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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수급조정'에 건설 장비 멈출라…건설사 긴장감 고조

건설 현장 요소수 30일 버틸 분량…당장 공사 중단 없어
건설장비 기사들 "생계난 우려…차라리 운행 쉬기도"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21-11-11 11:06 송고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2021.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2021.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요소수 품귀 현상에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약 한 달 사용분이 있어 당장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덤프트럭과 레미콘 등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건설장비가 당장이라도 멈출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나마 동절기가 다가와 현장 공사 물량이 줄고 있는 게 다행이다. 정부 역시 요소수 부족 사태가 내년 봄까지 장기화할 경우 공사 현장이 셧다운 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를 기점으로 요소수 수급 부족에 따른 건설기계장비들의 가동 중단이 건설 현장 공정 전반에 차질을 주기 시작했다. 해당 장비들은 대부분 디젤엔진을 쓰고 있어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부착하고 있다. 요소수는 SCR에 들어가며, 요소수가 없으면 장비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특히 굴삭기나 덤프트럭 등 중장비 개인사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들은 장기 계약이 아닌 하루 단위 계약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각 사업자는 본인이 직접 요소수를 구입하는데, 가격이 10배 오르고,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한 덤프트럭 업자는 "주요 건설 현장과 달리 외진 곳은 요소수 판매처가 적고 가격도 올라 차라리 운행을 쉬는 게 낫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기름값 이상에 요소수 가격까지 오르면서 노동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수급에 힘을 쓰고 있지만 해외 직구도 다 막은 상태라 막막한 실정이라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따르면 덤프, 레미콘, 굴삭기, 펌프카 등 건설기계는 하루 평균 200~300L의 디젤을 소모한다. 10L의 요소수가 하루 만에 동나거나 2~3일에 한 번은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달이면 20통 넘는 요소수가 필요한 셈이다.
8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하지 못하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8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하지 못하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정부도 실태 조사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가 점검한 결과 건설 현장에서 운용하는 건설기계는 53만여대로 이 가운데 요소수를 사용하는 장비는 33%(17만6000여대) 정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고소진 시 일부 건설기계의 가동이 중단될 우려가 있으나 건설기계 전체의 가동률이 40% 내외라는 점과 동절기에 현장 공사 물량이 줄고 있어 당장 공사중단과 같은 가시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규모 토목 공사에 활용하는 요소수는 미리 발주해 내년 상반기 물량까지 확보한 상태지만 자재를 현장에 운반할 트레일러 등 물류가 중단되면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협력사를 통해 점검한 결과 당장 현장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는 하는데, 긴급상황을 대비해 현장에 입고되는 자재를 최대한 많이 비축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건설노조 측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일주일 내 장비 가동이 멈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며 "인터넷을 통한 해외직구도 시도하고 있지만, 막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9일 기자회견을 여고 정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요소수 수급난이 장기화하면 장비가동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등 건설 현장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요소수 수급 문제가 장기화한다면 일차적으로 건설장비 대여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전문건설업체나 하청업체들은 장비 임대나 가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장비사용이 많은 곳과 장비 대여가 어려운 현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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