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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 척척 만드는 中올림픽 로봇에 "입이 쩍"…개인정보 우려는 "찜찜해"

코로나 확산에 사람 간 접촉 막고자 여러 'IT 기술' 활용
건강관리 앱·스마트 베드 통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2022-02-08 08:53 송고 | 2022-02-08 09:06 최종수정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4일 앞둔 31일 베이징 메인 미디어 센터(Main Media Centre) 식당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고 있다. 2022.1.3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4일 앞둔 31일 베이징 메인 미디어 센터(Main Media Centre) 식당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고 있다. 2022.1.3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 4일 개막한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양한 로봇을 선보여 '첨단 IT기술 경연장'이라는 호평을 받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기술은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 선수들의 민감한 사생활과 신체정보를 유출해 악용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고자 최신 IT 기술을 경기장 안팎에 선보였다. 중국 과기일보·AP 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봇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디지털 위안화가 대표적인 첨단기술 활용사례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은 '로봇 올림픽'…'성화 봉송' 로봇에 서빙, 요리까지 척척 

로봇은 △경기장 순찰 △방역안내 △분리수거 △성화 봉송 △서빙·요리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특히 '성화 봉송' 로봇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 나타난 것으로 물에 빠져도 불꽃이 꺼지지 않은 기술로 찬사를 받았다고 중국 중앙TV(CC)TV는 전했다. 로봇끼리 물 안에서 성화봉의 끝을 맞대는 기술을 활용해 불꽃이 물 안에서도 살아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림픽 전세계 기자들이 모인 메인 미디어센터(MMC) 식당에는 로봇이 직접 음식과 술을 만들고 하늘을 날아 '서빙'까지 맡아 화제가 됐다. 여기에서는 단 2명의 요리사만 근무하며, 로봇은 볶음밥과 토마토 달걀 볶음(토달볶) 등 여러 음식을 만들고 배달도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로봇은 중국 유명 요리사에게 한 달간 전수받은 레시피를 컴퓨터를 통해 학습하고 요리를 했다. 요리 로봇은 1분30초 만에 원하는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빙 로봇은 공중 서빙 레일을 타고 주문한 사람의 테이블에 요리를 전달했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인 '마이 2022' (마이 2022 화면 캡처)© 뉴스1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인 '마이 2022' (마이 2022 화면 캡처)© 뉴스1

◇건강관리 앱·스마트 베드 통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

이같은 첨단기술은 중국을 'IT 강국'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지만, '마이 2022' 애플리케이션(앱)과 숙소 내 '스마트 베드'는 다른 나라의 선수들의 신체정보를 유출해 보안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기관 시티즌랩은 보고서를 통해 '마이 2020' 앱이 중국 당국과 해커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인 화웨이에게 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앱은 선수단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휴대전화 프로그램으로, 경기장이나 숙소를 들어갈 때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이 앱은 개인의 위치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시티즌 랩은 앱 내부 채팅 기능을 통해 지정한 상대와 주고받은 대화기록도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천안문 △티베트 △신장 위구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가 앱 내부에서 입력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선수들을 감시하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루지 대표팀 선수 서머 브린처가 올린 '스마트 베드' 체험 영상 (서머 브린처 틱톡 캡처)© 뉴스1

선수단 숙소에 있는 '스마트 베드'도 충분히 선수들의 사생활 침해할 우려가 있다. 중국 매체 '차이나 매터'에 따르면 스마트 베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리모컨과 IoT 센서를 통해 선수들의 맥박이나 호흡, 건강 상태를 확인해 가장 편안한 숙면자세를 맞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미국 루지 대표팀 선수인 서머 브릿처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직접 침대에 누워 "(침대가 스스로) 눕는 각도를 조절한다"며 극찬한 바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체형을 분석해 코치진에게 자동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에 사생활 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강정보 관리 앱과 스마트 침대뿐만 아니라 디지털 위안화 사용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4일 중국 관영매체인 양광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동계올림픽 현장의 모든 매장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도록 결정했다.

지금까지 중국 국민만 실명인증을 걸쳐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가 가능했는데, 외국인도 중국 휴대전화 번호만 개설하면 전자지갑을 만들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 또한 결제 편리성 측면에선 발전했다는 측면에선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고, 앱 또는 카드·손목 밴드로 디지털 전자지갑을 이용하다는 점에서 정보가 충분히 유출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같은 보안 우려에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고 암호통신장치인 가상사설망(VPN) 사용을 권고한다. VPN을 쓰면 정보가 암호화돼 선수들의 민감한 사생활이 유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이다.

유명 IT보안기업인 로그리듬(LogRythm)의 수석 보안 관리자인 제임스 카더는 지난 1일 IT 전문매체 '테크 리퍼블릭'에서 "중국을 방문할 때는 기업용 노트북과 개인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않길 바란다"며 "꼭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일명 '대포폰'을 쓰는 게 더 안전하다"고 했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포인트(SailPoint) 제품관리 부사장 벤 코디 "선수단을 비롯한 모든 올림픽 관계자는 꼭 필요한 때만 블루투스로 접속해야 한다"며 "와이파이나 셀룰러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무조건 VPN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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