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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작계' 어떤 내용 담길까… 北 ICBM·전술핵 대응 포함될 듯

작년 말 새 SPG 승인 이어 합참의장 회담서 새 SPD 서명
우리 軍 구조 및 중국 등 동북아 정세변화 등도 반영될 듯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2-03-31 18:37 송고
원인철 합참의장(오른쪽)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 간의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에 따라 발전시킨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3.31/뉴스1
원인철 합참의장(오른쪽)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 간의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에 따라 발전시킨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3.31/뉴스1

한미 군 당국이 북한과의 무력충돌 상황을 대비한 '작전계획'(OPLAN·작계)의 수정·보완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미 간의 새 작계 논의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작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작계 '최신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3개월여가 지난 이달 30일(현지시간) 원인철 합동참모의장과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미 하와이에서 열린 양자회담을 통해 새 SPG를 통해 발전시킨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SPG가 작계를 수정하거나 새로 짤 때 그 기본방향을 담는 한미 국방당국의 지침서라면 SPD는 이를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에 해당한다.

현재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015년 수립된 '작계5015'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무력충돌 상황을 대비한 각종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작계5015'는 2010년 승인된 SPG에 따라 작성됐다.
'작계5015'엔 1974년 수립한 '작계5027'에 북한의 급변사태를 가정한 '작계5029', 그리고 북한의 국지도발과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사이버 공격, 생화학 무기 공격 등에 따른 한미연합군의 대응계획이 통합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성 이후 10년이 넘게 지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물론 한미연합군의 전력 변화, 중국의 부상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안보 정세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2010년 SPG가 제안됐을 당시 북한의 핵실험 횟수는 2006년과 2009년 등 2차례에 불과했고, '작계5015'가 나올 땐 2013년까지 총 3차례였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북한은 2016~17년에만 총 3차례 핵실험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수소폭탄'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2018년 폐쇄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 갱도를 복구 중인 정황이 포착돼 제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북한의 핵투발 수단인 미사일 기술도 지난 10여년간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 북한은 2017년에만 3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15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달엔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ICBM이 '화성-17형'이 아닌 기존 '15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2017년 첫 시험발사 때보다 향상된 기술 수준을 보여줬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군 소식통은 "한미는 새 작계에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위협 상황, 북한의 전술핵무기 위협 등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단거리·중거리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등 북한의 전반적인 기술 발전도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변화 외에도 우리 군의 독자적인 방어능력 강화, 미국의 동맹국 보호 전략, 그리고 미중 갈등과 북중 밀착 등으로 달라진 동북아 정세 등도 새 작계 작성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우리의 '3축' 체계도 새 작계에 포함돼야 한다"며 "북한이 도발했을 경우 한미가 탐지·교란·파괴·방어하는 '4D 작전개념'도 그동안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미군의 대규모 해외파병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단 점에서 새 작계에 한반도 유사시 미군 병력의 증원 규모가 어느 정도로 반영될 지도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미 합참의장의 SPD 서명에 따라 한미연합사령부는 새 작계를 논의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군 안팎에선 새 작계 완성에 최소 1~2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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