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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웹툰]③"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수"…카카오의 준비된 도전

8500여개 IP 확보하며 글로벌 웹툰 시장 영향력 확대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앞장서며 "부담감보단 사명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정은지 기자 | 2022-04-07 06:15 송고
편집자주 '코리안 웹툰'의 기세가 심상찮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또래 문화로만 치부되던 '만화'가 플랫폼 기술을 만나 전세계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섰다. 'K-웹툰'은 어떻게 전세계를 사로잡게 됐을까.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 글로벌사업부문장이 3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3.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 글로벌사업부문장이 3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3.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전략은 프리미엄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겁니다. 작품 수보다 더 중요한 건 고퀄리티의 작품을 제공하는 거예요. 카카오웹툰의 해외 진출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31일 성남시 판교에서 만난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사업 부문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웹툰 전략을 '프리미엄 콘텐츠'로 설명했다. 신규 해외 시장 진출을 서두르기보다 검증된 작품들을 확보하고 적절한 시기에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프리미엄 전략은 해외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쟁 플랫폼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 및 북미 지역에서는 유의미한 지표들을 기록 중이다.

올해 카카오의 웹툰 사업은 새로운 시장 개척보다 기존에 진출했던 국가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카카오의 미래 10년을 책임질 '비욘드 코리아' 전략의 중심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사업이 있다.

◇해외 진출은 늦었지만 성과는 '초스피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웹툰 사업은 경쟁 플랫폼들보다 3~4년 정도 늦은 편이다. 2016년 일본에서 웹툰·웹소설 사업을 시작한 카카오픽코마에 작품을 공급하면서 간접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긴 했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체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은 아니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체 웹툰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에 진출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웹코믹스'라는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던 '네오바자르'를 인수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고 2021년에는 '카카오웹툰'을 태국과 대만에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카카오'라는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진출은 다소 늦었지만 성과는 돋보였다. 특히 태국에서 출시한 카카오웹툰의 경우 출시 3개월 만인 2021년 8월, 현지에 진출해 있는 쟁쟁한 웹툰 플랫폼들을 제치고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 부문장은 "웹툰을 비롯한 스토리 사업은 먼저 진출했다고 해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마련돼 있어야 인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구축하고자 오래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웹툰 소개(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이트 갈무리)© 뉴스1
카카오웹툰 소개(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이트 갈무리)© 뉴스1

◇고퀄리티 콘텐츠 확보 위해 투자 아끼지 않아

이처럼 글로벌 시장 진출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에서 성공 사례를 써 내려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앞서 박 부문장이 말한 파이프라인 전략의 연장선인 '프리미엄 콘텐츠'가 있다.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은 기본적으로 작품성 확보의 영역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위해 2015년부터 지금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콘텐츠 제공자(CP)와 지식재산권(IP) 개발에 투자했다. 그 결과 현재 약 8500개의 웹툰 및 웹소설 IP를 보유하고 있다.

박 부문장은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아닌 그 안에 담긴 IP"라며 "IP 발굴을 위해 CP와 작가에 투자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지향해왔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웹툰·웹소설 IP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수익화가 이뤄지고 이는 다시 CP사와 작가에게 돌아간다. 좋은 작품을 위한 투자가 다시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박 부문장이 강조하는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그는 "고퀄리티의 콘텐츠가 무료로 소비되는 전략을 한 번도 선택한 적이 없다"며 "CP 및 작가가 수익을 가져가야 모두에게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오기 때문에 항상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북미 플랫폼 '타파스' 와 '래디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북미 플랫폼 '타파스' 와 '래디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북미·인도·유럽…더 넓은 곳 향하는 카카오엔터의 시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다음 시선은 더 넓은 글로벌을 향해 있다.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우시아월드'를 자회사로 인수하며 든든한 IP 유통망을 마련했다.

타파스에는 이미 300여개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체 IP가 유통되고 있으며 약 25개의 작품들이 매달 신규 공급되고 있다. 타파스 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누적 웹툰 비율은 1%에 불과하지만 타파스 전체 거래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도 좋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플랫폼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가 별도의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2024년까지 연간 거래액 5000억원 이상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IP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타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픽코마와 손잡고 진출하는 유럽 시장에서 해당 IP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마스터 콘텐츠 공급자'(MCP)로서 방대한 IP 유통망을 이용해 국경 없이 콘텐츠를 공급할 전망이다.

인도 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도 웹툰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에서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Kross Komics)를 운영하던 '크로스픽쳐스'를 2020년 8월 자회사로 인수하면서 14억 인구에게 K-콘텐츠를 알리고 있다.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 글로벌사업부문장이 3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3.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 글로벌사업부문장이 3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3.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으로 '비욘드 코리아' 이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사업은 해마다 사업 영역을 빠르게 늘려왔다. 그만큼 결실도 뚜렷해 카카오 공동체가 기대를 거는 사업이기도 하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은 지난 3월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스토리 플랫폼을 '비욘드 코리아' 전략의 핵심으로 꼽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지금보다 3배 더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부문장은 "아직 웹툰이라는 문화를 접하지 못한 글로벌 인구가 많기 때문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며 "우리의 콘텐츠를 어떻게 보도록 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그렇기 때문에 프리미엄 콘텐츠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올해 글로벌 전략도 '프리미엄 콘텐츠'에 집중돼 있다. 신규 시장을 크게 확장하기보다는 기존에 진출한 국가를 상대로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 웹툰 시장은 모든 곳이 경쟁지다. 글로벌 전략을 세우는 이유도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진출한 시장에 대해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을 올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잘 할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을 짊어진 상황에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그는 오히려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박 부문장은 "부담감보다는 사명감이 더 크다. 하지만 막연하지는 않다"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게 카카오 그룹의 기대에도 부응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국위선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글로벌 진출의 포부를 밝혔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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