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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가결 시 단체사직도 불사"…배수진 친 HMM 해상노조(종합)

해상노조 22일 정오부터 이틀간 쟁의권 찬반투표 돌입
육상노조도 조만간 투표…사측 "협상에 최선 다할 것"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1-08-22 15:48 송고
1800TEU급 다목적선(MPV) 'HMM 두바이(Dubai)호'(HMM 제공)© 뉴스1
1800TEU급 다목적선(MPV) 'HMM 두바이(Dubai)호'(HMM 제공)© 뉴스1

HMM 해원연합노동조합(해상노조)이 22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투표 가결 시 해상노조는 파업은 물론 MSC(스위스 국적 해운선사)로 이직을 위해 단체 사직서 제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법상 쟁의행위 제한으로 파업도 쉽지 않은 만큼,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HMM을 떠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노조가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는 노조와 사측 간 입장차가 큰 만큼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육상노조(사무직)도 조만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HMM 해상노조는 22일 낮 12시부터 조합원 45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부터 23일 낮 12시까지 이틀에 걸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는 과반의 조합원이 참석해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면 가결된다.

해상노조는 투표 가결 시 경쟁해운사로 이직하기 위해 사직서 제출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1년 넘게 배에 갇혀 아이들은 아빠 없는 아이라고 놀림 받고, 아내는 남편이 없다는 오해를 받고,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선원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내는 무의미하다"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MSC로 이직을 위해 단체 사직서 제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원법으로 쟁의행위 제한으로 파업도 못하게 막아놨는데 처우개선도 못해준다고 한다"며 "교대할 선원이 없는 것은 해상노동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해상노조는 지난 20일 중노위 2차 조정회의에서 사측과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결렬됐다.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커 조정안 제시가 의미 없을 때 내려지는 조치다.

HMM 사측은 해상노조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겠다"며 "단체 사직서 제출도 고려한다는 데 대해서는 현재 밝힐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육상노조는 해상노조에 앞서 중노위 조정이 결렬됐다. 다만 육상노조는 조합원들에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 일정을 아직 공지하지 않은 상태다. 육상노조 경우 사측 제시안에 찬반투표를 한 결과 95%가 반대표를 던졌다. 

김진만 HMM 육상노조 위원장은 "주말이어서 조합원들에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만간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공지하고 나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사측은 육상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 교통비 5만~1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8년간 임금동결'을 보전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노조는 임금인상률 25%, 성과급 1200% 등을 요구했다.

육상노조와 해원노조는 파업 찬반투표까진 별개로 진행하지만, 추후 상황에는 공동투쟁위원회(가칭)를 만들어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운송업을 영위하는 HMM의 파업 및 쟁의행위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기업들은 당장 비상이다. 고운임을 지불해도 선복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HMM마저 파업하면 배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어서다. 

현행법상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은 파업할 수 없지만, 국내에 정박 중인 선박은 파업할 수 있다. 해상노조는 전면파업이 힘든 점을 고려해 △사직서 제출△초과근무 중단 △유급휴가 소진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HMM 직원들의 임금은 최대 8년간 동결돼 왔다. 평균 연봉은 약 6900만원으로 현대글로비스나 팬오션 등 다른 해운사보다 약 2000만원 낮다. 노조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HMM의 10년차 과장급 임금평균(급여와 상여액 합산)은 2018년 기준 5900만원 정도다. 근무 여건도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올해 실적 개선이 이뤄진 만큼 합당한 보상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HMM은 글로벌 해운업 호황기를 맞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889억원으로 전년동기(1387억원) 대비 901% 증가하고, 같은기간 매출은 2조906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751억원) 대비 111% 늘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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