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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카지NO]③사행성vs형평성…논쟁만 벌이다 '골든타임' 놓친다

게임업계 "고포류는 되는데 왜 카지노는 안되냐…형평성 안맞다"
규제당국 "소셜카지노 게임 '재산상 득실'과 연결 가능"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1-08-07 08:15 송고
편집자주 넷마블이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 인수에 2조5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한국에선 '소셜카지노'라는 말도 생소하다. '규제'에 막혀있는 탓이다. 한국이 소셜카지노를 '불법' 취급하며 방치한 동안 글로벌 시장은 급성장했다. 중국계 스핀엑스는 창업 5년만에 2조5000억원에 팔리며 '돈방석'에 앉게 됐다. 한국만 규제에 발목잡혀 신산업 기회마저 잃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1위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글로벌 1위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사가 조(兆)단위 '빅딜'을 휩쓸고 있다. 지난 2016년 글로벌 1위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가 중국 알리바바에 4조9000억원에 인수된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3위 게임사 '스핀엑스'가 넷마블에 2조5000억원에 인수됐다.

그런데 정작 '게임 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에선 소셜카지노 게임에 대해 이름조차 낯설다는 반응이다. 이유는 정부 '규제'로 인해 산업화 자체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소셜카지노 게임 규제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는 '그림자 규제'라고 주장한다. 반면 규제당국의 입장은 강경하다. 단순 법적 해석이 아닌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와 규제당국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고포류'는 되고 '카지노'는 안 된다?…형평성 논란
소셜카지노 게임이란 카지노에서 이용하는 룰렛·포커·빙고·슬롯머신 등의 게임을 모사한 게임이다. 단, 소셜카지노 게임은 '도박'과는 차이가 있다. 카지노 게임을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급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재산상의 득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 한국은 재산상의 득실이 발생하는 행위에 대해 '도박'으로 규정하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다. 반면 환금성이 없는 소셜카지노 게임은 '오락'으로 분류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관리한다.

단, 게임위는 소셜카지노 게임이 카지노 형태를 모사해 사행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유료 결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와 게임업계는 법적 근거가 부족한 '그림자 규제'라는 입장이다.

박종현 국민대 법대 교수는 지난 2월 발표한 논문에서 "환금성이 없는 소셜카지노 게임은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하지 않아 일반 게임처럼 서비스가 가능해야 하지만 게임위 실무는 유료화 불허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며 "기관의 적절한 권한행사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스톱과 포커류 같은 웹보드 게임은 월 50만원까지 결제가 가능한데 이와 다를바 없는 소셜카지노 게임은 유료 결제가 금지돼 있다"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규제다"고 비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제공)© 뉴스1
(게임물관리위원회 제공)© 뉴스1

◇ 게임위 "소셜카지노 게임 '재산상 득실'과 연결 가능"


하지만 게임위의 입장은 강경했다. 단순 법적 해석이 아닌 한국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위 측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에 유료 결제를 허용하면 이용자 재산상의 이득 또는 손실과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머니 환금'을 금지하고 있어 재산상 '이득'과 연결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론 정상적인 게임은 환금 기능이 없지만, 모든 게임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게임위는 외국과 한국이 소셜카지노 게임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배경도 설명했다. 게임위 측은 "외국은 실제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사업장이 많기 때문에 소셜카지노 게임이 도박으로 변질되지 않고 단순 게임으로 이용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이 국내 한 곳밖에 없기 때문에, 그 이외의 것들로 카지노 욕구를 충족해야 하며 그게 소셜카지노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고포류'는 되고 '소셜카지노'는 왜 안되냐는 업계의 주장에는 "고포류는 사행성이 가장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일부 게임에 하에서만 유료 결제를 허용하는 것이다"며 "고포류 역시 1만원을 충전하면 바로 포인트로 들어가는 '직접 충전'이 아니라 아바타를 사면 이에 맞는 포인트를 주는 '간접 충전' 방식으로 소극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업계 vs 당국' 논쟁만 하다 '골든타임' 놓친다

게임업계와 규제당국은 소셜카지노 게임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게임'에서도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아이템에 '대체불가토큰'이라 불리는 NFT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NFT 플랫폼을 통한 게임 아이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업계는 블록체인 게임이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 보고 게임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게임위는 아이템 거래로 인한 '사행성'을 우려로 국내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를 주제로한 정책토론회에서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는 "현재 모바일게임에서 상위 매출을 기록하는 상당수가 이미 외부 거래소를 통해 아이템을 거래하고 있다"면서 "동일한 아이템 거래를 두고 모바일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에 이중적 잣대를 대는 건 명백한 역차별이다"고 비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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