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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희 부회장이 주는 울림 "배움은 끝 없다…도전 두려워하지 말아야"

[인터뷰] 대한하키협회 부회장, '대한민국 체육상' 공로상 수상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1-10-26 10:11 송고 | 2021-10-26 10:17 최종수정
신정희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이 22일 서울 중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메르켈 리더십>의 저자인 케이티 마튼은 16년 간 독일을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조명하며 '그는 노력했다(She tried)"고 적었다.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할 때, 한국 스포츠계 최고의 여성 리더로 꼽히는 신정희(66)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은 여전히 계속해서 노력하고(She is try'ing') 있는 사람이다.

신 부회장의 명함에 적힌 직책은 총 4개다. 그는 하키협회뿐 아니라 아시아하키연맹 부회장(여성위원장), 대한체육회 여성체육위원장, 경기도체육회 부회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적잖은 나이가 됐으나 여전히 젊고 열정적인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달 중순 열린 '제59회 대한민국 체육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신 부회장은 1969년 선수 경력을 시작해 1981년 국제심판을 거쳐 대한체육회 부회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단 부단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아시아하키연맹(AFH)에서는 3선을 지내며 최장수 여성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의 사무실에서 만난 신 부회장은 "난 올림피언도 메달리스트도 아니지만, 50년 넘게 한 길을 걸어온 것을 인정받았다"며 "체육계에 있으면 외롭고 힘든 시간도 있었는데 (공로상을 통해)보상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정희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오른쪽)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두 번째) 등과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1 체육발전유공 정부포상 전수식 및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1.10.15/뉴스1

◇ 최고의 리더가 되기까지

신 부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1969년 하키 선수로 출발한 그는 하키 국제심판, 여성스포츠회 초대 사무국장, 고양시 체육·생활체육회 사무국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등을 거치면서 선수, 지도자, 행정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모든 분야가 그랬듯, 여성에 대한 제약이 여기저기 많았던 과거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돌부리를, 또 가시덤불을 숱하게 넘어야했다. 그러나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제는 최고의 여성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 신 부회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편견을 깨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내가 좋아서 했던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취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근본적인 성공의 비결이었다. 

신 부회장은 '선수 출신'답게 하키에 빗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

그는 "운동할 때 포지션이 센터 하프백을 봤는데, 그 자리는 수비가 첫 임무지만 공격도 해야 한다. 또 경기 흐름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하키는 팀 운동이라 절대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공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몸에 뱄다. 결국 무슨 일이든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스포츠인 인권보호와 은퇴선수 지원사업 홍보활동을 벌인 신정희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시절의 모습. (대한체육회 제공)© 뉴스1 DB

◇ 개척자이자 선구자…묵직한 메시지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신 부회장 앞에는 여러 가지 '1호' 타이틀이 붙는다. 한국 여성 최초의 필드하키 국제심판, 최초의 고양시체육회 여성 사무국장, 하키협회 첫 여성 전무이사 등 남들이 쉽게 밟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다.

신 부회장은 "도전이 항상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날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잘 버텨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길 고민하는 '후배'들을 향한 뼈 있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폄하하며 걱정하기보다 직접 나와서 부딪혔으면 한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결국 부딪혀라, 노력해라, 그러면 결과는 분명 따라올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여성 후배들을 향한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의 울타리도 되고, 그늘도 되어주고 싶다. 거창하게 어떤 조언을 하기보다 선수들이 올바른 방향과 선택을 하는데 있어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신정희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이 22일 서울 중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성공한 리더? 난 행복한 사람"

신 부회장은 여전히 포럼 등이 있으면 빠짐없이 경청한다.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경우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시청하면서 새로운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누구보다 배움에 대한 욕심이 큰 까닭이다. 신 부회장은 전문대를 나온 뒤 27세에 특기생이 아닌 시험을 치러 경희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둘째를 출산한 뒤 1991년에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 들어가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만큼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강하다.

신 부회장은 "'운동을 하면 무식하다' 선입견이 있었을 때다.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계속 공부해왔다"면서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요새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화두인데, 난 학창 시절부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것이 훗날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그는 자신을 높이기보다 주변과 항상 소통하며, 배려 속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많은 후배들이 그를 "누님"이라고 따를 수 있는 것도 신 부회장이 항상 귀를 열고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50년 넘게 하키 인생 외길을 걸어온 그는 인터뷰를 마치는 순간까지도 하키 발전을 향한 무한 애정을 나타냈다. 많은 메달을 수확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지만, 유소년부터 체계적인 가르침을 통해 든든한 뿌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재정적으로 안정된 하키협회 △아시아 남녀 정상 탈환 △세계무대 4강 진입 등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고 싶다는 목표도 전했다.

항상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신 부회장이다. 실패와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던 그는 기회나 영감이 찾아오길 마냥 기다리지 않고 먼저 시도하고 도전하며 두드렸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신 부회장은 "성공의 기준을 모르겠지만, 누군가 내게 성공했느냐고 묻는다면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왔다. 앞으로도 많은 후배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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