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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백블] '미세먼지 물러서라'…文정부, 가을하늘 숨통 틔웠다

[위상 달라진 대한민국⑧] 文대통령, 대선공약‧임기 초부터 각별 관심
계절관리제 도입 이후…관측 이래 올해 9월 초미세먼지 농도 가장 낮아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1-10-28 06:00 송고 | 2021-10-28 10:59 최종수정
지난 26일 경북 포항 시청사 위로 푸른 가을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2021.10.2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 마포구에 거주하는 홍모씨는 최근 '하늘 맑은 가을날'이 이어지자 가족들과 나들이 계획을 세우고 지난 주말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송파구에 사는 30대 이모씨도 이번 주말 남편, 아이와 함께하는 단풍구경을 계획했다. 이씨는 "햇살도 따뜻하고 하늘도 깨끗해, 야외로 나들이를 가기에 최적의 날씨"라고 말했다. 20대 조모씨도 "오는 주말 데이트는 남자친구와 이곳저곳을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느덧 마스크는 외출 필수품이 돼 버렸다. 다만 잠시 잊고 있었을뿐 코로나19 이전에도 마스크를 준(準)필수품으로 만들었던 재난이 있었으니 주인공은 '미세먼지'이다.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는 우리나라도 비껴가지 않았다. 정부는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고 미세먼지 농도나 지속일수에 따라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를 기준으로 위기경보를 내려왔다.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청명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동차, 비행기 등 운송수단의 이동량 감소 영향 속 정부가 추진해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여러 저감정책 또한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공약으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취임 후 2019년 4월29일 대통령 직속 범국가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이하 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를 출범시켰다. 기후환경회의는 환경문제를 두고 범국가적 기구가 만들어진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그해 10월 기후환경회의는 '평소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관리대책인 계절관리제를 제안했고 제도 시행 후 소기의 효과가 나타났다.

당장 지난 9월 한 달 전국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역대 최저치로 기록됐다. 이는 2015년 전국에서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이래 월평균 최저치다. 지난 7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9월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가 8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기 중 배출되는 국내 오염물질이 줄었고 중국의 대기질 또한 개선된 효과다.

◇文, 임기 초 '미세먼지 대책' 업무지시…"국민 건강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 발암 물질이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공장·자동차 등 배출가스에서 주로 발생하고 생선이나 고기류를 구울 때에도 발생한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둬왔다.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3호 업무지시'를 통해 미세먼지 응급대책으로 노후 화력 셧다운(2017년 6월 한 달)과 미세먼지 대책 기구 설립을 지시했다. 2017년 9월에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 30% 감축'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담은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이, 2018년 11월에는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9월 제72차 유엔총회 계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한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급 대화'에 참석해 "발전 단가보다는 지속가능한 환경이 우선"이라며 "석탄 화력과 원전에 대한 의존을 점차적으로 줄여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9년 2월에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됐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배출가스 등급제 5등급 차량을 대상으로 일정 시간 자동차 운행을 제한, 위반 시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시·도지사가 교육청 등에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의 휴업과 휴원 등을 권고할 수 있게 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에는 반기문 전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기후환경회의를 출범시킨 후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기후환경회의에서 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정부에 '계절관리제 도입'을 제안(2019년 10월)하고 같은 해 11월 정부에서 제도 도입을 결정하자 문 대통령은 12월3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향해 해당 제도의 '법적 뒷받침'에 도움을 줄 것을 공개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핵심적인 민생 문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3월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3.21/뉴스1

◇'맑은 가을하늘' 돌아와…미세먼지 계절관리제‧中과 협력

역대 최초로 도입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란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하는 시기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평상시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저감·관리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을 비롯해 △운행차량 배출가스 집중점검 △석탄화력 가동중단 확대 및 상한제약(80%) △도로청소 강화(하루 2회 이상) △다량배출사업장 상시 점검 등이 핵심 내용이다.

정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지금까지 총 두 차례 실시됐으며, 각각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1차는 2019년 12월에서 지난해 3월까지였고 2차는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까지였다.

이에 따르면 1차 계절관리제 실시 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33㎍/㎥에서 24㎍/㎥로 전년 동기 대비 27.3%나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35일→22일), 고농도 일수(18일→2일), 좋음 일수(13일→28일) 또한 모두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5월 환경부가 발표한 2차 계절관리제 시행 결과 또한 잦은 대기 정체와 국내외 공장 가동률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환경부는 "1차 계절관리제 기간과 달리 기상조건이나 국외 영향 등이 모두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계절관리제 정책 추진으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와 좋음 일수, 나쁨 일수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4.3㎍/㎥로 1차와 비교해도 소폭(0.2㎍/㎥) 개선됐다. 좋음 일수는 35일로 1차 대비 7일 증가한 반면, 나쁨 일수는 20일로 오히려 2일 더 감소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최근 3년(2017년 12월~2020년 3월) 평균값(29.1㎍/㎥)과 비교하면 16% 감소한 수치다.

당초 기대효과는 평균 농도 27.4~27.8㎍/㎥, 나쁨 일수 24~30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9.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환경부는 "제2차 계절관리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현재 결과에서) 좋음 일수는 10일 감소하고 나쁨 일수는 4일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가오는 12월에 앞서 환경부는 2차 계절관리제를 보완한 제3차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준비 중이다.

중국과의 협력 또한 '미세먼지 저감과 청명한 가을하늘'을 지키는 일에 주요한 만큼 정부는 중국과의 미세먼지 저감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한반도는 가을에 접어들면 이동성 고기압에 들어 대기 정체가 일어난다. 여기에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찬바람이 중국 쪽의 북서풍 쪽에서 불어오기 시작하면 중국 공업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그대로 유입돼 한반도 상공을 미세먼지로 채우게 된다. 즉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선 '중국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2019년 11월 중국과 '한중 청천(晴天·푸른 하늘) 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년 세부 이행계획'과 '21년 세부 이행계획'에 따라 중국과의 저감정책 교류를 집중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2월 중국 방문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를 만나 한중 양국정부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해결에 더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당시 "청천 계획 MOU 등을 통해 한층 가시적 성과를 만들자"고 하자 리 총리도 이에 화답했다.

올해 9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을 때에도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는 양국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사안으로, 양국의 대기질이 가시적으로 개선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한중 당국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왕이 위원은 이에 "시 주석도 녹색, 지속가능 발전에 대해 관심이 많다. 최근 베이징의 공기질도 좋아졌다"며 "한국과 환경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등 운송수단의) 이동량이 감소한 가운데 9월 기상조건이 북동풍 계열 바람들이 많아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데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와 함께 정부의 계절관리제 강화로 다양한 배출 저감 정책이 강화된 정책 효과도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탄소중립으로 '미세먼지 저감' 배가 효과 기대

미세먼지 문제는 국무총리 소속인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 5월29일 출범한 '2050 탄소중립위원회' 역할 또한 상당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4월30일 활동이 종료된 기후환경회의 역할은 탄소중립위로 통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미세먼지 주원인이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때문임을 고려해본다면 이를 대체할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탄소중립위 목표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일과 맞닿아 있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이나 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함으로써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제로(0)가 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0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기치로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지난 18일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윤순진 2050탄소중립위 민간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탄소중립위 제2차 전체회의에서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 상향안'과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이 심의·의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30년 NDC 40% 상향안'을 영국 글래스고에서 11월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자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장영기 교수는 "탄소중립의 목표가 탈(脫)내연기관으로 가겠다는 것인 만큼 대기오염 문제가 크게 개선이 될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미세먼지 저감에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미세먼지 저감정책과 탄소중립이 별개로 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세먼지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는 정책들을 발굴하고 시행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건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만 노력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탄소중립에 나서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대기 측면에서도 무척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뉴스1-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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