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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아들, 포르노 배우, 권투 챔피언…막 오른 필리핀 대선

필리핀 대선, 내년 5월 실시…두테르테, 6년 단임제 끝 정계 은퇴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1-10-11 14:40 송고
복싱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가 내년 필리핀 대선에 출마한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복싱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가 내년 필리핀 대선에 출마한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독재자의 아들, 전직 포르노 배우, 세계적인 복서 그리고 현직 부통령까지. 내년 치러질 필리핀 대선 레이스의 경쟁 구도가 윤곽을 드러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내년 5월 필리핀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 명단에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전직 배우 프란시스코 도마고소(활동명 이스코 모레노) 마닐라 시장,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저격해온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 그리고 복싱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 등 다섯 명이 이름을 올렸다.
필리핀 대선을 불과 7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선두주자는 없는 모양새다.

CNN은 가장 지지율이 높은 두 후보를 놓고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프랑스 등과 달리 필리핀은 1차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에 상당한 접전이 예상된다면서 이런 막상막하의 경쟁 속 누구나 누구나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 '봉봉'은 내년 대선 출마 계획을 밝히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라를 단합시킬 수 있는 단일 후보로 자신을 내세웠다. 그의 선언은 아버지가 필리핀에 계엄령을 선포 49주년을 맞이한 날 즈음 나와 눈길을 끌었다.  
독재자 마르코스는 1986년 대중에 의해 하야하기 전까지 21년간 필리핀을 철권통치한 인물이다.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 '봉봉'이 내년 필리핀 대선에 출마한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 '봉봉'이 내년 필리핀 대선에 출마한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로 이름을 떨친 파퀴아오는 26년의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2016년 필리핀 상원의원에 선출됐다. 어린 시절 사탕과 담배를 팔아가다 복서로 세계 정상을 찍은 파퀴아오는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을 돕겠다며 정계에 뛰어들었으나 정작 의원으로서 인상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또 그는 "성소수자(LGBTQ)는 짐승보다 더 나쁘다", "낙태는 죄악이다" 등 동성애자의 권리와 낙태 관련 서슴없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지난 3년간 정계에서 급부상한 '전직 포르노 배우' 모레노 마닐라 시장도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마닐라 빈민가에서 자라 폐지 줍기로 생계를 꾸린 모레노는 1990년대 소프트코어(덜 자극적인 포르노 장르) '봄바'에 출연하면서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98년 마닐라 카운슬러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7년 부시장에 이어 2019년에는 시장직에 올랐다.

현직 부통령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은 두테르테의 '마약과 전쟁'을 자주 비판하면서 인기를 얻은 인물이다.

그는 양성 평등과 여성 권리를 옹호하며 "균등한 기회와 미래를 보장하라"는 입장을 보인다. 부통령 재임 기간 그는 전국적으로 폭넓은 지지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나 그의 지지율은 상기 후보자들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헌법상 연임이 금지돼 있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6년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서 물러난다. 당초 두테르테는 내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으나 이달 초 입장을 철회하고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마약 사범 퇴치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부상했으나 그의 지지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들해졌다.

모레노 마닐라 시장이 필리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모레노 마닐라 시장이 필리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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