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전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사진 왼쪽)과 이준동 집행위원장(사진 오른쪽)이 기자회견장에서 올해 영화제를 소개하고 있다.2022.3.31/© 뉴스1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윤곽이 나왔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전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발표했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고강도 방역을 통한 오프라인 행사 정상화로 함께 모여 영화를 보고, 영화를 이야기하는 영화제 본연의 일상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2년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게스트 초청 규모가 올해는 해외 손님 60여명, 국내 손님 2000여명으로 정상화된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던 '전주 돔'이 부활한다. 전주 돔은 전주 영화의거리 옥토주차장에 설치되는 거대한 텐트형 공간으로, 개·폐막식은 물론 영화상영까지 영화제 기간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줄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전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문석 프로그래머와 이준동 집행위원장, 김승수 조직위원장, 문성경 프로그래머, 전진수 프로그래머(사진 왼쪽부터)가 기자회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2.3.31/© 뉴스1

행사 규모가 정상화되면서 올해 영화제는 56개국에서 영화 217편을 초청했다. 해외 작품이 123편, 국내 작품이 94편이다.이 중 월드 프리미어는 61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편, 아시안 프리미어 63편, 코리안 프리미어 47편이다. 온라인으로는 112편이 상영된다.

올해 영화제 개·폐막작은 모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해외 영화로 선정됐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올해 개막작은 코고나다 감독의 영화 '애프터 양'(미국)이다. 코로나다 감독은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파친코'를 연출한 한국계 감독이다.

미래에 살고 있는 가족과 그들이 구입한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담은 SF 영화다.

폐막작은 에리크 그라벨 감독의 '풀타임'(프랑스)이다. 파리 교외에 사는 여성이 출산 후 경력 단절로 인해 고된 삶을 살아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개·폐막작 뿐만아니라 올해 영화제는 가족과 사랑, 여성과 같은 주제로 시선이 옮겨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전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전진수 프로그래머(사진 위)와 문석 프로그래머(사진 아래)가 기자회견장에서 영화제를 소개하고 있다.2022.3.31/© 뉴스1

문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주제는 가족이었다"면서 "팬데믹 장기화로 한동안 바깥 세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시선들이 가족이나 사랑 같은 내적인 세계로 향한 듯 보인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국제경쟁 부문에서 유독 여성 캐릭터가 많았다"면서 "또 한국경쟁에서도 선정작 9편 중 7편이 여성 감독의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제가 준비한 특별전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특별전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과 '충무로 전설의 명가 태흥영화사' 등이다.

아울러 '돼지의 왕'과 '부산행', '지옥'의 흥행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연상호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본인이 추천하는 영화를 관객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밖에도 올해 영화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공연과, 자전거 무료 대여, 골목·야외 상영 등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직위는 전주 에코시티 세병공원과 혁신도시 엽순공원에서 야외 상영을, 영화의 거리와 동문예술거리, 남부시장 하늘정원에서 골목상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집중하고, 전주 돔은 반드시 지어서 주요 행사를 치러낼 것"이라며 "방역 우려의 시선도 있겠지만, 충분히 준비하고 있는만큼 어떤 상황이 생겨도 입체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28일부터 5월7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letswi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