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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위드 코로나’…앞으로 4주 방역 성적표에 달렸다

정부 "4주 상황 평가 후 10월엔 방역수칙 완화해 갈 것"
전문가들 "잘 되면 좋은데…접종 완료 50%미만이라 걱정”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강승지 기자 | 2021-09-04 06:00 송고
3일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테이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3일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테이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정부가 추석연휴가 낀 향후 한달동안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6일부터 10월3일까지다.

하루 평균 확진자 1600~1700명대의 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화된 거리두기를 4주 더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의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더 연장하면서 모임 인원을 6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추석연휴인 17~23일에는 백신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인의 가족모임도 가질 수 있다.
이번 방역대책을 두고 일상생활과 코로나19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에 첫 발을 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 동안의 사회·경제적 피해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을 고려해 방역수칙을 완화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달동안 네 자릿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현 상황에서 사적모임 기준을 완화할 경우 '경계심을 풀어도 된다'는 시그널을 줘 확진자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도권 식당·카페 밤 10시까지 6인 모임 허용'…'위드 코로나' 가는 포석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3일) 중앙재난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에서 오는 6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과 '추석 특별방역대책' 등을 확정했다.
김 총리는 이날 "지난해 추석과 설, 두번의 명절동안 국민들께서 고향방문을 자제해주셔서, 이번 추석까지 그리운 만남을 미뤄달라고 요청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며 "거듭된 방역강화 조치로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절규를 정부가 외면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비수도권 등 3단계 지역의 경우에는 추석 연휴와 상관없이 앞으로 한 달 간 예방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인까지의 사적모임이 모든 장소에서 허용된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매장 영업시간도 밤 9시에서 밤 10시로 다시 연장됐다.

또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은 4명까지만 허용됐던 사적모임 족쇄가 풀렸다. 6일부터는 밤 10시까지 6명까지 사적모임이 허용되는데, 오후 6시 이전까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가 2명 이상, 오후 6시 이후엔 4명 이상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추석연휴 기간) 일주일 간 가정내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8인까지 가족모임을 할 수 있다. 

정부는 방역 친화적인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방역수칙을 그대로 유지해 10월 방역수칙 재조정까지 확산세를 최대한 막아보려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예방접종 완료 또는 진단검사 후 최소인원(소규모)으로 고향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또 추석 전 백신 접종 독려, 철도 승차권 창가쪽 판매, 여객선 제한 등으로 지역사회에서의 전파를 막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방역과 경제의 조화를 위해 이번 4주 동안 예방접종 진행 상황, 확진자 추이 등과 관련한 사항을 평가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피로감이 큰 점을 고려해 (10월 거리두기 조정시) 예방접종 중심으로 일부 방역조치를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드 코로나 용어 자체는 잘 정의되지 않은 채 워낙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고 있다"며 "위드코로나로 가느냐, 마느냐로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 "사람들에게 '좀 괜찮아졌나' 잘못된 시그널"…추석 이후 유행 재확산 우려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역수칙 완화 등의 조치는 국민들에게 코로나 유행이 꺾였다는 메시지를 줘, 추석기간 동안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09명 발생했다. 이는 전일 1961명 대비 252명 감소한 규모이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60일째 네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배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추석 연휴에는 동네, 친척들과 식사자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밀접 접촉이 늘어날 것"며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비수도권에서 확진사례가 많아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가 전날 내놓은 방역수칙을 국민들이 본다면 '코로나가 좀 괜찮아졌나보다'고 생각할 여지가 많다"며 "사회상 분위기론 5명 이하 직계가족으로 사적 모임을 제한한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의 시발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청장년층의 2차접종은 10월 말이 되어야 끝날 뿐더러,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하더라도 이 중 실제로 면역이 되었는지 확인할 길도 없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위드코로나로 가는 시발점이라 잘 되면 좋겠지만 돌파감염, 델타변이의 확산 속도 등을 고려해본다면 확진자가 되려 급증할 것"이라며 "백신 2차 접종률이 50%에 근접한 국가들도 델타 변이로 인해 코로나가 또 다시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석이 지나도 2차 접종을 완료한 국민이 50%가 되지 않는다"며 "접종률 70%가 넘어야 방역이 완화되어도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5일부터 추석연휴 끝자락인 20일까지 최대 2300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온 후, 유행규모가 적절하게 통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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