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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착륙' F-35A, 조종간·엔진 빼고 모두 '먹통'이었다

공군차장 "비상용 통신장치로 동체착륙 통보… 조종사는 현재 건강"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이준성 기자 | 2022-01-05 19:22 송고 | 2022-01-05 20:16 최종수정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019.10.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019.10.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의 4일 충남 서산 기지 비상착륙 때 조종간과 엔진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먹통'이 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옥철 공군참모차장(중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조종사가 저고도 항법 중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항공기 이상을 느껴 안전고도를 취하면서 엔진 기기를 점검하니까 조종간과 엔진만 정상이었고 나머지 모든 장비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 차장은 "(조종사에게) 산소 공급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차장은 "산소(공급)은 고도 8000피트 이하에선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기체 이상 당시 F-35A가 고도 약 8000피트 상공을 날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체 이상으로) 처음엔 통신도 안 됐다"며 "(조종사가) 비상용 백업 장치를 작동시켜 (지상과) 통신을 하면서 '비상착륙'을 선포한 뒤 항공기 상태가 안 좋아 가장 인접한 서산기지로 향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F-35A 전투기는 충북 청주기지 소속으로서 전날 훈련비행을 마치고 청주기지로 복귀하려 했으나 오전 11시45분쯤 기체 이상이 발생했고, 1시간6분 뒤인 오후 12시51분 서산기지에 비상착륙했다.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019.3.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019.3.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특히 이 전투기는 비상착륙 과정에서도 랜딩기어(착륙장치)가 3개 모두 작동하지 않아 기지 상공을 선회하며 연료를 비운 뒤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했다. '동체착륙'은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을 때 동체 하부를 직접 지면에 맞대면서 마찰력으로 착륙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체착륙하는 기체에 연료가 많이 남아 있을 경우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크다.

신 차장은 "교범상엔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을 때) 조종사가 상황을 판단해 동체착륙하거나 비상 탈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조종사가 (동체착륙을 하겠다고) 판단하고 작전사령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신 차장에 따르면 이 F-35A 전투기의 '동체착륙' 계획을 접수한 서산기지에선 활주로에 비상상황에 대비해 활주로에 '폼'(foam·포말 소화기액)을 살포하고 구급차와 소방차 또한 대기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전투기는 동체착륙에 성공했고 조종사도 무사했다는 게 공군 측의 설명이다. 신 차장은 "(조종사에 대해) 정밀 신체검사를 실시했는데 특기 사항은 없었다"며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이 전투기 조종사가 신체검사 등을 위해 입원한 공군항공우주의료원(항의원)을 직접 다녀갔다고 한다.

다만 그는 비상착륙한 기체에 대해선 "동체착륙을 하다 보니 하부가 일부 손상됐다"며 "내부 손상 여부는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전투기 편대. 2021.10.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전투기 편대. 2021.10.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과거 F-35 전투기의 해외사고 사례를 봤을 때 조종사가 비상 탈출한 경우는 있어도 동체착륙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동체착륙엔 조종사의 안전 등 위험부담이 크단 얘기다.

신 차장은 특히 "기어가 없는 상태에서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릴 땐 정확히 중앙에 접지하면서 방향을 유지해야 하고 가급적 속도도 정상보다 적게 유지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활주로를 이탈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신 차장은 기체 이상 원인에 대해선 "공군항공안전단을 중심으로 미국 측 기술요원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기간은) 대략 1개월~1개월 반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은 지난 2013년 차세대 전투기로 미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A 기종을 선정한 뒤 총 7조원대 예산을 들어 40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F-35A의 1대당 가격은 한화로 1000억~1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1000억원짜리 전투기가 중요하냐, 숙련된 조종사가 더 값지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조종사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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