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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닥터' 김범 "내 안의 밝음을 다시 찾아준 작품" [N인터뷰](종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2-24 17:52 송고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이 '고스트 닥터'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김범은 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tvN 드라마 '고스트 닥터'에서 느낀 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김범은 '고스트 닥터'에서 흉부외과 레지던트 고승탁 역할로 열연했다. 그는 정지훈과 코믹 케미를 완성한 것은 물론, 빙의 상태를 오가는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며 판타지물의 설득력을 높였다. 또 작품의 한 축인 고승탁의 성장사를 그리며 작품의을 풍성하게 채웠다.

김범은 2006년 데뷔해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드라마 '꽃보다 남자' '에덴의 동쪽' '빠담빠담' '그겨울 바람이 분다' '불의 여신 정이'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신뢰를 받았다. 군 전역 후 '구미호뎐' '로스쿨' '고스트 닥터'까지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작 '로스쿨'에서 사법고시 합격한 로스쿨생이었는데 이번에는 의사다. 용어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둘 다 너무 어려웠고 지금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려웠다. '로스쿨' 법률 용어나 한문 위주의 용어가 많았다. '고스트 닥터' 의학용어는 영어가 많았다는 차이가 있다. 공통점이라면 내가 100% 이해하지 못하고 대사를 한 점이다. 둘 다 어려워서 그 용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초반의 고승탁은 의사로서 사명감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모습인데,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철이 없고 의사로서 사명감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가 이해한 것은 승탁이는 누구보다 철이 빨리 들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의사의 사명감도 있다. 그런데 상황 때문에 자신의 가면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했다. 철없는 가면이었다. 극이 진행되면서 승탁이의 아픔과 비밀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승탁이 가진 가면을 잘 보여주려고 했다. 보시는 분들도 진행될수록 이해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

-고승탁과 닮은 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요새 유행하는 MBTI로 생각해봤는데 승탁이는 'E'(외향적) 이고 저는 완벽하게 'I'(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릴 때 철이 빨리 들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 점은 닮았다고 느꼈다. 책임감이나 가족에 대한 사랑은 (승탁과) 비슷했던 것 같다. 표현하는 입장에서 나는 말을 아끼는 성향이라면 승탁이는 오버액팅해서 표현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떤 매력을 느꼈나 .

▶'고스트닥터' 승탁이를 만났을 때 생각해보면 굉장히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서구적이고 판타지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드라마 안에서 굉장히 만화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가볍고 밝고 반짝이는 캐릭터를 표현해보고 싶어서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작진도 주변에서도 믿어주셔서 감사하게 합류할 수 있었다.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빙의 연기를 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어릴 때 본 예능에서 '뿅'하면 없어지고 '뿅' 나타나는 걸 실제로 찍은 거다. 처음에는 민망하고 스태프들이 비웃는 것 같았다. (웃음) 내가 진지함을 놓치면 삼류 코미디가 되기 때문에 '이건 이럴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빙의가 되는 건 스스로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다.

-빙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지훈 배우의 행동이나 말투를 많이 관찰했을 텐데.

▶초반에 한 두 달 정도는 지훈이 형을 촬영이 없을 때에도 계속 지켜봤다.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라면 외형적인 부분 예를 들면 걸음걸이, 말투, 제스처들을 보면서 혼자 몰래 메모를 했다. 의사 가운을 입으면 승탁이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구부정한 자세다. 손이 닿는 것에 예민한 캐릭터라고 설정했다. 영민의 모습은 가운을 제치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는 차이가 있었다. 걸음걸이라면 승탁이는 디즈니 만화 캐릭터를 따라했고, 영민이는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정지훈과의 케미스트리는 어땠나.

▶승탁은 둘이서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걸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영민이 빙의했을 때 유이씨가 맡은 장세진을 대할 때 태도는 (정지훈) 형이 더 잘 생각하실 것 같아서 많이 물어봤고, 내가 해야 하는 대사를 형에게 읽어 달라고 해서 그 톤과 호흡을 참고했다. 같이 만드는 작업이 재미있었다. 코미디를 너무 잘하는 배우셔서 저도 많이 배웠고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고스트닥터'는 4~6% 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청률에 일희일비 하지는 않는다. 너무 좋은 사실이고 지표이지만 더 와닿은 것은 지나가면서 만난 분들이 '고스트 닥터 앞으로 어떻게 돼요?' 이렇게 물어봐주시는 게 더 와닿았다. 어린 친구들도 편하게 다가와서 말을 거는 걸 보고 '오랜만이다' '다행이다' '기분이 좋다'라고 생각했다. 나도 코미디를 오랜만에 했는데 보시는 분들도 편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매력이 있지 않았나 싶다.

-시청자 반응을 어떻게 확인했나.

▶SNS나 커뮤니티 반응도 재미있게 보고 신이 나서 봤다. 혼자 캐릭터를 분석하거나 연구했던 걸 꿰뚫어 보는 분들을 보면 '우와' 하게 되더라. 내 걸음걸이가 디즈니 캐릭터를 따라했는데 그걸 사진과 붙여서 비교한 것도 있더라. 승탁과 승탁 고스트버전의 다른 점을 봐주신 분들은 정말 감사하고 신기하더라.

-손나은 배우와 러브라인 호흡은 어땠나. 촬영장 분위기도 궁금하다.

▶나은이와 촬영은 재미있었다. MBTI 신봉자는 아니지만, MBTI로 보면 나은이도 나도 INTJ로 똑같다. (손나은이) 굉장히 생각이 많고 그에 비해서 표현을 아끼는 편이더라. 나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공감대 형성이 됐다. 두 캐릭터가 마침표 느낌으로 끝난 건 아니어서 이후의 승탁 수정 이야기가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극중 장르 특성상  짧은 러브라인이 아쉽지는 않았나.

▶온전한 멜로 연기를 한 지 오래 됐다. 내가 개인적으로 피하는 건 아니다.  수정과 승탁 캐릭터는 어릴 때부터 서로의 비밀을 알고 있고 승탁이에게 있어서 수정이는 내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이어서 을의 입장이었을 거 같다. 가면 속의 내 얼굴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러브라인이 없다는 아쉬움보다, 이 설정이 더 표현됐으면 좋았겠다 정도로 생각한다. 이번에도 (분량은) 적절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코믹 연기를 했는데 자신감이 생겼나. 앞으로 또 할 계획이 있는지.  

▶어떻게 보면 만화같은 연기를 오랜만에 해서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 자신감까지는 아니고 내가 가진 밝은 부분들 , 우스꽝스러운 부분을 좋아해주신 것 같아서 또 다른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이킥' 역주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하이킥 다큐멘터리에 김범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

▶하이킥 다큐멘터리는 나도 너무 아쉬웠다. '고스트닥터'를 계속 촬영하느라 도저히 시간이 안 나더라. 아직 나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정일우가 연락을 해줬고 (다른 출연자들도) 저를 보고 싶어한다고 전해주시고 저 역시 그래서 너무 같이 하고 싶었는데 (출연이 안돼서) 아쉽다. '하이킥'은 저도 유튜브나 다른 채널로 재미있게 보고 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배우 김범 / 킹콩by스타쉽 제공 © 뉴스1

-작품을 할 때마다 기대가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다. 요즘의 고민이고 어떻게 해답을 찾고 있나.

▶나도 활동하면서 즐겁게 촬영하기도 하지만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작품에 대한 고민, 부담감, 책임감은 누구나 다 느끼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하는 고민은 작품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다. '스트레스 받으면 어떻게 푸냐'라는 질문을 예전 인터뷰에서 받았는데 아직도 대답을 고민 중이다.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할지 몰라서 노력 중이다.

-'고스트 닥터'는 어떤 작품인가.

▶승탁을 연기하는 시간 동안 제 안의 동적인 부분들 밝은 부분들, 제 웃음이나 이런 것들을 찾아준,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평소에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닌데 항상 차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승탁을 연기하며 장난이 지나친 사람도 되고 '항상 웃는다' 소리를 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들으며 좋았고 나도 이런 면이 있구나 다시 생각하게 됐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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