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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1]"콘텐츠에 핀테크에" 진격의 네이버·카카오…'성장통'도 겪어

네이버·카카오, 매 분기 '역대 최고 실적'…신사업 수익 창출 본격화
'창업신화'의 그늘…'인사가 만사' 시스템 구멍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12-26 08:28 송고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올해는 인터넷 기업의 수익모델 변화가 가시화된 한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광고사업' 위주의 수익구조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콘텐츠, 간편결제 등 '신사업'으로 다각화됐다.

몸집이 비대해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성장통'도 나타났다. 토종 인터넷 기업은 '상생'과 '젊은 리더십'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막 오른 콘텐츠 전쟁

올해 양대 포털의 첫 경쟁 무대는 '콘텐츠' 산업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콘텐츠'가 급부상했다.

IT 업계는 완결성을 갖춘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양대 포털은 '원소스 멀티유즈'로 활용하기 쉬운 웹툰·웹소설에 주목했다. 연초부터 양사의 투자·합병 소식이 이어진 배경이다.
네이버는 지난 5월 북미 최대 웹소설 업체 왓패드 주식 2억4854만주를 6533억원을 들여 100% 취득했다. 왓패드 인수로 네이버는 총 1억6600만명(왓패드 9400만명+네이버웹툰 7200만명)의 월간순이용자수(MAU)를 보유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됐다. 지난 9월에는 국내 무협소설 플랫폼 문피아 지분 56.26%를 취득했다.

카카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을 위해 콘텐츠 자회사간 합병을 단행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은 지난 3월 합병을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새 출발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1조1000억원을 들여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품었다.

양대 포털은 양질의 원천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IP 비즈니스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의 국경이 사라진 오늘날, 네이버·카카오는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으로 콘텐츠 사업을 넓혀 추가적인 수익을 꾀할 전망이다.

◇'검색·광고' 보다 '신사업' 빛났다

신사업의 성과도 눈에 띈다. 카카오 '핀테크 쌍두마차'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는 올해 나란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했다. 전통 금융사를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이들은 마이데이터, 종합지급결제사업 등 금융 신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콘텐츠(게임,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의 활약도 눈부셨다. 콘텐츠 사업부문의 성장으로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처음으로 네이버의 분기 매출을 앞섰다. 올해 3분기 카카오 '콘텐츠' 부문은 '플랫폼' 부문 매출을 추월하며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그동안 전체 매출의 40%대에 불과했던 비중과 비교해 괄목할 성장이다.

카카오게임즈 '오딘' 버츄얼 쇼케이스 © 뉴스1
카카오게임즈 '오딘' 버츄얼 쇼케이스 © 뉴스1

특히 콘텐츠 매출의 20%대를 차지했던 카카오 게임사업은 3분기 48%로 그 점유율이 치솟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6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영향이다.

오딘은 17주 연속 국내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1월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 지분 30.37%(22만5260주)를 4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네이버 역시 올해 3분기 웹툰·제페토 등 콘텐츠 사업부문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제트의 3D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는 메타버스 플랫폼 열풍을 이끈 장본인이다. 네이버의 3분기 콘텐츠 영업수익은 '웹툰'과 '스노우' 등 글로벌 사업의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60.2% 증가했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커머스 사업 부문에서만 전년대비 37.6% 증가한 1조896억원의 매출을 거둔 네이버는 올해도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네이버는 '반(反) 쿠팡 전선' 확대를 위해 '물류강자' CJ대한통운에 이어 '유통강자' 신세계그룹과 혈맹을 맺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온라인 쇼핑 사업 강화를 위해 신세계-이마트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바 있다.

제페토 사옥투어. (네이버 제공)© 뉴스1
제페토 사옥투어. (네이버 제공)© 뉴스1

◇갑작스런 성장에 아픔도 있었다

'코로나 특수'를 타고 대기업 사이즈로 덩치를 키운 포털 업계지만 인사 평가 시스템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연초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해 초 네이버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놓고 진통을 겪은 데 이어 카카오에서도 '당신과 일하기 싫다'는 인사평가 항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임직원을 마주하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난 5월 네이버 소속 한 직원이 직장 내 갑질 등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네이버는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업파트너와 (플랫폼) 이용자가 포함된 선진인권경영체계 도입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계속된 인수합병(M&A)과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연초부터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논란이 거세지면서 카카오를 향한 여론과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이뤄졌다.

카카오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김 의장은 지난 9월 상생안을 마련하고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업종은 철수하고 혁신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양사의 사과와 대안 제시에도 올해 국정감사(국감)는 '플랫폼 길들이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올해만 3번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기업 총수나 실질적인 오너로 알려진 이들 중 한 해에 국감 증인으로 3번 서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업계에선 '국회의 과도한 기업때리기'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올해 사건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조직쇄신'을 예고했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40대 젊은 리더를 전면 배치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만 40세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낙점했고, 카카오는 만 44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공동 대표(여민수·류영준 공동대표 체제)로 내정했다. 두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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