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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는 쿠팡플레이, '돈'에 눈먼 지상파…'올림픽중계' 피해는 국민?

500억원 '돈질'로 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권 협의 중인 쿠팡
PC 버전도 없는 쿠팡플레이에 중계권 재판매한 지상파3사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1-06-24 07:22 송고
PC버전 등 최소한의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거의 확보했다. 지상파가 그저 '돈'만 보고 독점 중계권을 재판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스1
PC버전 등 최소한의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거의 확보했다. 지상파가 그저 '돈'만 보고 독점 중계권을 재판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스1

PC버전 등 최소한의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거의 확보했다. 지상파가 그저 '돈'만 보고 독점 중계권을 재판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일 네이버, 카카오 등과 경쟁한 끝에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거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과 지상파3사간 세부 계약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중계권을 쿠팡이 가져가게 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도쿄 올림픽, 지상파 중계 아니면 PC·모바일은 오직 '쿠팡'에서만

지난 2016년 열렸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경우, 온라인에서는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모바일 TV를 통해 생중계가 제공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중에서는 아프리카tv가 판권을 확보해 PC와 모바일에서 생중계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도쿄올림픽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쿠팡이 확보할 경우, 쿠팡플레이를 제외하면 PC와 모바일 등 온라인에서는 올림픽 중계를 볼 수 없다. 쿠팡플레이 외에 도쿄 올림픽을 볼 수 있는 곳은 KBS·MBC·SBS 지상파 3사의 TV 중계뿐이다.
일례로 쿠팡이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상황에서는 현재 지상파의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 웨이브(wavve)에서도 올림픽 중계 부분은 제공할 수 없다.

쿠팡플레이 모바일 버전 © 뉴스1
쿠팡플레이 모바일 버전 © 뉴스1

◇PC버전도 없는 쿠팡플레이…이용자들은 중계 능력에 '불만'

문제는 이처럼 쿠팡이 PC와 모바일 중계권을 독점하게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쿠팡플레이는 PC버전 등 최소한의 인프라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플레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만 존재한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월에서야 태블릿PC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PC버전은 지원되지 않는 상태다. 화질의 경우 4K 화질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최대 화질은 1080P 풀HD(FHD)까지 지원한다.  

쿠팡플레이가 올림픽 중계의 질도 확보하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쿠팡은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를 무기로 쓰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쿠팡은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비롯해, 오는 2022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등 축구 국가대표 경기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해 서비스하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플레이 사용자들은 그동안 쿠팡플레이가 보여준 중계 능력이 부족하고 입을 모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축구 팬이라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해 쿠팡플레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최원일씨(28)는 "쿠팡플레이 중계는 버퍼링도 자주 발생하는데다, 딜레이도 심하면 몇십초에서 1분 가까이 발생하는 일이 잦았다"며 "일부 팬들만 보는 축구 시합도 느린데 사람도 많이 몰릴 올림픽 중계의 경우 제대로 보기 더 어려울 것 같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김지용씨(30)도 "스포츠 중계는 역동성이 중요해 모니터로 크게 보고 싶은데 PC버전이 없어서 불편했다"며 "쿠팡이 중계권 확보하는데 쓴 돈의 10분의 1이라도 PC버전 개발 등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쿠팡플레이 사용자들은 그동안 쿠팡플레이가 보여준 중계 능력이 부족하고 입을 모았다. © 뉴스1
쿠팡플레이 사용자들은 그동안 쿠팡플레이가 보여준 중계 능력이 부족하고 입을 모았다. © 뉴스1

◇수익 목마른 지상파, 온라인 인프라 고려없이 독점 중계권 판매했나

업계에서는 인프라 등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쿠팡에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재판매하는 지상파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업계 전문가는 "이전에는 올림픽, 월드컵의 온라인 중계권은 네이버·카카오 등에서 구매해 제공해왔으나 리우 올림픽 때 지상파들이 중계권 가격을 크게 높여 요구해 계약이 불발된 일이 있었다"며 "별다른 규정이나 법적 제재도 없는 상황에서 쿠팡이 500억원을 제시했다면 수익에 목마른 지상파들이 굳이 다른 부분을 고려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상파 3사가 JTBC의 올림픽 중계권 획득에 대해 '보편적 시청권'을 꺼내들고 비판했던 일을 고려하면 이중적인 태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내 방송법은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월드컵과 올림픽은 TV 가시청 가구 90% 이상을 확보한 방송사에서만 중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중계에 대한 시청권 보장에 대한 규정은 전무한 상황이다.

◇올림픽 중계권 가져간 JTBC 중계능력 비판한 지상파, 쿠팡에는 '넙죽'

과거에는 KBS와 MBC, SBS만 이 기준을 충족해 지상파 방송사들만 중계권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지난 2015년 이후 종합편성채널 역시 이 기준을 충족해 오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의 올림픽 중계권은 JTBC가 획득했다.

이에 지상파 3사는 지난 2019년 방송협회 명의로 "현행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인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민전체가구수의 90%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수단이 필수임에도 개국한지 8년도 안된 방송사인 JTBC가 이를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JTBC는 방송권 비용절감을 위한 코리아풀 협상단 참여제의를 거절하고 단독으로 입찰에 응함으로써 과도한 스포츠 중계권 획득 경쟁에 따른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범국가적으로 대응해왔던 것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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