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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한국형 산업단지' 해외서 통했다…베트남서 12월 착공

['새길'여는 해외건설]⑫베트남·러시아서 한국형 산단
국내기업 해외진출 활성화 기대…교두보 역할 '톡톡'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2021-08-17 08:00 송고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세가 2년 가까이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끼치면서 해외길이 막힌 건설 수주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정부의 전방위 지원과 영상 면담 등 건설업계의 다양한 노력 속에 해외시장은 어느새 `팀코리아`에 굳게 닫혔던 문을 개방하고 있다. <뉴스1>은 5년 만에 최대 수주액을 기록한 국내 해외건설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수주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베트남 경협 산단 조감도(LH 제공)© 뉴스1
베트남 경협 산단 조감도(LH 제공)© 뉴스1

한국형 산업단지가 해외건설 시장에서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12월 베트남에 이어 내년 3월 러시아에서 대규모 산단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뜬다.

LH의 해외산단 조성은 현 정부의 주요 대외정책인 신남방·신북방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유망한 해외 현지에 산단을 조성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우리 산업 기술의 한류까지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베트남 진출 막힌 국내기업…'해결사'에 LH 등판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단인 한국-베트남 경제협력 산단은 하노이 남동쪽에서 약 30㎞ 지점에 있는 홍옌성에 들어선다. 우리나라 분당신도시의 1.5배 규모인 기존 홍옌성 리트엉켓 산업도시에 면적 4.5㎢(약 138만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베 경협 산단 조성사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1월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합의로 이번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처럼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곳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베트남은 풍부한 노동력과 빠른 도시화 추진 등 강점으로 지난 30여 년간 평균 6% 이상의 경제 성장세를 보였다. 그만큼 국내 기업의 투자 선호도가 높지만,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등 경쟁국이 이미 산단 개발 시장을 선점해 토지 확보나 인허가 문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LH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LH는 석문국가산단 등 여러 산단 개발과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영토를 확장 중이다. 지난 2019년에는 미얀마 경협 산단 조성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번 한-베 경협 산단 조성사업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LH는 1단계 사업으로 1.5㎢(약 45만평)의 산업단지 조성에 나선다. 8월 베트남 현지 합작 투자법인 설립 이후 12월 조성공사 착수를 목표로 한다. 2단계 사업으로 도시구역 3.7㎢에 대한 단계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한-베 경협 산단은 국내 중소기업 진출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해당 산단의 배후에는 삼성과 LH 등 국내 대기업의 생산시설이 있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주변에 있는 하노이~하이퐁 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노이바이 국제공항과 경제특구가 위치한 하이퐁 심해 항만까지 1시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다.

LH의 역할은 산단을 짓는 '시공사'의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공공 디벨로퍼'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산단에 첨단통신 네트워크 설비 등 한국형 스마트 관리체계의 구축부터 입주기업의 생산시설 설립도 LH의 몫이다. 각종 인허가 지원과 금융·법률·세제 상담 등을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센터'도 도입한다.

LH 관계자는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 및 운영해 국내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들의 안정적인 베트남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실제로 우리 기업 63개 사(社)가 전체 공급면적의 103%에 해당하는 입주확약서를 제출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해주 경협 산단 위치도(LH 제공)© 뉴스1
연해주 경협 산단 위치도(LH 제공)© 뉴스1

◇연해주 경협 산단 입주기업에 세제혜택 제공

신북방 국가인 러시아에서도 산단 조성이 한창이다. LH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북측으로 29㎞ 떨어진 연해주 나데진스카야 선도개발구역 2차 지구 내에서 연해주 경협 산단 조성을 위한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해주 경협 산단 역시 국내 중소기업의 활동거점으로 활용된다. 이곳은 약 50만㎡(15만평) 규모로 한-베 경협 산단보다는 작은 규모다. 그러나 항만, 공항, 철도, 고속도로 등과의 접근성이 우수해 물류 교통 및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내년 3월 조성공사 착공이 예정돼 있다.

연해주 경협 산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해당 산단에 입주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나 수산물 가공업체에 대해선 관세 면제와 조세 감면,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 미적용 등을 제공한다. 이러한 혜택을 토대로 러시아 진출이 대폭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LH는 전 세계 17개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검토 또는 추진 중이다. LH의 산단 성공사례를 발판삼아 스마트시티, 주택건설, 도시재생사업에서 모범사례 축적하겠다는 목표다.

국가 간 협력사업(G2G) 사업으로 자력 진출이 어려운 민간건설사나 현지 디벨로퍼와의 협력을 통해 진출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투자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연계해 상대국가와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 기업에 유리한 진출 조건을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내 한 건설사는 지난해 295억원에 달하는 미얀마 산단의 시공권을 획득한 바 있다.

LH 관계자는 "신도시, 산단 등에서 다년간 축적한 개발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국가 간 경제협력 증진에도 기여해 세계 여러 국가의 도시·주택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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