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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옥죄기에 가계대출 꺾였다…8월 증가폭 절반 '뚝'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3.5조 늘어…전월(6.2조) 절반 수준
대출절벽에 가수요 생겼지만 전반적으로 꺾여…전세대출은 여전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21-09-02 06:15 송고 | 2021-09-02 09:19 최종수정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1.9.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1.9.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농협은행발(發) 가계대출 중단 이후 '막히기 전에 미리 받자'는 대출 가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대출 증가세는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은행들이 총량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주택자금 수요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8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7월말보다 3조5068억원 늘었다. 이는 7월 증가폭(6조2009억원)의 절반(43.4%) 수준이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9조2266억원까지 높아진 뒤 5월 3조546억원, 6월 1조2996억원으로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7월에 다시 큰 폭으로 늘었었다.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한풀 꺾인 것은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올해초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준수하라고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서자 지난달 24일부터 11월30일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모든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극약처방을 썼다. 농협은행의 8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0.42%로 전월(1.2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대출을 받는 사람)의 연봉 내로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시행에 들어갔다. 은행권에선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하는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8월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32억원으로 7월말(140조8930억원)보다 1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카카오뱅크 등 대형 공모주 청약 등의 영향으로 7월 신용대출 잔액이 1조8636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공모주청약 자금이 8월 들어 회수된 데다가 주식시장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도 주춤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잔액에 포함되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8월 들어 많이 줄었다"며 "증시 이탈자금이 회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자금 수요는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여전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493조4148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3조8311억원 늘었다. 7월 증가액(3조8234억원)보다도 소폭 높았다.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하는 등 주담대 수요는 크지 않았지만 높은 전세대출 수요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주담대 수치에 포함되는 전세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3조6334억원 늘어난 119조970억원을 기록했다. 7월 증가액(1조9727억원)에 비해서도 1조5000억원 넘게 늘었다. 전세대출이 주담대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9월부터는 모든 은행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하는 등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증가폭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9월부터 농협·하나를 제외한 다른 은행도 추가 관리방안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가계대출 조이기는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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