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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긴축은 시간과의 싸움…"정책 신뢰 위기 직면"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2-01-07 09:28 송고 | 2022-01-08 06:13 최종수정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워싱턴본부 © AFP=뉴스1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워싱턴본부 © AFP=뉴스1

미국에서 물가가 불편한 정도로 높은 수준에서 끈질지게 이어지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가장 거대한 비둘기마저 매로 변해 버렸다.

통화 정책을 설명할 때 비둘기(dove)는 유동성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완화(금리인하), 매(hawk)는 유동성을 바싹 옥죄는 긴축(금리인상)을 상징한다.
그리고 올해 연준의 긴축은 선택이 아니라 시간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긴축을 할지 말지가 아니라 언제, 얼마나 빨리 단행할지가 관건이다.

◇인내할 시간 없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6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빠르면 오는 3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은 더 공격적 조치를 취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그는 밝혔다.
매파적 불라드 총재와 대척점에 서 있던 가장 비둘기적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까지 같은 날 다른 행사에서 올해 금리 인상전망을 공유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준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이번주 초 연설에서 올해 2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가 2024년까지 제로(0) 금리 동결이라는 오랜 전망을 걷어 들인 것이다.

연준은 긴축을 당연 과제로 받아 들였고 이제는 시간 문제로 넘어갔다. 연준 위원들은 이제 크게 두 가지 그룹으로 나뉜다고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빌 넬슨 은행정책협회 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말했다.

첫번째는 긴축을 원하는 그룹이고 두번째는 조기 긴축을 원하는 그룹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직은 대부분 위원들이 첫번째 그룹에 속하지만, 두번째 그룹으로 더 많은 위원들이 이동할 위험이 있다고 넬스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불과 몇 개월 전 상황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지난 가을만 해도 연준은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첫번째는 조기 긴축, 두번째는 긴축, 세번째는 최소 1년간 제로금리 동결이었다.

하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 2%의 2배 넘게 치솟았고 결국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진단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 인내를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조기 긴축의 일환으로 8조달러로 불어난 연준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까지 논의했다.

◇"연준 신뢰 최대 위기…인플레이션=역진세"

불라드 총재는 자신은 물론 동료 위원들도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광범위한지에 놀랐다고 실토하며 물가를 잡기 위해 더 공격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늦는 것보다 빠른 게 낫다는 말이 합리적"이라며 "현재 데이터에 기반해 보면 3월 금리인상이 확실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특정 물가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지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연준 정책이 인플레이션의 방향에 영향을 끼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에 몸 담은 30년 중에서 "지금 연준의 신뢰도가 가장 위험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불라드 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이러한 추가 조치에는 수동적 양적긴축, 정책금리 인상, 차기 인상 시점과 속도를 수정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 총재는 고용시장이 "매우 강력하고" 인플레이션이 "역진세(regressive tax)"라며 올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진세는 과세 대상이 클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조세로 전쟁이나 악성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주로 적용된다. 역진세는 고소득층에 유리하지만 저소득층에 불리하다.

다만, 데일리 총재는 연준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유발된 높은 인플레이션을 상쇄하기 위해 너무 공격적으로 나서면 실제적으로 공급망 문제를 크게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며 "뿐 만 아니라 앞으로 고용창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제에 완전 굴레를 씌워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0년 3월 이후 거의 2년 가까이 제로였던 기준금리를 조금씩 올린다면 경제를 제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데일리 총재는 예상했다. 그는 금리인상과 연준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은 전혀 다른 얘기라며 양적긴축은 금리 정상화를 시작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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