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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을 만나다] 김기수 "파도같았던 20년…제2의 인생 뷰티 유튜버 행복"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1-09-11 05:50 송고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김기수 © 뉴스1
김기수 © 뉴스1

데뷔 20주년 소감을 묻자 김기수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2001년 데뷔해 댄서킴으로, DJ 김기수로, 또 뷰티유튜버까지 이어진 20년을 돌아보는 그의 얼굴에는 다양한 감정이 스쳤다.

[코미디언을 만나타] 열여섯 번째 주인공인 김기수(46)는 자신의 지난 20년을 태평양 바다의 파도 같았다고 표현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와 함께 캐릭터 댄서킴으로 사랑받았던 시절을 지나 2년간 이어진 송사로 인해 연예인 인생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위기 속에서 만난 유튜브는 그에게 오랜 슬럼프를 끝내는 출구였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입구였다.
사랑했던 코미디 무대를 떠나 유튜브 방송 카메라 앞에서 뷰티 유튜버 김기수로 산지 벌써 5년. 방송 초반에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센 콘셉트로 악플과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웃으며 돌아볼 수 있게 됐다.

화장만이 아닌 자신을 더욱 깊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아름다움의 의미를 확장했다는 김기수. 그는 뷰티유튜버이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연예인 타이틀은 내려놨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웃음을 주는 희극인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기수와 일문일답.

-올해가 데뷔 만 20년 되는 해다. 
 
▶올해? 와, 정말 몰랐다. 지금도 마음은 어제 데뷔한 것 같은데, 20주년이라니 너무 늙었다는 생각도 들고. 하하. 아직도 뭔가 더 많이 배우고 뭔가 더 해야 할 것이 많다고 느낀다.
 김기수 © 뉴스1
김기수 © 뉴스1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어땠나.
▶태평양 앞바다의 파도 같은 인생이었다. 지난 20년은 큰 파도도 만나 깊숙하게 가라앉아도 봤고, 석양이 깔린 바다에서 평온하게 지내보기도 했다.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또 다른 위기가 와도 '하하'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정말 예민했다. 과거에는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반응했다. 상처 받은 것 때문일지 내 방어막을 세우고 세보이려고 했다. 지금은 많이 잔잔해졌다. 나라는 사람을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많이 내려놨고 더 편한 사람이 됐다.

-2016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상당히 빠른 유튜브 진출이었다.

▶나는 그때 송사를 겪으면서 자숙 아닌 자숙을 하고 있을 때였다. 유튜브한다고 하니 '김기수 별 걸 다 한다'며 연예인들도 이상하게 생각하던 시절이다. 그때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악플러들과 혼자 싸우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다들 유튜브를 하고 있고, 어떻게 시작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다. 내가 시대를 앞서 갔나?(웃음)
김기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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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건가.

▶확신이 있던 건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대라고 생각했다. 아프리카 BJ 로 활동한 지인과 함께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그 친구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더라. TV에 나오지 않아도 그렇게 유명해지고 친근한 거다. 뭔가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유튜브 초기를 떠올리면 어떤가.

▶과거에는 법원 오가면 연예인 인생은 끝났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내 인생이 끝난 줄 알았다. 그 위기 상황에서 만난 것이 유튜브다. 처음에는 영상이나 셀카를 올리면 악플이 달렸다. 나도 억울하고 한이 많았는지 대응을 하게 되더라.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유튜브를 하길 잘한 것 같다. 나에게는 제2의 인생이 시작된 거다. '예살그살'이 들어오면서 뷰티 크리에이터로 새 인생을 열었고 참 행복했다. 나를 알아주는 팬들이 생겨서 기쁘다.

-데뷔 15년 만에 전업을 하게 된 셈이다. 코미디와 멀어지던 때 아쉬움은 없었나.

▶루머도 많아서 힘들었고 스스로 자신감이 없었다. 내가 하던 댄서킴 캐릭터도 너무 잘 돼서 그 이상 보여주지 못하면 실망만 줄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김기수 © 뉴스1
김기수 © 뉴스1

-위기가 기회가 됐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나.

▶지금이 아닐까. 예전에는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어도 다 매니저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해듣는 정도였는데 유튜브를 하니까 팬들의 숨소리까지 들린다. 내가 뭘 할 때 좋아해주는지 느껴진다. 그때 내가 전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들었다. '화장하는 김기수'는 나의 부캐릭터고, 진짜 내 모습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 또 이제는 내 화장실력을 인정해주고, 내가 만든 제품을 쓰고 좋아졌다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고 기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화장품 사업도 하고 있는데.

▶나는 정말 뷰티에 대해서는 진심이다. 하지만 김기수가 하는 뷰티에 대해서는 선입견도 많았고 안 좋은 시선도 많았다. 그렇게 5년이 지나서 화장품을 출시했다. 제품 하나 만들기 위해서 6개월은 넘게 걸리더라. 공부도 하고 꼼꼼하게 준비도 했다. 그렇게 내놓은 제품을 소비자들이 좋다고 해주니까 너무 기쁜 거다. 지금은 더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기수 편 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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