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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결산③] 노메달이어도 괜찮아…불모지 핀 꽃, 황선우·우상혁·우하람

한국 수영사 새로 쓰고 기적을 넘으며 벅찬 감동 선사

(도쿄=뉴스1) 나연준 기자 | 2021-08-09 05:30 송고
수영 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역영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결승서 5위를 차지했다. 기록은 47초82. 2021.7.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수영 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역영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결승서 5위를 차지했다. 기록은 47초82. 2021.7.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하지만 해당 대회 해당 종목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선수는 3명 뿐이다.

물론, 그들의 도전만 '성공'이라 평가할 수는 없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한계에 도전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에게는 메달리스트 못지 않은 관심과 응원이 쏟아졌다.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거둔 수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8일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 펼쳐졌던 2020 도쿄 올림픽이 마무리됐다. 올림픽을 위해 평생 땀과 눈물을 쏟아냈던 선수들은 뜨거운 승부를 마치고 3년 뒤 열릴 2024 파리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총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를 마크했다. 당초 목표에는 살짝 미치지 못한 결과였지만, '내일의 희망'까지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내용이었다. 

시상대에 올라선 메달리스트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게 아니다. 수영의 황선우(18·서울체고),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 등은 한국 스포츠사를 새로 쓰며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한국 수영의 미래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예선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고, 준결승을 넘어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오버페이스로 7위에 머물렀지만,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황선우의 질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자유형 100m에서는 예선 한국 신기록, 준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결승에 올라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65년 만의 사건이었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이 필요하기에 수영 단거리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높은 벽과 같았다. 박태환, 쑨양(중국) 등 아시아를 대표했던 수영 스타들도 100m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황선우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아시아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18세인 황선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갖추고 있다.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는 한국의 수영 종목 메달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에 성공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021.8.1/뉴스1 © News1 올림픽사진취재단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에 성공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021.8.1/뉴스1 © News1 올림픽사진취재단

또 다른 불모지 육상에서도 낭보가 날아들었다. 높이뛰기에 출전한 우상혁이 한국 선수로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진택(높이뛰기) 이후 무려 25년만의 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결승에서 우상혁은 2m35를 넘어 이진택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 신기록(2m34)까지 경신했다.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친 우상혁은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우뚝 섰다.

우상혁은 대회 직전까지도 본선진출 기준 기록을 넘지 못해 참가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랭킹 포인트 반영 마지막 날 극적으로 31위를 마크, 32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참가 자격을 확보했다. 가까스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우상혁은 놀라운 경기력으로 한국 육상을 널리 알렸다. 이런 반전 스토리도 드물다. 

다이빙 우하람이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3m스프링보드 준결승전 2차시기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다. 2021.8.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다이빙 우하람이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3m스프링보드 준결승전 2차시기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다. 2021.8.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외에도 다이빙의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를 마크, 자신이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기록했던 11위를 넘어서는 한국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이미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던 우하람은 올림픽 무대에서도 당당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펼쳐보였다.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다이빙이 계속해서 성장 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던 소중한 자리였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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