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씨(중간)의 외교부 장관 표창 시상을 위해 네덜란드 KLM 항공사 최고경영자 피터 엘버스(좌)와 정연두 대사가 함께 축하하고 있다. 사진은 주네덜란드대사관 제공. |
지난 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서는 네덜란드 KLM 항공사에서 30년간 근무한 한국인 직원에 대한 외교부 장관 표창 수여식이 개최되었다.
이날 주인공은 대한민국 국적의 이미영 씨. KLM 본사가 소재한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에서 암스테르담-인천 직항노선에 탑승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마주쳤을 출발 탑승 게이트의 지상직 승무원이다. 이 씨는 근무 기간인 약 30년간 우리 국적의 승객뿐만 아니라 네덜란드를 포함한 전 유럽인이 한국으로 가는 관문에서 만나는 첫 한국 사람이었다.
“88 서울 올림픽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을 타고 한국 승객 증가로 인해 1993년 네덜란드 항공사에서 통역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해서 어느덧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라며 밝게 웃는 이 씨는 사실 교민사회와 KLM에선 '민간 외교관'으로 통한다.
30년 전 한국이라는 나라는 유럽에선 낯선 나라였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가 나라를 대표한다고 생각했다는 이 씨. 우리 국민과 관련된 일이라면 두 손을 걷고 도왔을 뿐 아니라, VIP 일등석 손님인 대기업 총수에서 행려병자까지, 심지어 환자들이 안전하게 고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공항에서 각종 사건·사고를 도맡는 해결 반장으로도 유명하다.
◇외교부, 장관 표창 시상…"양국 잇는 헌신적 서비스"이날 표창장 전달을 위해 참석한 주 네덜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정연두 대사는 이 씨가 한국과 네덜란드 노선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을 위해 봉사하며, 대사관과 함께 공항 내 발생하는 사건사고 해결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표창장 및 포상품을 전달하였다.
특히 정 대사는 이 씨를 포함, KLM 내 한국인 직원이 한-네덜란드 간 원활한 인적교류를 가능케 하는 숨은 조력자들이라고 평가하고, 코로나19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급작스러운 항공 노선 취소·변경 등으로 혼란을 겪는 한국인 승객들을 위해 노력해 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
피터 엘버스(Peter Elbers) KLM 최고경영자는 "표창장 수상은 이 씨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나, 한-네덜란드 간 인적교류 활성화에 기여해온 KLM을 대표해서 수상했다는 의미에서 CEO로서도 수상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였다.
엘버스 대표는 이 씨와 거의 같은 시기에 입사하여 KLM의 일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이 씨의 겸손하고 헌신적인 태도를 잘 알고 있다면서, 타 사원들에게도 귀감이 되어 왔음을 높이 평가하였다. 더불어 한국은 KLM에도 매우 특별한 취항지로서,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대사관과 긴밀한 협조 하에서 암스테르담-인천 직항노선을 중단 없이 유지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퇴를 남겨 둔 시점…"큰 상에 인생의 전환점"
“이제는 한국이 정말 많이 알려지고 네덜란드 직원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비행이 한국행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바뀌었지요.”
이 씨는 이제 은퇴를 1년 정도 남겨두고 있다.
한국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지난 3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꾸준히 한 항공사에 근무하며 양국 간의 경제·인적 교류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껴왔다는 소회를 밝혔다.
당연히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해야 할 일들을 했을 뿐인데, 대한민국 외교장관 표창을 받게 되어 본인으로서도 매우 뜻깊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 같다고 개인적 소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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