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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웹툰]② '웹툰에 진심'…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생태계 구축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웹툰' 알리며 작가 육성
"글로벌 생태계 구축하는 건 네이버니까 할 수 있는 일"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2022-04-04 06:45 송고
편집자주 '코리안 웹툰'의 기세가 심상찮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또래 문화로만 치부되던 '만화'가 플랫폼 기술을 만나 전세계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섰다. 'K-웹툰'은 어떻게 전세계를 사로잡게 됐을까.
25일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는 차하나 네이버웹툰 유라시아 사업리더(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25일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는 차하나 네이버웹툰 유라시아 사업리더(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목표는 웹툰 생태계 구축입니다. 현지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현지 창작자를 육성해 더 다양한 웹툰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25일 성남시 판교에서 만난 차하나 네이버웹툰 유라시아 사업리더는 다양한 글로벌 전략 중에서도 '웹툰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그가 설명한 전략은 단순히 국내 작품을 번역해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네이버웹툰이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지역에서 웹툰 문화가 스스로 성장하고 선순환을 낼 수 있도록 뿌리를 내리는 작업이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문화가 전무했던 2014년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며 생태계 구축에 힘써왔다. 올해로 진출 8년째를 맞는 동남아시아의 웹툰 산업은 그 사이 빠르게 성장해 현지 작가의 작품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등 성숙기에 들어섰다.

글로벌 진출 초기부터 웹툰 산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선 지금까지, 네이버웹툰이 현지 웹툰 생태계 구축에 힘써 온 이야기를 차하나 리더로부터 들어봤다.
◇'웹툰' 개념 알리며 작가 육성에 나서다

"처음에는 무작정 예비 창작자들이 있을 만한 대학교 같은 곳을 찾아다녔죠. 그곳에서 웹툰이 무엇인지, 웹툰 작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직접 설명하고 다녔어요."

차 리더는 2014년 태국 진출 당시를 회상했다. 웹툰이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동남아시아는 웹툰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출판 시장 자체도 작았던 탓에 콘텐츠 생태계도 빈약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네이버웹툰은 현지에서 웹툰 작가를 키우기 위해 트레이닝캠프를 열었다. 국내에 있는 웹툰 작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며 '웹툰'이라는 문화를 동남아시아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초기 대부분의 현지 작가들은 네이버웹툰의 트레이닝 세션을 거쳐갔다.

당시 뿌린 웹툰 생태계의 씨앗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은 일반인들이 작품을 업로드하고 추천을 통해 정식 작가로 데뷔하는 '캔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작품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차 리더의 설명이다.

"캔버스에 지원하는 일반인들이 많아지고 있고 더욱 고무적인 것은 퀄리티도 같이 높아지고 있어요. 이제는 글로벌 어디에 납품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2018년 11월10일부터 11일까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네이버웹툰 '웹투니스트 데이'(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뉴스1
2018년 11월10일부터 11일까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네이버웹툰 '웹투니스트 데이'(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뉴스1

◇국내 작품 수출하며 웹툰 생태계 마련

현지에서 진행하는 작가 육성과 함께 웹툰 생태계를 구축하는 또 다른 축은 국내 혹은 글로벌에서 검증된 작품을 서비스하는 방법이다.

매달 편집 회의를 통해 해외에 서비스할 작품을 고르는데 정식 연재작이 아닌 투고 작품 중에서도 현지화 가능성을 살핀다. 2017년 국내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먼저 선보였던 진원 작가의 '체인지'가 이에 해당한다.

현지 이용자들의 감수성을 고려한 번역도 중요하다. 실제로 불교의 영향력이 높은 태국에서는 불상이 폭발하는 장면의 웹툰을 선보일 수 없어 적절하게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이처럼 '현지 작가 육성'과 '국내 작품 수출'이라는 전략에 대해 차 리더는 "단순히 한국에서 잘 된 작품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현지에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집중했었고 그 두 개가 함께 잘 되면서 현지에서 웹툰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웹툰을 사업이 아닌 산업으로 만들고 싶다"

차 리더는 동남아시아 웹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창작자가 없던 곳에서 작가를 발굴하고, 웹툰을 알리고, MZ세대 문화의 일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내리는 판단이다.

웹툰 IP 활용의 필수 코스인 영상화도 이뤄졌다. 지금까지 3~4개의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작 환경이 녹록지 않았음에도 다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결국 네이버웹툰이 긴 시간 공들인 동남아시아 시장에 웹툰 생태계가 구축된 모습이다. 관건은 현재 구축된 웹툰 생태계 모델을 유지하고 선순환 구조를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차 리더는 "우수한 작품을 선보이고 현지에서 콘텐츠를 개발해 산업을 확장시키는 건 네이버웹툰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웹툰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서 튼튼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유럽에서도 뿌리 내릴 네이버웹툰의 생태계

동남아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생태계 구축 전략은 유럽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유럽총괄법인 '웹툰 EU'(가칭) 설립 계획을 밝힌 네이버웹툰은 이전과 같은 기조로 생태계 구축 전략을 꾸릴 전망이다.

이미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서 이용자 확대와 더불어 창작자와의 접점을 더 늘리고 현지 출판사들과의 협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럽 계획과 함께 네이버웹툰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차 리더는 "올해 시장의 성숙도가 확보된 태국과 인도네시아 지역의 작품들을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게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 같은 경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독일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올해는 더 많은 유럽 작가들이 네이버웹툰을 통해 연재할 수 있는 추수의 계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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