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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코, 디지털광고사기 막는다…시장질서 확립

클릭수·팔로워수 조작…국내 디지털광고사기 갈수록 심각
코바코, IT스타트업체 '스토어링크·클로저랩'과 맞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1-12-28 06:00 송고
◇ 글로벌 디지털 광고사기 유형(출처 2018 Mobile Ad fraud Report, interceptd)© 뉴스1
◇ 글로벌 디지털 광고사기 유형(출처 2018 Mobile Ad fraud Report, interceptd)© 뉴스1
"온라인으로 집행한 캠페인 광고의 90%가 디지털 광고사기에 해당한다는 검증 결과를 받았다. 해당 광고는 회원가입과 앱설치 1회당 2만5000원꼴로 광고비를 책정해 지급했다. 앱 복제를 앱 설치로 간주한 디지털 광고사기로 인해 광고비를 막대하게 손실했다."

광고주의 이같은 증언은 미디어․광고 데이터의 조작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이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KOBACO)가 디지털 광고사기를 예방·검증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나라 광고시장은 전세계 7위 규모다. 이 가운데 디지털 광고는 전체 광고시장에서 52.9%에 해당하는 7조원 규모에 이른다. 그럼에도 디지털광고 데이터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사기의 피해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광고사기'(Ad fraud)는 디지털 광고의 단가측정방식을 악용해 소비자가 실제로 광고를 보거나 앱을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광고효과를 거짓으로 부풀려 광고비를 부당하게 획득하는 행위를 뜻한다.

빈도순으로 살펴보면 △'대량장치 광고자동설치' △ '가짜광고 자동조작' △ 광고신호코드 해킹(SDK Spoofing)이 뒤따르고 있다. 이 외에도 △'가짜 클릭' △'클릭부정삽입' △'인센티브 남용' △'눈에 안보이는 광고' △'위장 도메인' 등도 있다.
◇ 디지털 광고사기의 유형© 뉴스1
◇ 디지털 광고사기의 유형© 뉴스1

세계광고주연맹(WFA)은 2020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서 디지털 광고사기가 2025년까지 500억달러(한화 약 593조원) 규모의 범죄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는 디지털광고의 20%가 디지털광고사기라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 모바일마케팅분석회사인 앱스플라이어(Appsflyer)는 한국의 디지털 광고사기의 점유률을 전세계 평균치의 2배로 추정했다. 이를 근거로 코바코는 국내 디지털 광고사기의 손실 규모를 3조1800억원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하고 있다.

유승철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광고 데이터의 신뢰도 논의가 뒤쳐져 있다"며 "광고 불신은 광고주에게 광고비가 낭비라는 인식을 낳아 불건전한 콘텐츠와 가격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광고업계에서는 디지털 광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이들은 코바코보다 국내 디지털 광고사기의 점유율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국내 디지털 광고사기가 전체 디지털광고에서 80% 가까이 차지한다고 추정하는 곳도 있다.

광고사 A업체는 실제로 이를 증명하는 현상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2월에 감지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중국이 코로나19로 록다운 조치가 실행하자 공교롭게 우리 회사의 디지털 광고 트래픽이 최대 90%까지 급감했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디지털광고사기 업체들이 락다운으로 인해 손을 놓자 벌어진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발 디지털광고사기가 일부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이정도 규모일 줄은 몰랐다"고도 덧붙였다.

◇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2020년 기준)© 뉴스1
◇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2020년 기준)© 뉴스1

광고업계는 디지털 광고뿐만이 아니라 SNS 유명인을 통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도 디지털광고사기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렙사인 나스미디어 추정치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광고시장은 연간 2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팔로워수 조작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가장 흔한 디지털광고 사기 수법이다. 코바코 관계자는 "팔로워수 조작을 현행법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팔로워수를 기반으로 광고비를 집행하는 중소광고주 및 소상공인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 조사회사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명을 만들어주는데 1~2달러에 불과하다"며 "광고주들이 조작된 팔로워 수에 기반해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바코는 이같은 미디어․광고 데이터 조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광고주, 조사회사, 미디어렙 등 이해관계자들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들은 미국 MRC(Media Rating Council)와 같이 공적 기구를 설립해 객관적인 데이터 인·검증하자고 입을 모았다.

MRC는 1960년대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시청률, 인터넷, 모바일 등의 데이터 수집방법과 방법론을 검증하며 구글, 페이스북 등 유수 글로벌 대기업도 MRC의 인증을 받고 있다. 캐나다, 남미, 중국 등 해외 국가들도 MRC를 벤치마킹하여 유사기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허지수 미국 미네소타 대학 교수는 "MRC는 디지털광고에 대해 광고가 최소한 화면의 50% 픽셀을 차지하고, 1초 이상 노출되면 시청한 것으로 집계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이러한 가이드라인으로 디지털광고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광고사기 예방을 위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스타트업 업무협약식© 뉴스1
◇ 디지털광고사기 예방을 위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스타트업 업무협약식© 뉴스1

코바코는 지난 23일 스토어링크, 클로저랩 등 IT스타트업과 디지털광고사기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제휴로 스토어링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광고사기업체 검색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며. 클로저렙은 사람으로 판명되지 않는 비휴먼트래픽 패턴을 이용하여 부정트래픽을 적발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코바코는 △미국 MRC 등 해외 미디어데이터 인검증 기구와 협력 △미디어 광고데이터 연구반 운영 △디지털광고사기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백만 코바코 사장은 "금융사기에 보이스피싱이 있다면, 광고사기에는 애드프로드(Ad fraud)가 있다"며 "디지털광고사기 발생률이 타국가보다 2배 높게 추정되는 상황에서 코바코가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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