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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착공' 북한 정방산 호텔이 10년 만에 지어진 이유는

최근 사리원시 인근 정방산 호텔 완공 소식 보도
우선순위 밀렸던 '호텔', 올해 '지역 발전' 기조에 완공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1-10-27 06:00 송고 | 2021-10-27 08:58 최종수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정방산 기슭에 현대적인 호텔이 준공됐다고 보도했다. 호텔은 3개 호동과 운동실, 수영장을 갖췄으며 20일 준공식이 진행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정방산 기슭에 현대적인 호텔이 준공됐다고 보도했다. 호텔은 3개 호동과 운동실, 수영장을 갖췄으며 20일 준공식이 진행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지난 2011년 착공해 10년 이상 공사를 끌어온 황해북도 사리원시 인근 정방산 호텔을 최근 완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정방산 기슭에 현대적인 호텔이 준공됐다며 준공식 개최 소식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호텔은 3개 호동의 건물로 구성됐으며 운동실,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신문은 "착공의 첫 삽을 박은 때로부터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하며 인민의 문화유원지에 어울리는 대중봉사기지를 훌륭히 일떠세웠다"라고 소개했다.

정방산 호텔 착공식 보도가 지난 2011년 9월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호텔 건설에 무려 10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011년 5~10월 어느 시점에 호텔 건설이 시작됐지만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중단돼 건물 뼈대가 노출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2016년부터 종종 기사를 통해 호텔 건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보도해 왔다. 하지만 공사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10년 이상 지지부진하던 호텔 건설을 이제 와서, 그것도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완공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관광이 재개될 시점도 아니다.

이는 북한이 올해 강조하는, 핵심 과업 중 하나인 지역 균형 발전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들어 부쩍 수도 평양뿐 아니라 지방 경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데 호텔 역시 지역 발전 차원에서 완공을 서둘렀을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지방 경제 발전, 인민 생활 향상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 당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일관하게 견지하고 있는 전략적 방침"이라며 특히 "지방 경제를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해당 지역의 원료와 자재를 이용하여 발전시키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3월에는 노동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열어 지역 균형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간부들의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조에 맞춰 노동신문 역시 올해 '각 도 특파 기자들이 보내온 소식' 코너를 통해 각 시, 군들의 사업 진행 상황을 관심 있게 보도하고 있다. 26일에는 "도와 도 사이, 군과 군 사이 경쟁을 활발히 벌이자"며 성과를 내기 위한 지역의 경쟁을 부추기기도 했다.

황해북도도 같은 맥락에서 그간 물자 부족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정방산 호텔 공사를 완공하는데 올해 역량을 총집중했을 수 있어 보인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정방산 호텔 수영장.[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정방산 호텔 수영장.[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특히 호텔을 '인민을 위한 봉사기지'라고 소개한 것으로 보아 '지역 인민 생활 향상' 방침에 따라 내수용으로 건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전문 관광 회사인 고려투어스(Koryo Tours)의 사이먼 코커렐 대표 역시 "이 호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며 현지 주민들만을 위한 호텔 같다고 NK뉴스에 말했다.

이같은 지역의 건설 성과 보도는 한해 성과를 정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잇따르고 있는데 북한이 그간 관심을 보여 온 개발 지역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삼지연시 꾸리기 공사 등 북한의 핵심 건설 대상은 주로 정치적 색채가 강한 지역이었다. 강원도는 김 총비서의 고향이고, 백두산 일대의 삼지연시는 북한이 '혁명성지'로 선전하는 곳이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달 평안북도가 소년단야영소를, 함경남도가 광포오리공장에 고니(백조)사를 준공했다. 또 황해북도는 농업연구원 과수학연구소 사리원연구분소와 수의약품생산기지를 새로 건설했다. 모두 지역 주민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시설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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