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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 눈치라도 보는데, 인도는 대놓고 러시아 지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2-03-17 14:52 송고 | 2022-03-17 19:43 최종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중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위기에 빠진 러시아에 대한 특단의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인도는 미국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루피-루블 결제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놓고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16일 국제결제시스템(스위프트)에서 축출된 러시아와 무역거래를 계속하기 위해 루피-루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중국은 아직까지 러시아를 도울 특단의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대중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인도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4일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위기의 당사자가 아니며 제재가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를 각오하면서까지 러시아를 돕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에 비해 인도는 미국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인도를 적극 돕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루피-루블 결제 시스템 추진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러시아와 루피-루블 무역 협정에 대한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는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를 싼 가격으로 들여오기로 합의했고, 이 거래를 국제결제시스템이 아닌 루피-루블 지불 시스템을 통해 결제하기를 원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있는 인도 비즈니스 연합의 새미 코트와니 회장은 "나는 스베르뱅크에 루블을 줄 수 있고, 러시아인들은 인도은행에 루피를 줄 수 있다"며 이 같은 조치를 환영했다.

서방이 잇달아 대러 제재를 감행하고 있음에도 인도는 오히려 러시아를 돕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인도는 전통의 우방이며, 인도는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에 기권했을 정도다.

인도의 주적은 지금도 히말라야에서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편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인도가 루피-루블 교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도 중앙은행은 1970년부터 1992년까지 루피-루블 교환 제도를 운영했었다.

코트와니 회장은 "유럽인들이 문을 닫으면 누군가는 문을 열어야 한다"며 "서방의 대러 제재는 러시아에 진출한 인도인들에게 큰 기회"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인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와 맞서고 있지만 미국의 주적은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다. 미국은 그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에 끌어들이는 등 인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서방의 대러 제재 행렬에서 이탈하는 인도가 내심 불쾌할 터다. 그러나 더 큰 적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인도의 일탈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인도의 ‘마이 웨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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