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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독자 개발의 군사적 함의

정찰위성 자력 발사 목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활용 가능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2-03-31 06:05 송고
30일 충남 태안 소재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가 진행되고 있다.(국방부 제공)© 뉴스1
30일 충남 태안 소재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가 진행되고 있다.(국방부 제공)© 뉴스1

우리 군이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다수의 소형 군사 정찰위성을 우리 군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추후 중·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군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충남 태안 소재 종합시험장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성능 검증을 위한 첫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이번 시험발사에선 우주발사체의 필수기술인 대형 고체연료 추진 기관(로켓엔진)과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등이 검증됐다.

고체연료 추진 발사체는 액체연료 추진방식과 비교했을 때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소형 인공위성이나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적합하다.

ADD 또한 오는 2024년까지 소형 위성 발사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은 초소형 정찰위성 여러 대를 고도 수백㎞ 상공에 띄워 대북경계·감시에 활용하겠단 계획도 갖고 있다.
게다가 고체연료 추진방식을 적용한 발사체는 액체연료 방식과 달리 연료 보관·주입과 발사과정에서 시간적·물리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군사적 효용성을 갖는다. 위성발사용 우주로켓에 위성체 대신 탄두를 실으면 곧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되기 때문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북한의 이른바 '위성 개발'이 ICBM 기술 고도화를 위한 것이란 의심을 받아온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며 실시한 일련의 발사체(탄도미사일) 발사 또한 신형 ICBM '화성-17형' 개발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실 순수 정찰위성용 발사체는 (로켓엔진의 추진력을 미세하고 조절할 수 있는) 액체연료 방식이 유리하다"며 "고체연료 방식은 (미사일 등) 군사적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양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굳이 ICBM을 가질 이유는 없겠지만,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날 고체연료 발사체 시험발사 성공에 대해 "최근 북한이 모라토리엄(유예)을 스스로 파기하고 ICBM을 발사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에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의미 부여했다.

그간 액체연료 추진방식의 ICBM만 개발해온 북한은 최근 고체연료 방식의 ICBM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로부턴 군 당국의 이번 고체연료 발사체 시험 성공이 현재로선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시험은 초기단계로서 당장 활용할 수 없는데다, 우리에겐 중·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의 실익이 거의 없단 이유에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군 당국의 이번 고체연료 발사체 시험발사 성공 발표에 대해 "불필요한 홍보로도 보인다"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이미 액체연료형 '누리'호를 개발한 상황에서 국책연구소끼리 경쟁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지적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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