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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다 변이 80%' 페루 내달 말까지 비상사태 또 연장

16개월간 야간 통금에도 인구 대비 코로나19 관련 사망률 세계 최다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1-07-12 15:30 송고
페루 아레키파에 위치한 오노리오 델가도 종합병원에서 한 코로나19 환자가 산소 치료를 받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페루 아레키파에 위치한 오노리오 델가도 종합병원에서 한 코로나19 환자가 산소 치료를 받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페루 정부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비상사태를 내달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페루에서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관심 변이' 중 하나인 '람다'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일요일인 이날 페루의 신규 확진자는 1023명, 사망자는 85명 발생했다고 페루 보건부가 밝혔다. 이로써 인구 3300만 규모 페루의 누적 확진자는 208만777명, 누적 사망자는 19만4387명으로 추산된다. 입원 환자는 8371명으로, 이 중 2164명이 중증 환자에 해당하는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대통령 권한 대행은 이달 말까지였던 코로나19 관련 국가 비상사태를 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야간 통행 금지 같은 고강도 방역 조치가 장장 16개월 이상 이어질 전망이다.

페루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병 팬데믹으로 번진 작년 3월부터 비상사태를 발령해왔는데, 그 심각성은 최근 들어서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페루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사망자 수 집계 방식을 변경, 작년 3월1일부터 올해 5월22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 수를 기존 7만 미만에서 18만764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페루는 인구 대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된 것이다.
페루 명문 카예타노 에레디아(UPCH) 의대 세사르 카르카모 감염병 전문 교수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페루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지인을 뒀을 정도"라고 현지 높은 사망률을 표현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중국 시노팜 백신으로 시작했지만, 속도는 더딘 편이다. 페루 정부는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거의 마쳐가고 있다고 밝혔는데,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접종률은 11%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페루 정부는 현재까지 시노팜 3백만 회분, 화이자 3200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 1404만 회분과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의 협력 백신 1320만 회분 조달 계약을 체결하고 접종 속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페루의 확산 배경 중 하나로는 람다 변이의 유행 상황이 꼽히고 있다. 람다 변이는 지난해 8월 페루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올해 4월 이후 급속도로 늘어난 전체 확진자의 81%라 람다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람다 변이는 남미 각국으로 확산해 인근 아르헨티나와 칠레 확진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브라질 등 남미를 넘어, 미국과 캐나다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 프랑스 영국 짐바브웨 등 최소 29개국에서 확산 중인 것으로 WHO는 보고 있다.

최근 람다 변이가 전파력은 물론 백신 저항성도 기존 변이주들에 비해 더 높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WHO도 확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달 1일 의학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는 "람다 변이가 백신의 중화 반응을 3.05배 감소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되기도 했다.

지난 6월 6일 치러진 페루 대선 결선 투표에서 게이코 후지모리(왼) 후보는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에게 4만4000표차로 패했지만, 일부 투표소의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를 선거법원에 제기해  당선인 확정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지난 6월 6일 치러진 페루 대선 결선 투표에서 게이코 후지모리(왼) 후보는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에게 4만4000표차로 패했지만, 일부 투표소의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를 선거법원에 제기해  당선인 확정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후지모리 대선 결과 불복 결론은 늦어도 20일 나올 듯

아울러 현재 페루가 겪고 있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도 방역 대책에 영향을 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2018년 3월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이 수뢰 혐의로 물러난 이후 직 승계와 탄핵, 사임 등을 반복하며 대통령이 세 번 더 바뀌어 현재는 사가스티 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6일 마침내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마치며 안정을 찾아나가는 듯했던 정국은 선거에서 패한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불복으로 더 요동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페루자유당 소속 정치 신예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50.12%를 득표해 4만4000표차로 앞섰지만, 현재 후지모리 일부 투표소에서의 투표 결과 무효를 요청하며 선거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엘코메르시오는 선거재판소 관계자를 인용해 판결이 오는 19~20일 중에 나올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페루의 차기 대통령 취임 예정일은 7월 27일로, 페루판 '대선 불복 사건'의 승자는 취임일을 일주일 앞두고 발표되는 셈이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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