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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각장애인용 현금 식별 앱 나온다…한은 "내년 4월 출시"

"시각장애인 현금 사용률 높지만 지폐 점자 쉽게 마모돼 불편"
앱 출시까지 6개월 내외 소요 전망…한은, 이번 달 기획 착수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2021-11-15 05:00 송고 | 2021-11-15 09:26 최종수정
장혜영 정의당 의원. 2020.12.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 2020.12.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시각장애인 강모씨는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주로 현금을 이용한다. 그러나 장애로 인해 권종을 구분하기 어려운 탓에 만원권 대신 오만원권을 내는 경우가 있었다. 이때 강 씨는 종종 거스름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강씨는 이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지난 5월 인권위원회 진정 사례)

한국은행이 강 씨와 같이 현금 액면 식별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모바일용 앱 개발에 나선다. 기술 개발과 앱 디자인을 거쳐 내년 4월 앱을 출시할 방침이다. 기존 지폐에도 귀퉁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있긴 하지만, 쉽게 닳아 없어져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각장애인용 은행권 액면 식별 모바일 앱 개발 검토'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조폐공사와 공동으로 시각장애인용 앱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시중에 통용되는 총 30종의 모든 은행권이 액면 식별 대상이다. 지난 1962년부터 발행된 천원권, 오천원권, 만원권, 오만원권은 물론 일원권, 오원권, 십전권 등 지폐가 모두 포함된다.

한은은 이번 시각장애인용 앱 기획부터 출시까지 6개월 내외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달 앱 기획에 착수한 뒤 기술 개발과 앱 디자인,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내년 4월 앱을 출시한다는 일정을 세워둔 상태다.
한국은행의 시각장애인용 앱 개발 추진 일정안. <자료제공=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뉴스1
한국은행의 시각장애인용 앱 개발 추진 일정안. <자료제공=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뉴스1

한은은 앱 개발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할 계획이다. 한은·국과수·조폐공사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앱을 기획하고 설계하면, 국과수와 조폐공사가 앱 기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앱의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사후관리는 외부 전문업체에 맡길 방침이다.

앱 설계와 테스트 과정에서 사용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단체들의 협조를 받아 20명 내외의 자문단도 구성할 계획이다. 앱 시제품이 제작되면 자문단 테스트를 통해 앱을 수정·보완키로 했다.

한은의 이번 앱 개발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장 의원의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장 의원은 은행권에 대한 시각장애인 접근성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폐의 점자 표식은 우리나라 점자 규정에서 벗어난 데다, 쉽게 마모돼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 그러나 10여 년간 한은 차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사업은 '지폐 식별용 플라스틱 카드' 배급 단 1건에 불과했다.

장 의원은 이에 따라 2009년과 2018년 등 2차례에 걸쳐 한은의 지폐 식별용 플라스틱 카드 배급 사업이 진행됐지만, 배급된 카드 수는 2009년 1만 개, 2018년 1만 개로 총 2만 개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등록 시각장애인 수(총 25만2000여 명)에 비하면 약 8% 수준이다.

장 의원은 한은의 이번 시각장애인용 앱 개발 계획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제안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한은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시각장애인 자문단 구성을 통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 부분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이어 "시각장애 당사자들이 수년간 요청해 온 사업인 만큼 전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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