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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청년" 장동윤이 목소리로 되살린 '태일이' [N현장](종합)

'태일이', 12월1일 개봉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1-11-11 17:02 송고
영화 '태일이' 배우 장동윤 © 뉴스1
영화 '태일이' 배우 장동윤 © 뉴스1

50여년 전 세상을 떠난 전태일 열사가 애니메이션으로 되살아났다. 배우 장동윤은 애니메이션 '태일이'에서 맑고 순수한 청년 태일이의 목소리를 연기하며 한동안 잊혔던 의인을 다시 기억하게 만들었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애니메이션 '태일이'(감독 홍준표)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무대인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 홍준표 감독과 주인공 태일이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장동윤, 제작을 담당한 명필름 심재명 대표가 함께했다.
'태일이'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된 대한민국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적인 인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삶을 그렸다.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제작됐으며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명필름이 전태일 재단, 그리고 홍준표 감독의 스튜디오루머와 협력하여 완성한 두 번째 애니메이션이다. 배우 장동윤이 전태일의 목소리를 연기했고, 염혜란 진선규, 권해효, 박철민, 태인호 등도 목소리로 함께 했다.

이날 장동윤은 "'태일이'라는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실존 인물에 대한 연기를 하는 것에 욕심이 있었는데 실사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더빙으로 진행되는 영화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전태일 열사에 대해서, 의미가 있는 인물이니까 한편으로 태일이를 연기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며 "제안을 받았을 때 거리낌 없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감독과 심재명 대표는 전태일 열사의 삶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알렸다.

홍준표 감독은 "전태일 열사 관련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전에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전태일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다뤄야 하는데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세대로서 상당히 많은 부담감이 있었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전태일에 대해 더 많이 들여다 보고 알아보니까 단지 저희가 열사의 이미지만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더라, 새로운 시각으로 젊은 청년이자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로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제 세대가 이야기를 하면 다음 세대에도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 거기에 포커스 맞춰 연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재명 대표는 이미 90년대부터 전태일 열사의 삶을 다룬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음을 알렸다. 그는 "명필름 이은 공동대표가 90년대부터 전태일 열사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다, 그런데 박광수 감독님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1995년에 나와서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태일이' 포스터 © 뉴스1<br><br>
'태일이' 포스터 © 뉴스1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된 계기는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에서 나왔다. 심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격려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 그러던 중에 돌베개(출판사)에서 5권짜리 최호철 작가의 만화 원작을 보게 됐다, 이 삶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전태일 열사가 하던 이야기가 오늘 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도 감독이기에 앞서 노동자다, 지금 세대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 노동을 하는 환경에 다 계시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이 들더라, 같은 얘기를 아직 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부분이 개선됐고 현재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지만,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그때도 지금도 맥락상 다르지 않다"며 "새로운 형태의 직종이 생기고 있는 현재 환경에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어쩌면 꾸준히 전태일이 얘기했던 내용을 반복하고 얘기해 나가면서 시대에 맞게끔 개선을 해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영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영화는 장동윤 뿐 아니라 염혜란, 진선규, 권해효 등 유명 배우들이 더빙으로 참여헀다. 주요 배역에 성우가 아닌 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는 '자연스러움' 때문이었다. 홍 감독은 "주연 배우들은 배우로 캐스팅을 한 데는 조금 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톤, 성우 더빙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풍부함, 이런 것도 있겠지만 연기하시는 배우들이 표현하시는 자연스러움을 영화에서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고, 조금 더 평범하고 일상적인 느낌을 강조해주고 싶어서 배우 캐스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재명 대표는 "선 녹음 후 작화 방식이었다, 장동윤 배우, 염혜란 배우, 진선규 배우님 실제 인물의 이미지, 그런 느낌들 그런 것들도 애니메이션에 반영하면 풍부한 정서적인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흥행 측면에서도 실사 연기를 하시는 신뢰도 있는 배우분들이 연기에 참여해주시면 저희 영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제작자의 마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7.11.23.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 '명필름' 대표 심재명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7.11.23.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 '명필름' 대표 심재명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영화 '태일이' 홍준표 감독 © 뉴스1
영화 '태일이' 홍준표 감독 © 뉴스1

심재명 대표는 캐스팅 비화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동윤은 전태일 역할로 가장 먼저 떠올렸던 배우였다. 심 대표는 "(장동윤은)실제 예전에 대학생 시절에 편의점 강도를 잡아서 뉴스에 나왔던 것을 보고 이런 정의로운 청년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며 "나중에는 굉장히 젊은 좋은 연기자로 등장한 모습 때문에 이견 없이 장동윤 배우님에게 제안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심 대표는 염혜란에 대해서는 "정말 훌륭한 연기자다, 이소선 여사의 삶, 이 분의 생각을 많이 이해해주실 것 같더라"며 "'아이 캔 스피크'를 같이 한 적이 있어서 역시나 흔쾌히 허락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아버지 역할을 한 진선규 배우는 태일이라는 인물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얘기하더라, 대학로에서 '태일이'라는 음악극에서 태일이 역할을 했다, 여기서도 처음에는 본인이 태일이를 하면 안 되냐고 하더라, 하지만 젊은 배우에게 맡기고 대신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했다"고 밝혀 웃음을 줬다.

장동윤은 전태일 열사의 역할을 연기하며, 전태일이라는 젊은 청년이 누려온 평범했던 삶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장동윤은 "전태일을 잘 몰랐다가 작품에 참여하면서 전태일 평전도 처음 접했다, 일상에서 많이 보이는 평범한 인물이더라"면서 "이 인물이 전태일 하면 떠올리는 업적, 위인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것 보다 인간 전태일이 어떻게 삶을 살아왔는지 표현하고, 실제로도 스물 두 살 때 일이니까, 그 어린 친구가 어떻게 해서 이런 일들을 하게 됐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더빙 하다보니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동윤은 "전태일 열사가 쓴 평전에 평소에 전태일 열사가 글을 많이 썼더라, 그런 글들을 보면서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고, 관련 자료들을 찾았다"며 "재단에 한 번 방문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나와 세대가 많이 차이가 나서 어쩌면은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 수 있는데 그런 것을 많이 찾아내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하다보니 그런 것들을 통해 태일이가 친숙해지더라,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일이'는 오는 12월1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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