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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10대 뉴스]⑨쿠팡, 뉴욕 증시 입성…"'로켓성장' 이제부터"

적자에도 미래 기업가치 인정, 시가총액 100조 기염
상장 후에도 계속된 공격 투자, '초격차' 역량 확보 목표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2021-12-31 14:23 송고
편집자주 "10년간 일어날 변화가 1년으로 축약됐다."
최근에 만난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한데 이어 요기요까지 인수했고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한 네이버는 2위와 격차를 더 벌리고 있습니다. 올해 유통가를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편집자 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 공모가보다 81.43% 급등한 63.5달러에 거래를 개시했다. 쿠팡은 이날 오후 12시27분(한국시간 12일 오전 2시27분)쯤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최고가는 공모가 대비 97.1% 급등한 69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공모가의 약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외벽에 쿠팡 로고와 태극기가 게시돼 있다. (쿠팡 제공) 2021.3.12/뉴스1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 공모가보다 81.43% 급등한 63.5달러에 거래를 개시했다. 쿠팡은 이날 오후 12시27분(한국시간 12일 오전 2시27분)쯤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최고가는 공모가 대비 97.1% 급등한 69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공모가의 약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외벽에 쿠팡 로고와 태극기가 게시돼 있다. (쿠팡 제공) 2021.3.12/뉴스1

올해 유통가 빅이슈는 단연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다. 쿠팡은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며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상장 대박'을 터트렸다.

단 한 번의 흑자를 보지 못한 적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게임체인저'로 미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대표 사례로 남게됐다. 현재보다 미래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 투자자들의 속성을 활용한 것이 '상장 대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쿠팡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국내 인프라 확충에 대거 투자해 '한국판 아마존'의 꿈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쿠팡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몸값'도 함께 높아졌다. 

◇'한국판 아마존' 행보 박차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3월11일(현지시간) 거래 첫날 공모가 35달러보다 약 41% 오른 49.25달러로 마감하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한 때 공모가 대비 97.1% 급등한 69달러에 거래가 되기도 했지만 소폭 하락하며 거래 첫날을 마감했다. 당시 종가 기준 886억5000만달러(100조4000억원)로 올 들어 미국 내 최대는 물론 2014년 알리바바 상장 이후 아시아 기업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 자리를 꿰찼다.

국내 기준으로도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로 시총 3위 LG화학은 물론 직접 경쟁하는 네이버의 시가총액을 단숨에 뛰어 넘었다.

직접 개장 벨(Openning bell)을 누르며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알린 김범석 창업자의 얼굴은 상기됐다.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강의 기적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항상 고객가치를 중시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상장 후에도 우리는 배송을 포함해 혁신에 투자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언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장기적인 고객가치'를 강조하며 즉답을 피했다.

쿠팡의 주가는 대주주들의 엑시트와 시장 재평가 등을 통해 공모가를 밑도는 금액으로 떨어지며 시가총액도 515억 달러(61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장 초기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신세계와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 국내 유통업체 시가총액을을 합친 것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 공모가보다 81.43% 급등한 63.5달러에 거래를 개시했다. 쿠팡은 이날 오후 12시27분(한국시간 12일 오전 2시27분)쯤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최고가는 공모가 대비 97.1% 급등한 69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공모가의 약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사진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쿠팡 상장기념식에서 김현명 쿠팡 직원(왼쪽부터),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가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쿠팡 제공) 2021.3.12/뉴스1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 공모가보다 81.43% 급등한 63.5달러에 거래를 개시했다. 쿠팡은 이날 오후 12시27분(한국시간 12일 오전 2시27분)쯤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최고가는 공모가 대비 97.1% 급등한 69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공모가의 약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사진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쿠팡 상장기념식에서 김현명 쿠팡 직원(왼쪽부터),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가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쿠팡 제공) 2021.3.12/뉴스1

◇적자에도 올해만 1조5000억 이상 투자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쿠팡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 확충을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누적적자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쿠팡은 올 들어 부산, 청주, 김해, 창원, 완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를 열기 위해 올해만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물류센터가 완공될 경우 약 1만3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사회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는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전국 곳곳에 유통망을 신설하고 있다"며 "2020년부터 지금까지 인프라 신설에 투입된 투자금액이 쿠팡 창립 이래 2020년 이전까지 투입된 금액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추가로 건립중인 물류센터들은 물류 소프트웨어와 AI를 활용한 상품관리 시스템, 작업자 동선 최적화, 친환경 물류 장비 등이 도입된 만큼 작업자 부담을 줄이고 배송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물류센터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전국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배송 경쟁력으로 코로나19 이후 심화되고 있는 배송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류센터 구축 외에도 쿠팡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쿠팡이츠에 대한 투자는 물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도 콘텐츠 다양화와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하는 전광판 광고가 진행되고 있다. (쿠팡 제공) 2021.3.12/뉴스1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하는 전광판 광고가 진행되고 있다. (쿠팡 제공) 2021.3.12/뉴스1

◇계획된 적자 언제까지? 긍정적 지표 많아

쿠팡은 매분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누적되고 있는 적자는 부담이다. 쿠팡의 3분기 영업손실은 3억1511만달러(약 3560억원)로 2분기 5억1800만달러(5957억원) 대비 2억289만달러(2293억원) 줄어든 의 영업손실을 3분기 기록했다.

2분기 발생한 화재 사고에 관련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있지만 적자폭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전년 대비 3분기 영업손실은 45.7% 늘었고 순손실은 3억2397만달러(3821억원)로 87% 증가했다.

다만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 지표가 향상된 점은 긍정적이다. 3분기 쿠팡의 매출총이익은 7억5452만달러(약 8530억원)로 매출총이익률 16.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증가, 130bp 확대된 것이다.

3분기에 한번이라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1682만명을 기록하며 1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인당 구매액(매출) 역시 276달러(약 31만2000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6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활성고객수는 2년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충성고객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쿠팡은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국내 쇼핑앱 중 월간 사용자 수(MAU)와 전 연령대 별 사용 쇼핑앱 순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사용자 수가 많다는 것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직결된다. 데이터가 중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쿠팡의 최대 강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고객 성향을 분석해 니즈에 적합한 제품을 기획한다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브랜드 개발과 투자 확대에도 용이한 점이 있다. 기존 제조업체들도 신제품 개발을 위해 소비자 성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조사대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쿠팡의 경쟁력은 높아질 전망이다.

자사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와 자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 라이브커머스 '쿠팡 라이브', 음식배달앱 '쿠팡이츠' 등 자사 플랫폼과 연계한 서비스 강화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일례로 쿠팡플레이의 경우 월정액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와우회원들은 월회비만 내고 무료 로켓배송과 추가 할인혜택에 OTT서비스 등까지 이용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와우 멤버십' 신규 회원 가입비를 월 4990원으로 인상하는 만큼 향후 수익성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국내 e커머스 시장도 재평가를 받게 됐다"며 "쿠팡의 뉴욕증시 성공적인 상장은 국내 유통산업 역사에도 중요한 변곡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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