촬영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화제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 파일럿으로 티저를 찍던 차에 먼저 선보이자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OTT에서 처음 했던 파일럿 형태인데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도였던 것 같다"며 "반응을 보고 정규로 갈 수 있었던 과정도 재밌었다"고 밝혔다.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에서도 함께했던 이효리와 다시 작업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그는 "저희가 선택했다기 보다 이효리님이 선택해주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재밌는 콘텐츠를 이효리님이 함께 해주셔서 바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이효리님 자체가 워낙 큰 콘텐츠인데, 이분한테 카메라만 들이대도 재밌는 에피소드를 담아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김태호 PD는 "저도 '이효리의 힘'이라 생각한게 이효리님이 말하지 않은 순간도 재밌다고 하더라"며 "저희가 보기엔 핫하고 트렌디할 것 같은 사람인데 서울을 어색해하고 '나 혼자만 다른 것 같다'며 외로움을 표현하는 듯한 단어가 저희한텐 새롭게 보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 면을 부각시켜보고자 했다"며 "서울에서 느꼈던 감정이 트렌디하게 변해가는 야경과 교차될 때 더 쓸쓸해 보이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효리님이 서울에 와서 '하룻밤 묵는다'는 숙소 개념의 체크인을 생각했는데 파일럿을 찍고 보니까 서울 방문하는 것 자체, 서울에 오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체크인이 되겠구나 했다, 또 서울에 대한 다양한 모습도 담아야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PD는 "따릉이 등과 같은 교통수단은 서울에서 흔한 일상이 됐는데 이효리님에게는 간혹 신기한 포인트가 됐고, 또 하나의 재미 요소로 작용이 돼서 기회가 되면 접해보는 시간도 있지 않을까 한다"며 "제주로 간 지 8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서울과의 간극이 느껴진 상황이 있지만 나중에는 '이게 큰 게 아니었구나' 하고 본인도 느끼고 내려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능에서의 이효리의 강점도 밝혔다. 김태호 PD는 "이효리님 하면 저보다 시청자들이 (강점에 대해) 많이 아실 것 같다, 항상 솔직하시고 꾸밈 없는 분"이라며 "작업할 때 일의 속도가 빠르다, 저희가 일하면서 훨씬 쿨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태호 PD는 "이효리님은 항상 궁금한 것들에 대해 바로 표현하시고, 몰랐던 것에 대해 충분히 받아들이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주셔서 제안도 많이 해주시기 때문에 '이것도 가능할까? 해도 될까?' 하는 부분에 대해 본인이 먼저 장애물을 없애주시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김태호 PD/티빙 © 뉴스1
김태호 PD/티빙 © 뉴스1
김태호 PD는 파일럿 당시 이효리가 김완선 엄정화 보아 화사와 함께 여성 솔로가수들의 무대를 언급했던 데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이분들이 시청자들과 소통했는데 파일럿 때 만나고 한번 더 재밌게 놀아보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완선님이 나머지 후배를 본인 집으로 초대했다"며 "라이브 통해 어느 정도 이야기가 전달됐는데 이분들이 제일 그리워하는 건 객석에 있는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년과 다른 현실이 찾아오고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버스 하나로 전국을 다니며 관객을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며 "'서울체크인'과 또 다른 콘텐츠로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체크인'을 통해 김태호 PD가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김태호 PD는 "'서울체크인'은 채널, 지상파에서 매주 위클리로 하는 콘텐츠로 부적합하다"며 "서울로 올라오는 게 일상이 돼버리는 순간 판타지가 없어질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래서 티빙을 통해 짧게 에피소드를 내다 보니 '저렇게 볼 수 있구나,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런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고,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이 간다는 표현을 듣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서울체크인'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뭔가 안에 공감 연대가 깔려있는데 누구나 하는 고민,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서울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에 공통성이 있다 느끼는데 작게나마 위로와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태호 PD/티빙 © 뉴스1
김태호 PD/티빙 © 뉴스1

오랜 시간 몸담아온 MBC 퇴사 이후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태호 PD는 "일단은 MBC 퇴사하고 OTT 업무를 하면서 가장 달라진 건 시청률을 통보받던 문자 없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오전 7시에 (시청률) 문자가 왔다"며 "매주 방송을 내야 했던, 자신있게 보여드리고 싶은 콘텐츠가 있지만 기획과 시간 부족으로 미흡함이 드러나는 콘텐츠가 있었는데 보완할 만한 시간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또 김태호 PD는 "기존에 제가 대중을 상대로 콘텐츠를 하다 보니 어떤 연령대, 어떤 사람들이 어디서 뭘 보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다가 이제는 명확한 데이터로 명확한 타깃층을 공략하는 콘텐츠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율성이 높아진 것 같아서 일하는 데 있어서 자율성이 높아졌다"며 "지상파, 온라인, OTT도 마찬가지로 시청자의 중요한 시간을 빼앗아오는 건 똑같은데 창작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하기에 다양성 측면에서도 OTT가 제작하는 입장에서 훨씬 편하지 않나 한다"고 전했다. 

티빙과의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태호 PD는 "CJ ENM과 일을 해본 적은 없지만 채널의 장점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크리에이터를 더 많이 배려해주시는 것 같다"며 "크게 불편했거나 아쉬웠던 건 없고 저희 입장을 생각해주시고 신경써주셔서 행복하게 콘텐츠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에서 퇴사한 이후 더욱 성장했다는 고백도 전했다. 그는 "20년 있었던 MBC와 사랑하지만 이별을 택했던 이유는 10년 넘은 시간에 매년 느꼈던 시장, 시청자의 변화가 달랐다"며 "중간중간 외부의 유혹도 많았지만 그땐 그렇게 (그 유혹이) 달콤해 보이지 않았는데 작년, 재작년부터는 콘텐츠 시장이 변하고 있다 생각했고 이제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후회하겠다 해서 (퇴사를) 선택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진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며 "지난 20년보다 더 많은 걸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성장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저는 프로그램 때문에 많은 사랑과 혜택을 받은 PD 중 한 명"이라며 "그간 지켜본 후배들을 보면 열심히 하는데 기회가 없었던 이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더 커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PD로서 역할도 충실하겠지만 이 후배들을 위해 제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OTT 사이에서 창작자들이 자기 색깔 분명 드러내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선배로서의 각오를 덧붙이기도 했다.

김태호 PD/티빙 © 뉴스1
김태호 PD/티빙 © 뉴스1

앞으로 그가 보여줄 예능의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 PD는 "기존에 제가 했던 프로그램은 MC와의 대화, 호흡을 통해 만들어낸 것도 있었는데 그렇게 빌드업 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이번에 새로 했던 콘텐츠는 최대한 저희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물론 앞으로 상황에 따라 개입이 많은 콘텐츠를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상황이나 콘텐츠 혹은 출연자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OTT만 하겠다는 아니다"라며 "(MBC를 퇴사하고) 혼자 독립해서 혼자 새로운 콘텐츠를 해봐야지 할 때는 저의 어떤 꿈도 있었지만 함께 일하던 후배들의 고민들도 담겨 있었던 결정이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가는 게 예능인들의 고민인데 앞으로도 저나 저희 후배들, 주변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를 좋은 플랫폼과 연결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며 "채널 강점의 콘텐츠도 있는데 그런 것도 하고 싶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OTT가 성장하면서 어떤 한쪽이 축소된다는 개념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고, 그에 맞춰서 PD들도 적절하고 적합한 방법을 찾아간다면 좋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서울체크인'의 관전 포인트도 밝혔다. 김태호 PD는 "그동안 했던 콘텐츠들은 구성이란 게 존재했다"며 "오프닝하고 게임하고 토크하고 텐션 떨어질 때 쯤 뭘 하고 그랬는데 본격 리얼리티는 처음 해서 미숙한 부분이 많아서 '이렇게 가는 게 맞나, 내가 개입해야 하지 않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찍고 나서 편집하다 보면 우리 콘텐츠지만 이효리님에게 본인을 투영해서 보시는 시청자들이 많다 생각하면 리얼이 강조돼야 하는 콘텐츠임은 분명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달라지는 이효리의 표정, 리액션, 행동이 보이시게 될 것"이라며 "매회 점점 더 편해지고 점점 더 리얼하게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그는 "많은 부분을 촬영해야 하지만 모두가 즐겁고 재밌게 만들고 있다"며 "요즘 재밌는 콘텐츠가 많아서 1회부터 끝까지 보는 콘텐츠는 흔하지 않은데 1회부터 끝까지 봐주시면 매회가 다른 메시지들이 담겨 있을 거라 기대 많이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체크인'의 확장 가능성도 더욱 기대된다. 김 PD는 "'서울체크인'이라는 단어 조합을 보면 충분히 확장성이 있다"며 "서울 대신 부산과 제주 혹은 LA나 베를린을 넣어도 된다, 누군가 어떤 장소 어떤 장소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재밌다고 판단되면 진행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정규로 선보이는 '서울체크인'은 오는 8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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