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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흥행 보증수표 떠오른 웹툰 열풍…'게임'으로 확산된다

최근 웹툰 IP 활용한 게임 개발 계획 이어져
웹툰의 게임화는 영상과 달리 흥행 쉽지 않다는 지적도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2022-03-07 06:30 송고
넷마블이 제작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 게임(유튜브 채널 '넷마블TV' 갈무리)© 뉴스1

스토리 콘텐츠의 원천인 웹툰이 게임과 손을 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영상 작품들의 성공이 이어지면서 또 다른 콘텐츠 산업인 게임으로까지 협업 시도가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구글·네이버웹툰·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해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게임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돕는 '글로벌 웹툰 게임스'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지난달 23일 체결했다.
세 회사는 네이버웹툰의 △노블레스 △돼지 우리 △레사 △마음의 소리 △사신소년 △스피릿핑거스 △오늘도 사랑스럽개 △외모지상주의 등 총 8개 작품의 IP를 활용해 글로벌 게임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넷마블도 전략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작 20개를 발표하면서 웹소설·웹툰 원작의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을 활용한 액션 RPG 게임을 공개했다. 나혼렙은 지난해 10월 기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2억회를 기록한 흥행작이다.

◇검증된 작품성으로 초기 이용자 확보 유리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 제작이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네이버웹툰의 '유미의 세포들' IP를 활용한 리듬 게임이 서비스 된 적 있으며 현재는 '유미의 세포들 더 퍼즐'이라는 모바일 게임이 운영 중이다. 네이버웹툰 대표 히트작인 '갓 오브 하이스쿨'도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돼 서비스 되고 있다.

이처럼 게임 개발사들이 웹툰 IP를 활용하는 이유는 초기 이용자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 있다. 성공한 웹툰 IP를 활용해서 게임을 만들수록 원작 구독자들이 게임으로 유입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일수록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웹툰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하고 있는 콘텐츠 IP이기 때문에 게임 개발사들이 웹툰을 많이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유미의 세포들 더 퍼즐'(공식 트레일러 유튜브 영상 갈무리)© 뉴스1

◇목적성 다른 웹툰과 게임…"흥행 보증수표는 아냐"

하지만 웹툰의 영상화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웹툰을 원작으로하는 게임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웹툰 원작 게임들은 캐릭터를 비롯해 전체적인 콘셉트에서 웹툰 IP를 활용했다는 인상을 줄 뿐 이를 제외하면 웹툰 원작 게임만의 특별함을 찾기 어렵다.

관계자들은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웹툰의 영상화'와 달리 이용자의 '플레이'가 중심이 되는 게임에서는 웹툰 IP의 활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서범강 웹툰산업협회 회장은 "똑같은 스토리 IP를 활용하더라도 웹툰과 게임은 목적성이 다르다"며 "원작 웹툰은 연속적인 서사 구조로 몰입감을 구현하는 반면 게임은 플레이 중간에 극적인 요소로 웹툰 IP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야기 연결 구조가 다르다"고 말했다.

웹툰을 활용한 영화나 드라마는 원작 IP와 비슷하게 '스토리'라는 큰 줄기로 콘텐츠가 진행되지만 게임의 경우에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플레이'에 방점이 찍혀있어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웹툰 IP의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게임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며 "원작이 갖고 있는 장르와 게임 장르를 잘 조율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구글플레이-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맺은 '글로벌 웹툰 게임스' 프로젝트 양해각서(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네이버웹툰-구글플레이-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맺은 '글로벌 웹툰 게임스' 프로젝트 양해각서(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웹툰과 게임 산업의 융합으로 시너지 노린다

그럼에도 웹툰과 게임이 뭉치면 콘텐츠 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내 웹툰과 게임의 영향력이 세계에서 점점 커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웹툰 게임스' 프로젝트 MOU 당시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파트너십 부사장은 "네이버웹툰 IP를 원작으로 한 K-드라마들이 전 세계를 매료시킨 것처럼, 한국 창작자 생태계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이 게임을 만나 글로벌 히트 콘텐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두 산업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웹툰 산업 정책 토론회'에서는 게임 제작 시 필요한 시나리오 작업이나 디자인 부분에서 웹툰 산업이 게임 산업과 협업을 해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서 회장 역시 "아무리 웹툰 작품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게임으로 구현하기 좋은 장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장르가 있다"면서도 "게임 기획 단계부터 게임 산업과 웹툰 산업이 협업해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마련해 협업한다면 분명히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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