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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탈당 압박" 폭로에 더 꼬인 불심 달래기…與 '당혹''부글'

'봉이 김선달' 발언 논란 鄭 "이핵관이 탈당 권유…탈당 안한다"
당내 "鄭 사과에 진정성 없어 보일까 우려"…'이핵관' 발언 놓고도 "실언했다" 비판 나와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22-01-19 17:44 송고 | 2022-01-19 17:46 최종수정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참회정진법회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참회와 성찰의 1080배를 올리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참회정진법회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참회와 성찰의 1080배를 올리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분노한 불심을 잡기 위해 몇달째 동분서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정 의원의 '당내 탈당 압박' 폭로에 당황하고 있다.  

사찰 문턱이 닳을 정도로 당력을 집중해 사태 수습에 다가서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핵관'이 찾아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게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돌발 발언을 했다. '이핵관'은 이재명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뜻하는 말이다. 

그는 "저는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은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며 "아프고 슬프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라고 말하면서 특히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당과 불교계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자 정 의원과 민주당은 여러 차례 사과와 함께 불교계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불교계는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정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7일 윤호중 원내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의원 30여명이 조계사를 찾아 사과의 108배까지 나서면서 불심 진화에 나섰다. 

불교계가 현 정부의 불교 차별을 반대한다면서 오는 21일 전국승려대회까지 열기로 하자 지도부가 더욱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행동에 나선 셈인데, 정 의원의 돌발 발언으로 이런 노력이 빛이 바래게 됐다. 

당내 사정을 잘 아는 한 의원은 "탈당을 안시키려고 우리가 그렇게 노력을 했고 잘 봉합이 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108배를 하러 간 것도 탈당을 시키지 않으려고 그 애를 쓴 것"이라며 정 의원의 돌발 폭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 후보의 측근이 정 의원에게 탈당을 얘기했더라도 이는 이 후보의 뜻이 아닌 개인적인 판단이었을 것으로 봤다.

이 후보 핵심 측근 의원도 "탈당카드는 없었고 봉합의 실마리가 잡히던 상황이었는데 그런 발언을 해서 우려된다"며 "불교계에서 정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나기 앞서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나기 앞서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 의원의 돌발 발언으로 문제가 더 꼬일 우려가 커지자 당내에선 정 의원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았지만 극도의 혼전을 벌이는 중대한 국면이기도 하다.

특히 정 의원이 '이핵관'을 언급한 것은 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관'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한 윤 후보 측근들과 거칠게 충돌하면서 '문고리'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게 됐다. 한 의원은 "정 의원이 '이핵관'이라는 실언을 해버려 안타깝다"고 했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윤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 후보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이핵관 발언 진위'를 묻는 질문'에 "정 의원한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 바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 경과를 제가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선대위 관계자도 "해프닝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며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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