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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판사' 천종호 판사 "촉법소년 연령 하향 어렵다"

'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청소년 강연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1-07-10 16:04 송고
천종호 판사가 10일 부산 북구 금곡청소년수련관에서 '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청소년 멘토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2021.7.10/© 뉴스1 노경민 기자
천종호 판사가 10일 부산 북구 금곡청소년수련관에서 '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청소년 멘토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2021.7.10/© 뉴스1 노경민 기자

"남들과 비교하며 살지 마세요. 여러분만의 인생을 꾸준히 개척해 나가세요."

'호통 판사'로 잘 알려진 천종호 판사는 10일 부산 북구 금곡청소년수련관에서 '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청소년 멘토 강연을 진행했다.
그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 것은 5년만이다.

천 판사는 어릴 적 힘든 생애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가 국민학교 2학년이 될 때 경남 산청군에서 부산 아미동으로 이사를 왔다.

천 판사에게는 딸린 형제만 6명, 빈민가 단칸방에서 아홉 식구가 함께 살아왔다. 도시락을 챙길 돈이 없어서 가끔은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새벽에 혼자 일어나 밤공부를 하며 미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결국 천 판사는 1994년 '7전 8기' 끝에 오랫동안 염원하던 법조인의 꿈을 이뤘다.
원래 천 판사는 평범한 판사 생활을 하다가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창원지방법원에서 우연히 소년재판을 담당하게 됐다. 이후로도 일반 사건보다 소년재판이 판결문 업무가 적어 별다른 큰 뜻 없이 소년범 재판을 맡게 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서 얻어낸 좌우명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광이처럼 일에 미쳐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음),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을 언급하며, 학생들에게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모든 일에 열정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는 현재 목포교도소에서 26년째 수감 중인 중학교 동창을 꼽았다.

이날 강의를 마친 후 천 판사는 청소년들과 '촉법소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소년들은 상습 범죄소년이 소년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법 적용 연령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천 판사는 전세계적으로 소년법의 적정 연령대가 명확히 규정되지 못한 점, 법 논리상 미성년자와 성인을 같이 포함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어렵다고 답했다.

천 판사는 "소년법은 여러분과 같은 보통의 청소년들을 지키는 법"이라며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소년법을 두고 어른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인을 꿈꾸는 명진중 1학년 김승률군(13)은 "평소에 천종호 판사를 관심 깊게 지켜봐 와서 참가하게 됐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소년법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고, 법조인의 꿈을 향해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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