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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주유소 싸네"…유류세 인하 첫날, 손님 2배 늘었다

도로 차지한 대기줄에 교통 체증…"차 빼라" 실랑이도
"최저가 내비 찍고 방문 " "여전히 비싸요"…반응 다양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구진욱 기자, 노선웅 기자 | 2021-11-12 16:07 송고 | 2021-11-12 16:38 최종수정
유류세가 한시적으로 인하된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휴게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1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유류세가 한시적으로 인하된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휴게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1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오늘부터 유류세 내렸다고 해서 왔어요."

정부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 첫날인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셀프주유소에는 오랜만에 싼값에 기름을 넣으려 몰린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유소에 있는 3대의 주유대 옆으로는 차들이 줄지어 섰으며, 직원이 돌아다니며 운전자들의 빠른 주유를 돕고 있었다.

주유소 앞 걸린 유가정보 현황판에는 '휘발유 1629원, 경유 145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SUV 운전자인 50대 김진명씨(가명)는 "(유류세 인하) 뉴스를 보고 왔다"며 "네이버 지도에 최저가 주유소가 뜨는데, 이 주유소가 가까워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주유를 하러 온 차들이 늘어나면서 2차선인 도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차 11대가 주유를 위해 줄을 서면서 "차를 빼달라"며 경적을 울리고, 주유소와 연결된 인도를 오가는 시민들과 차가 부딪힐 뻔한 상황도 연출됐다.
주유소 직원인 60대 박명훈씨(가명)는 "손님이 1.5배에서 2배 정도 늘었다"라며 "유류세 인하한대서 사람이 많아질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몰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근 시간 때부터 차가 엄청 왔다. 바쁘니까 이따 물어봐라"라고 했다.

일대 최저가로 알려진 도봉구의 한 주유소에도 많은 차들이 줄지어 주유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주유대 6대로도 모자라 3차선 도로 중 한 차선은 주유를 기다리는 줄로 이용되고 있었다.

이날 유류세 인하 소식을 모르고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도 많았다. SUV를 운전하는 30대 이진욱씨(가명)는 "요즘 기름값이 너무 비싼데 여기는 1600원대라고 떠서 잽싸게 들어왔다"며 "오늘부터 기름값이 떨어진 걸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40대 운전자 박진영씨(가명)는 "기름값 내린 줄 모르고 일터가 근처라서 들렀다"며 "싸졌다고 하는데 체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기름값이 내려갔다는 인증글과 함께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의 주유소별 기름값 정보가 공유됐다. 한때 오피넷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부터 유류세가 약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인하되면서 리터(L)당 1800원대로 치솟은 휘발유 가격은 1600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오후 4시 기준)은 전날보다 38.41원 떨어진 1771.75원을 기록했다.

기름값은 개별 주유소에서 결정하는 구조여서 유류세 인하분이 모든 주유소에 바로 적용되진 않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유류세 인하에 곧바로 동참하는 곳은 전국 765개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1233개 알뜰주유소로 전해졌다.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자영 주유소까지 합하면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오늘부터 시행되는 유류세 20% 인하의 효과가 판매단계에서 최대한 즉시 나타나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며 "자영주유소는 석유유통협회, 주유소 협회의 회원사 독려 등을 통해 자발적 가격인하를 지속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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