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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지었지만 강간 안했다"…42년형 조주빈 추정 '횡설수설 소감문' 등장

"누구와도 범죄 조직 일구지 않아 판결 인정 못한다" 주장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1-10-16 09:59 송고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조직적으로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42년형을 선고받은 조주빈. © News1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이 조직적으로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42년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그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감문이 공개돼 이목을 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주빈 42년형 소감문'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 글쓴이는 "조주빈이랑 동원훈련 때 같이 먹고 자고 해봤는데, 직접 본 사람이 범죄자에 42년형 받았다니 신기하다"면서 "그를 봤을 때는 저런 사람일 거라곤 예상 못했다. 약간 싸한 느낌만 있었고 건실한 청년은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고 적었다.

이어 "본인 잘 나간다고 말하고 훈련 끝날 때 조교한테 5만원 주더라. 조교한테 현금 주는 놈은 또 처음 봐서 인상에 남았다"며 "동원훈련 끝나고 얼마 안 돼 n번방 사건이 터졌다. 꼭 가석방 없이 42년 채워서 출소하길"이라고 덧붙였다.

조주빈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에는 사법제도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편지 작성자는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내가 가진 불안은 전적으로 법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작성자는 "만일 우리의 법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진실을 담아낼 수 있는 법이었다면 내 안에 형성된 감정은 불안이 아니라 부끄러움이었을 테니 말이다"라고 했다.

조주빈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소감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그는 "애석하게도 우리의 법은 실체 진실을 포기하길 택하고 말았다. 범죄 집단이라는 허구의 혐의 하나 걸러내지 못할 만큼, 무능한 3심제도였다"면서 "눈먼 법은 현실을 보지 못한 채 아무 상관 없으며 무엇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휘둘릴 뿐이었고, 이는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던 거의 모든 사건을 관통해 온 우리 법의 고질적인 악습이 발현된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가·피해자를 막론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제껏 쓰레기 같은 판결 앞에 이를 부득부득 갈며 평생을 원통해했는가"라며 "얼마나 많은 오판이 무려 기소-1심-2심-3심의 허울 좋은 제도하에서 빚어졌던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직·간접적으로 '우리 법'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식견이 있건 없건 교육을 받았건 받지 못했건 제정신이라면 정말로 누구 하나 법을 신뢰하지 못할 게 틀림없다"며 "대세와 인기에 휘둘리는 법은, 형평성과 기준이 모조리 무너진 이따위 법은 도무지 사건을 해결 지을 수 없으며 교정된 인간을 배출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작성자는 "10월 14일. 선고 날인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내 죄를 인정한다. 그러나 판결은, 이 비참한 선물은 인정할 수 없다"며 "나는 죄를 지었다. 분명히 나는 죄를 지었다. 다만 우리 법이 부과한 혐의로서는 아니다. 그 누구와도 범죄 조직을 일구지 않았다. 누구도 강간한 바 없다. 이것이 가감 없는 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소감문의 진위와 출처는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이 소감문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지난 6월 조주빈 부친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그의 자필 반성문과 비교해봤을 때, 필체가 비슷한 점과 실제로 그의 생일이 10월 14일인 점을 들어 조주빈이 맞다고 보고 있다.

한편 14일 대법원은 조주빈에게 징역 42년 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주빈은 2019년 5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주빈의 형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번 대법원판결과 별개로 조주빈은 박사방 2인자인 '부따' 강훈(20)과 함께 여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나체사진을 찍게 한 뒤 전송받은 혐의(강제추행)로 지난 4월 추가 기소돼 1심 재판받고 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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