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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화두에 新성장동력 발굴까지…대형건설사도 '친환경' 주목

신재생에너지부터 친환경 건축자재·기술 협력까지…사업 다각화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21-08-29 07:00 송고
한화건설이 준공한 영양 풍력발전단지(한화건설 제공). © 뉴스1
한화건설이 준공한 영양 풍력발전단지(한화건설 제공). © 뉴스1

기업 경영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형건설사들이 친환경 사업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친환경 투자로 ESG 경영 추세에 발을 맞추면서, 전통 건설업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부터 친환경 건축 자재 개발, 기술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발굴까지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그린뉴딜' 정책을 정부가 확대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다.
대형건설사들은 건설사업과 연계할 수 있거나, 그동안 쌓아왔던 건설업 노하우를 반영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을 속속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현대오일뱅크와 '탄소 저감 친환경 건축 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정유시설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탄산화제품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해당 소재를 활용한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현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2022년 연간 10만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시작으로 연간 생산량을 최대 60만톤까지 늘릴 예정인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다. 정유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연간 12만톤 저감할 수 있고,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 생산으로 부가가치 창출까지 기대된다. 정부의 탄소 중립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주목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오래 전부터 풍력발전에 힘을 쏟아왔다. 풍력발전사업은 건설 비중이 크고, 개발사업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어 건설사 맞춤형 사업으로 꼽힌다. 다만 입지선정, 풍황조사부터 시작해 실제 착공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해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대표이사 직속의 풍력사업실을 신설하고, 전문인력도 충원하며 사업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76㎿급 영양 풍력 발전단지와 25㎿급 제주 수망 풍력 발전단지를 준공했다. 90㎿급 양양 수리 풍력 발전단지, 영천·영월 등에 총 100㎿ 규모의 단지 조성을 위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육상 풍력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상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듈로 공법으로 건축 예정인 구로구 가리봉 시장 내 부지 복합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 뉴스1
모듈로 공법으로 건축 예정인 구로구 가리봉 시장 내 부지 복합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 뉴스1

친환경 건설기술 중 '레고형 건축'으로 불리는 모듈러 건설에도 관심이 높다. 모듈러는 공장에서 90%를 만든 뒤 현장에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사 과정에서 소음, 분진이 적고 폐기물도 덜 발생해 주목받고 있다. 당정도 모듈러 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범위 확대와 인센티브 부여를 추진하는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와 관련한 건설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취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공에도 나섰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최초 13층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인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사업권을 획득했고, 서울에서도 연달아 수주에 성공했다.

폐기물 처리 시장에까지 건설사가 등장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시작으로 폐기물 소각기업 7곳을 추가로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경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건설사업과 달리 안정적이란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미래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장점도 있다.

단순한 사업 확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설사들은 환경 관련 신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기술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까지 지원하고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미래 친환경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 중이다. 선정된 스타트업에 기술개발 및 협력, 투자도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요즘 미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찾는 분위기"라며 "국내외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나 사회적 중요도가 계속 커지고 있다 보니,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쌓아왔던 기술을 활용할 수 있거나 향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관련 환경 사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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