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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속도로'에 휴게시설 논란…평화로 '시끌시끌' 왜?

평화로 일부 구간에 휴게시설 진출입로 안전·특혜 논란
제주도, 주민 반발 거세자 교통 현황 용역 의뢰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22-03-31 16:51 송고
제주시 평화로 유수암 마을 인근에 짓는 휴게음식점 공사장 전경(제주도 제공)© 뉴스1
제주시 평화로 유수암 마을 인근에 짓는 휴게음식점 공사장 전경(제주도 제공)© 뉴스1
관광객들이 제주를 여행하면서 높은 확률로 이동하는 도로가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잇는 평화로(29㎞)다.

도내에서는 드물게 양 방향으로 쭉 뻗어 고속도로와 가장 유사한 형태로 제주에서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도로다.
과거 서부산업도로, 서부관광도로 등으로 불리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평화로로 명칭이 바뀌었다.

최근 이 평화로가 평화롭지가 않다.

일부 구간에 휴게시설을 짓는 계획이 추진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31일 제주시에 따르면 한 민간사업자가 평화로에서 애월읍 유수암리로 진입하는 구간에 총 9442㎡ 부지, 연면적 1373.88㎡ 규모로 휴게음식점을 지을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도로 연결허가, 6월3일에는 건축허가를 받아 현재 공사 중이며 2023년 12월31일 준공 예정이다.

이 휴게음식점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안전문제다.

제주의 고속도로라 불릴만큼 차들이 80km 속도로 달리고 통행량까지 많아 진입로 구간에서 사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상이 나쁜날에는 안개가 심해 차량이 지체될 경우 대형 사고 가능성도 우려된다.

고승암 유수암상동 동장은 "마을에만 3000여가구의 주민들과 방문객이 왕래하는데 휴게시설 이용객 차량과 엉켜 사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고승암 유수암상 동장이 31일 오후 유수암 경로당에서 열린 평화로 휴게음식점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뉴스1
고승암 유수암상 동장이 31일 오후 유수암 경로당에서 열린 평화로 휴게음식점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뉴스1
또다른 하나는 특혜 시비다.

제주도는 2017년 9월 제주소방안전본부가 평화로에 짓겠다고 요청한 안전체험관 진입로 허가를 불허했다.

평화로와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진입로를 설치하면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교통사고 발생 우려도 크다는 이유다.

그런데 4년 뒤에는 비슷한 진입로를 허가한 것이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평화로의 경우 현재까지 평화로와 직접 연결되는 민간시설에 진출입하는 도로사용을 내준 적이 없다는 점에서 특혜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제주도는 이날 마을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교통 흐름을 분석해 사업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도는 대한교통학회에 '평화로 진입로 설치에 따른 교통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용역을 대한교통학회에 의뢰해 5월말쯤 결과가 나온다.

도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업자측에 공사 중지 요청을 했지만 강제성은 없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보완 요청을 하든지, 사업자측과 협의해서 최고의 안이 도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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