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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일주일에 한번 만나 종전선언 논의‥北은 '미사일 마이웨이'

전문가 "北, 최소 11월까지 '미사일 행보' 지속할 듯"
"한반도 긴장 고조되겠지만…대화 재개 가능성은 여전"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1-10-20 05:00 송고
19일 오후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10시17분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LBM 추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2021.10.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19일 오후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10시17분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LBM 추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2021.10.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한미가 북한의 대화 복귀,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두고 최근 한 달 새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북한은 반대로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17분쯤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는 올해 들어 여덟 번째 무력시위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임기 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하며, 우리 정부가 숨 가쁜 '미국 설득'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과정에서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구상이 언급된 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 간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시작으로 사실상 본격적인 '종전선언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 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종전선언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취재진을 만나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취재진을 만나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 미국은 전제조건 없는 만남에 열려 있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18일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한미 정보수장 간 협의를 갖고 북한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노 본부장과 김 대표는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또 다시 만나 종전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한미 협력 사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서울에서 추가 대면회의를 가진다. 이를 통해 그간 논의된 내용을 구체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한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네 차례 무력시위 카드를 꺼내들었다. 9월11일부터 12일까지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15일에는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더니 28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을, 30일에는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은 19일 SLBM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미사일 발사 '수위'를 점차 높여가며 향후에는 미국의 '레드라인'(도발 저지선)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발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 '자위력 행사' 차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계속해서 무력시위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이 '도발'로 규정하며, 적극 대응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은 김정은 당 총비서의 '1호 구상', 즉 '대북 적대 정책·이중 기준 철폐'를 언급하며 오히려 한미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최소 11월까지는 공세국면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계획됐던 미사일 발사 시간표대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에 4번 발사하고 이번에 또 미사일을 쐈다는 것은 연속성이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2일 오후
북한 조선중앙TV가 12일 오후 "조선노동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10월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성대히 개막되었다"면서 행사 전반을 상세히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등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우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그렇다면 북한의 마이웨이 행보에 북한 사안에 대한 한미의 대응 기조에 변화가 있을까. 일단 현재까지 한미 모두 비교적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동시에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또한 외교부도 한미 간 논의의 기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의 대북사안 관련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 등과 관련한 한미 간 논의는 '이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도 같은 날 북한의 미사일이 "즉각적인 위협이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이중기준·적대시 정책 철폐를 관철하기 위해 압박하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종전선언 체결과 정상회담 추진에, 미국은 비핵화 성과 도출에 일단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한반도 정세가 삐걱거리는 모습이 연출되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파탄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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